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남편 외도로 상처받은 이혼녀 모임 '위안푸연맹' 화제

주님의 착한 종 2011. 7. 27. 11:35

 

최근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고 상처를 받은 여성들의 모임인 ‘위안푸(怨妇, 한을 품은 주부들)연맹'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우한(武汉)시 지역신문 우한천바오(武汉晨报)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푸젠(福建)성 사먼(厦门)시에는 '위안푸연맹' 산하의 8개 그룹이 만들어져 그룹별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모임에 가입하기 위해 대기 중인 여성들이 수만명에 달한다.

‘내연녀’와 바람난 남편 때문에 상처를 받은 전력이 있는 회원들은 인터넷 상에서 만나거나 오프라인 모임도 가지며 서로 위로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또한 회원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고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심리치료와 함께 회원들이 서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모임을 처음 만든 사람은 샤먼시에 거주하는 신야(心娅, 40 가명)씨다. 그녀는 23세에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첫사랑인 남편과 결혼했다. 하지만 남편의 외도로 종종 다퉜고, 결국 지난 2008년에 16년의 결혼생활을 끝냈다.

신씨는 “주변에 같은 처지인 친구들이 많아 서로 이야기 하며 위로했다”며 “친구들의 전남편들 중에는 아무렇지 않게 애인을 집에 데려오거나 둘 사이에 아이를 낳아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었으며, 이런 문제가 있을 때마다 나를 비롯한 친구들은 참고 견딜 수밖에 없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신씨는 주변에도 '자신과 같은' 상처를 받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곧바로 중국의 대표 인터넷 채팅사이트인 '큐큐(QQ)'에 클럽(모임)을 만들었다. 클럽이 개설되자마자 많은 사람들의 호응이 이어지면서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연맹 회원인 샤오쑤(小苏) 씨는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서 서로의 상처를 감싸 주는 과정에서 많은 위안을 받았다"며 "남자가 자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도 우리는 자기 자신을 계속 사랑해야 하며, 지켜야할 건 지키고 버려야 할건 버려야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푸연맹'과 같은 이혼녀 모임은 푸젠성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9년 3월 후난(湖南)성에서 만들어진 모임의 초기 회원수는 30명이었으며, 한달만에 300명으로 급증하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화중(华中)사범대학교 사회학과 메이즈강(梅志罡)교수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본인의 감정이나 취미에 따라 집단을 형성하게 되는데 '위안푸연맹'이 바로 이같은 예라 할 수 있다"며 "고민을 털어놓으면 심리적 안정을 찾기에는 좋지만 나쁜 일을 자주 얘기하다 보면 정도가 갈수록 심해져 가정이나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에서 올라온 사연들을 보니 정말 소설같다, 힘들었겠다”, “현재 남자친구와 결혼을 생각 중인데 결혼은 신중하게 고려한 뒤에 결정해야 할 것 같다”,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을 더욱 활발하게 지내야 하는데 이런 모임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