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 공지

오늘의 묵상(2022년07월31일)

주님의 착한 종 2022. 7. 31. 05:59

.

.

오늘의 묵상(2022년07월31일)

.

.

어제 수도권 기온이 35도였다지요?

올 여름 들어 가장 더운 날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태풍의 영향인지 비도 내리고

기온도 어제보다 5도 정도 낮을 거라고 합니다.

 

고속도로는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코로나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경제는 침체기에 들어섰다고 하고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고

유가도 환율도 급등하고 있어

모두들 죽겠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래도 공항에 가보면 여행객으로 붐비고

열차도 예약이 힘들고

고속도로는 종일 정체입니다.

 

죽느니 사느니 해도

한국 국민들의 대다수는 행복한 삶,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어려운 계층이 있고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은 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악착같이

돈을 벌려고 노력합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못할 짓도 없어 보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탐욕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그렇게 악착같이 벌었으면

멋있게, 자랑스럽게 써야 하는데

타인을 위해서는 고사하고

자신을 위해서 마저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봅니다.

 

 

연령회 봉사자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지요.

죽을 때는 손을 펴고 죽는다고..

단 한 장의 지폐도, 한 닢의 동전도

쥐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고..

 

오늘 복음은 어리석은 부자의 죽음을 비유한

루카 12,13-21입니다.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주님의 이 당부는,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고 재물을

삶의 첫 자리에 앉히려는 이 시대에

경각심을 주는 말씀입니다.  

 

 

탐욕은 지나친 욕심입니다.

지나치지만 않다면 어느 정도의 욕심은 필요합니다.

그것마저 없다면 삶은 무미건조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어떤 것이 지나치지 않는 욕심일까요?

고등학교 시절에 어느 신부님께

이 질문을 받았습니다.

당연히 대답을 할 수 없었지요.

신부님은 웃으시며 답을 찾아보라 하시더군요.

 

몇 일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책도 찾아보고, 선배들에게도 묻고,

선생님께도 여쭈어봤지만

제 마음에 와 닫는 신통한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신부님은 제게 어떤 기대를 걸고 하신 말씀은

아닐 테지만 저는 이상하게도 그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한참 시간이 흐른 다음, 신부님께 여쭈었고

신부님의 말씀은 이랬습니다.

 

아주 간단한 거란다.”

그 기준은 감사 드리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있는 거다.”

 

아, 그렇구나.

이렇게 명확한 것을…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면

탐욕에 빠지지 않겠지요.

감사는커녕 끝없는 부족감을 탓하며 살기에

탐욕이 생기는 것일 터이고요.

그러니 늘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모든 것은 주님께서 주신 것이라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요즈음 우리의 생활은 참으로 풍족해졌습니다.

먹고 입는 것에는 부족함이 그리 많지 않지요.

그래서 이제는 삶의 질을 높일 때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만족보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때문 아닐까요?

자신보다 더 많이 소유했다고 여기면

쉽게 만족할 수 없을 법일 터이니까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는

물질의 축적을 끊임없이 꾀하였지만

어리석은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재물은 주님께서 섭리하시므로

그분께서 주신 것에 만족하며 감사하며 산다면

이것이 탐욕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겠지요.

 

글을 쓰다 보니 제가 꼭 수도자나 사제가

된 듯한 말을 하게 되는군요.

참 부담이 가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배웠던 것 같은데

이런 성어가 생각납니다.

 

飯疏食飮水(반소사음수)

曲肱而枕之(곡굉이침지)

樂亦在其中矣(낙역재기중의)

不義而富且貴(불의이부차귀)

於我如浮雲(어아여부운)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구부려 베고 눕더라도

즐거움이 또한 그 속에 있으니,

의롭지 않으면서 부유하고 고귀한 것은

나에게는 뜬구름과 같다.

 

참 멋진 글입니다.

하지만 현대에서 저런 모습으로 산다면

글쎄요,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묵상 결론을 내볼까요?

우리의 모든 것은 주님께 받은 것이며,

죽을 때는 모두 내려놓고

주님께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인생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 하였습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곧 인간이란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모은 재물은 모두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나누어야 하며

모은 재산은 주님께 돌려 드리는 것이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는 것이지요.

 

7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복되게 마무리 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