호스피스 9

호스피스 일기 (61) - 나 이렇게 죽는 거야?

“ 나 이렇게 죽는 거야? 이게 다 꿈이었으면.. 그냥 푹 자고 일어났으면 좋겠어 ” 꽃마을에 입원할 당시 곱상하게 생긴 40대 초입의 위암말기 환자가 탄식조로 내 뱉은 말입니다. 아직 죽음을 받아 들이기에는 젊은 나이. 파란 만장한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아직은 할 일이 더 남아 있고 또한 유종의 ..

호스피스 일기 (60) - 함께 해줘서 고마워

함께 해줘서 고마워 새로 지은 꽃마을로 이사를 온지 한 달이 지날 무렵 체구가 작고 예민해 보이지만 깔끔한 성격의 구강암 말기 환자가 입원을 하셨습니다. 대체로 첫인상을 보면 그 사람의 일생이 어떠했을까를 짐작할 수 있는데 아픈 가운데에서도 청결 상태를 유지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

호스피스 일기 (57) - 여보, 나 그냥 오늘 갈래!

여보, 나 그냥 오늘 갈래! 흉선상피암으로 이미 여러 군데로 전이가 되어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는 진단을 받은 환자가 입원을 했습니다. 꽃마을에 올 당시만 해도 상당한 통증이 밀려오고 있었기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를 강력하게 써야 했습니다. 자녀는 중학교에 다니는 예쁜 딸 둘을 두었고 모두 ..

호스피스 일기 (54) - 잠간 !! 꽃마을 소개

꽃마을 박신부님의 꽃마을 일기를 보면, 정말 가슴 아픈 일이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꽃마을 같은 곳이 있어 인생을 정리하고 화해한 후에 하늘나라로 갈 수 있으니 그나마 꽃마을에 오실 수 있었던 분들은 그나마 운이 좋으신 분들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꽃마을..

호스피스 일기 (53) - 얄밉도록 철없는 불쌍한 아내...2편

얄밉도록 철없는 불쌍한 아내...2편 얄밉도록 철없는 불쌍한 아내... 이렇게 보낼 일은 아니었습니다. “ 부인이 뭘 얼마나 잘못을 했길래 남편이 이리도 가시지 못하고 힘들어 하시죠?” 그 말을 들은 부인은 펄쩍 뛰며 “나는 잘못이 없다”고 하며 “저 남자가 나를 얼마나 고생을 시킨 줄 알아요? 13..

호스피스 일기 (52) - 얄밉도록 철없는 불쌍한 아내...1편

얄밉도록 철없는 불쌍한 아내...1편 50대 중반의 환자. 대장암에 뇌출혈까지 동반되어 반편을 쓰지 못하는 분이 들어오셨습니다. 깔끔한 외모와는 달리 불같은 성격을 지닌 분이셨는데 들어오신지 하루만에 생긴 값을 톡톡히 하셨습니다. 봉사자와 간호사, 간병인을 달달 볶아 대는데 그전에 하루에 벨..

호스피스 일기 (50) - 하늘나라 어머니가 용서해주실까요(1)

“제가 죽어 하늘나라에 가면 정말 어머니가 다 용서해 주실까요?” (1) 봉사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환자가 정말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눈빛으로 내 뱉은 말입니다. “그럼요. 어머니는 이미 다 용서해 주셨어요. 그리고 하늘나라 가서 어머니 만나면 그 동안 못했던 효도 많이 하세요“ ..

호스피스 일기 (49) - 100원이면 만사형통 2

(이 글은 청주 꽃마을 박창환 신부님의 칼럼입니다.) 환자소식 (지난 호에 이어서) 저녁 식사 후 환자에게 갔습니다. ‘00씨 저녁식사 많이 하셨어요? ’ ‘예!’ ‘그럼 삼천 원 어치는 드셨겠네요?’ ‘응! 삼천 원???... 아니 천 원 어치 밖에 안돼...’ 눈치를 직감했는지 금방 값을 깎아 버립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