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음악 – 10월18일

아침 음악 – 10월18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 김동규 외

 

오늘은 구름이 많이 끼었습니다.

어제 날씨가 정말 좋다고 했더니

구름이 시기를 부리는지…

 

붙잡을 수 없는 가을..

어제에 이어

친숙한 가을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

그런 노래들을 생각하다가

오역(誤譯) 내지는 원래의 제목과는

전혀 다른 제목으로 우리 나라에서 히트한

노래들이 생각났습니다.

 

먼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바리톤 김동규의 대표곡으로, 

1995년, 시크릿 가든의 1집

Song From A Secret Garden’에 수록된

Serenade To Spring에

한경혜가 가사를 붙이고

김동규가 편곡해서 부른 곡이라고 합니다.

원곡은 Elisabeth Andreassen의 'danse mot vår'을

현악곡으로 리메이크한 

시크릿 가든의 'Serenade to Spring'으로,

세계적으로는 오히려 봄 노래에 속하는 음악이지만,

이 곡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대한민국에 한정, 가을 노래가 되었습니다.

 

10월만 되면 유독 신청수가 높아지는 명곡으로,

가을을 상징하는 BGM으로 당당히 자리잡았지요.

김동규의 풍성한 목소리와 함께 부드러운 멜로디가

따뜻한 볕이 내리쬐는 가을 풍경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가사가 달달하고 아름다워

10월에 결혼하는 커플들의 축가로도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굳이 10월에 결혼하지 않는다면

해당 결혼식 날짜에 해당하는 달로

개사해서 부르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주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김동규는 주체할 수 없는 바람기로 인해 

1999년 가을, 부인과 이혼하게 됩니다.

김동규는 그 후 이혼의 스트레스를 겪고

1년 가까이 쪽방에서 지내면서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울증에 빠져있을 때

MBC 라디오 골든디스크의 진행자 김기덕 국장이

쉬어가는 뜻에서 가볍게

크로스오버 형식의 노래를 제안하고,

그 때 시크릿가든의 Serenade To Spring를 들은 김동규는

이거다 싶어 가사를 붙이고

돈을 벌거나 인기를 끌겠다는 목적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노래를 제작했습니다.

그런데 발매한 음원은

예상치 못하게 인기가 급상승하게 되고,

이후 이 곡은 국민 애창곡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결혼식 축가로 자주 쓰이는 노래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

 

눈을 뜨기 힘든 가을 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두 번째는 영화 '가을의 전설'입니다.

에드워드 즈윅이 감독하고

주연 배우로는

브래드 피트, 안소니 홉킨스, 

에이단 퀸, 줄리아 오몬드 등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한글 제목, ‘가을의 전설’은

아주 인상적인 제목입니다.

“떨어지다, 쓰러지다, 빠지다.“등을 의미하는 ‘폴(Fall)’이

한 편으로는 계절인 ‘가을’을 뜻하는 것도

떨어지는 낙엽을 연상한다면 나름대로 일리가 있지만,
그러나 이 영화 원제목에서의 ‘폴(Fall)’은

결코 가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적 의미에서 도덕적인 ‘추락(Fall)‘,

즉 '타락(Corrupt-Fall)'과 함께 '몰락(Fall Low)'도

의미한다는 점을 

짐 해리슨의 쓴 원작 소설을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물론 알고 그랬겠지만,

오역은 분명한 오역인데,

그러나 멋이 있는 오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일 ‘타락의 전설’이나 ‘몰락의 전설’로 제목이 정해졌다면
‘가을의 전설’이란 이 낭만이 깃든 제목보다

얼마나 멋이 없는 일이었을까요?

이 ‘가을의 전설’은

매년 가을만 되면 다시 생각이 나고
또 보고 싶은 영화로 자리매김까지 하였으니

이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가을의 전설 OST를 들어 보세요.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