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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2년08월02일)

주님의 착한 종 2022. 8. 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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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2년08월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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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8월의 첫날은 잘 보내셨습니까?

 

어제 새벽 운동을 할 때까지만 해도 비가 내렸는데

곧 구름이 걷히고 더워졌네요.

휴가를 떠나신 분들은 조금이나마

기분이 좋아지셨겠습니다.

 

 

두어 달 전부터 포켓 몬스터 스티커

바람이 불어서 매일 빵을 사느라

새벽부터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을 봅니다.

 

매출을 올리려는 상술에는 고개가 절로 흔들어집니다.

게다가 그 스티커를 만들 때마다

일본 업체에 저작료를 주어야 한다니

저로서는 당연히 거부감이 있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손녀가 원하는데..

 

새벽 7시부터 늘어서는 줄에는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줄을 서지요.

요즘은 방학이 되어서 어린이들도 나오던데

생각보다 아이들 숫자는 많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그 시간은 아직 아이들이 잠을 자는 시간이라서

그렇다나요?

그러니, 빵을 사는 몫은 당연히 시간이 많은

노인들이나 워킹맘이 아닌 엄마의 일이 되었습니다.

 

 

손녀가 스티커를 보관하는 노트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해서 문구점에 가는데

앞서 가는 어느 젊은 여자분의 백팩 지퍼가 열려있어

물건이 빠져나올 것 같아 보입니다.

 

뒤에 따라가며 몇 번 불렀는데

힐끗 쳐다보더니, 이야기도 듣지 않고

무슨 치한이 쫓아오는 양 불이 나게 걸어갑니다.

더워 죽겠는데…

 

그래도 모른 척 할 수 없어 뛰어 쫓아가며

백팩이 열렸다고 소리 지르니

그제서야 자리에 서서 벗어 확인하더군요.

그리고는 지퍼를 채우더니

그대로 가 버립니다.

나 같으면 고맙다는 말 한마디는 할 텐데..

 

뭐가 그리 무서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내 인상이나 옷차림이

그렇게 무섭거나 사납거나 흉하게 보이지는

않았을 텐데..

 

 

 제가 직장생활을 할 때는 카풀이 유행했습니다.

그래서 가는 방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함께 타고 갔습니다.

어짜피 들어가는 유류비는 마찬가지인데

초만원 전철이나 버스에 시달리지 않아 좋고

혼자 운전하기보다는 즐겁게 이야기 하며

출근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어요?

 

그런데, 세상이 바뀌어서..

이제는 안 한답니다.

어떤 인간의 자동차인지,

또 어떤 동승자가 어떤 부류의 인간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세상이 참 이상해져 갑니다.

 

 

어떤 잡지에서 읽었는데,

요즘 의심병 환자들이 많이 늘었답니다.

워낙 나쁜 기사들도 넘쳐나고

정신이 이상해진 사람들도 많아서

특히 성추행 같은 사건이 빈번하다 보니

일어나는 사회현상이라고 하더군요.

 

처음 접하게 되는 일이나 상황, 사람 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기 때문에 충분히 의심할 수 있고

이런 의심은 실수 발생의 확률을 상대적으로

줄여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겠지요.

 

그런데 합리적인 의심일 경우에만 그렇지 않겠습니까?.

터무니없이 쓸데없는 의심을 하거나

사사건건 지나치게 의심을 하는 습관은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본인에게도 영향을 끼치겠지만

그 의심으로 인한 상황이나 결과는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쓸데없이 의심이 많은 사람은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평소 모습을 살펴보고

이제는 의심의 수준과 빈도 수를

조금씩 낮춰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합니다.

 

특히 누군가 호의를 베풀면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모르는 사람에게서 받는 친절을

고마움보다는 먼저 강한 거부감부터 생기는 사람들..

아마 세상이 너무나 흉흉해져서 그렇기에

낯선 사람으로부터 받는 호의는

의심부터 해야 하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나 자신 빼고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강박 관념 비슷한 것에 사로잡힌 사람들..

 

회사 동료나 친구, 선∙후배 등

과거부터 지금까지 관계를 맺어오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받는 호의조차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머리에는

대가 없는 호의나 친절은 절대 없다.”

라는 생각으로 고정되어 있고

또 그것을 매일 매시간 되새긴다고 하니.

갈수록 인간관계는 더 삭막해질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믿지 않고 의심한다는 야단을 맞는 베드로 사도와

어제 오전의 백팩 사건이 떠올라

이야기가 그만 길어졌습니다.

 

오늘 복음은 어제에 이어지는 마태오 14,22-36입니다.

 

새벽녘에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오시어

제자들 쪽으로 가시자 제자들은 놀란 나머지

유령이다!” 하고 외쳤습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빵 다섯 개로

기적의 음식을 먹은 것이 어저께의 일이었음에도

제자들은 아직도 주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러자 베드로는 확인을 시도합니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참 당돌한 제안이었건만

스승께서는 기꺼이 받아들이십니다.

그러나 물 위를 걷던 베드로는 곧 물에 빠져 버리고 맙니다.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베드로의 이 외침은 자신의 잘못을 실토하는 고백일까요?

그런데 스승의 질책은 참으로 따뜻하기만 합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하는 베드로와

그를 바라보는 스승의 인자한 눈길을

쉽게 상상할 수 있으시지요?

 

예수님께서는 물 위를 걸으셨습니다.

하느님의 능력을 지니셨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도 처음에는 물 위를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불자 겁을 먹고

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의심하였기 때문'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누구나 하느님의 능력을 지니면,

인간의 힘으로는 전혀 불가능한 일도 할 수 있다.

 

이것이 오늘 복음의 교훈입니다.

어떻게 해야 주님의 힘을 지니게 될까요?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왜 의심하였느냐?”고..

이제 아셨지요?

그러니 무엇보다도 의심을 버리고

믿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