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문가들의 분석]
자동멈춤 장치 작동 안돼 - 반경 6km 내 차량 있으면 고속철, 자동으로 멈춰야
기관사·관제사 직무태만 - 열차 긴급 정차했는데 응급대처 하지 않아
中서도 "벼락 원인 아냐" - 고속철 자동방재 시스템, 벼락으로 고장날 가능성 적어
고속철 수출 추진하는 중국… 사고 자체를 축소했을 수도
중국 고속철 사고에 대해 우리 철도 전문가들은 "기관사와 관제사가 직무를 유기하고 시스템까지
완벽하게 고장 나야 벌어질 수 있는 극히 이례적인 사고"라며
"이번 사고는 상식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시스템도 매뉴얼도 작동 안 해
구정서 서울과기대 철도전문대학원 교수는
"나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고속철도는 워낙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약 6㎞ 반경에 다른
차량이 있으면 자동으로 멈추도록 설계가 돼 있다"며
"이런 장치가 정상 작동했다면 발생할 수 없는 사고"라고 말했다.
여기에 기관사와 관제사가 열차의 긴급 정차시 취해야 할 응급 대처를 전혀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훈 교통연구원 철도연구실장 "열차가 멈춰 서면 기관사가 관제소로 상황을 알리게 되고,
만약 열차가 작동하지 않으면 휴대전화를 통해서라도 급히 알려야 하는데 이 같은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앙관제소의 통제 역시 정상적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는 분석이다.
중앙관제소는 고속열차 운행 상황을 모두 실시간 체크하는데, 만약 열차가 갑자기 멈춰 설 경우
다른 모든 열차에 정지 명령을 내리게 돼 있다.
이번처럼 기관사가 아무런 정보 없이 그대로 25분 이나 달렸다면 관제소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거나 기관사가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달렸다는 것이다.
만약 낙뢰 순간 모든 전기가 끊겨 레이더에서 갑자기 철도가 사라져 위치가 파악이 안 될 경우
관제소에서는 모든 열차의 운행을 중단시키고 서둘러 원인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런 조치가 아예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 KTX의 경우 열차 맨 앞과 뒤쪽 기관차 지붕에 각각 피뢰기가 있어 벼락을 맞더라도 이상 발생한
전압을 차체를 통해 레일로 흘러내리도록 하는 접지(接地)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국토해양부 관계자가
밝혔다.
현지 전문가들도 사고 원인이 벼락이 아니라 자동방재시스템 고장과 관제센터의 실수 때문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신경보(新京報)는 "자동방재시스템이 벼락으로 고장 났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도했다.
쑨장(孫章) 상하이 통지대 철도 및 도시궤도교통연구원 교수는 "기술·관리상의 결함이나 사람의 실수가
이번 사고의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구조적 결함 은폐 가능성도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국력 과시용으로 야심 차게 내놓은 고속철도 차량 자체의 치명적인 오류를
감추기 위해 일부러 사고 원인을 달리 발표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김기환 철도기술연구원 고속철도연구센터장은 "중국 당국이 뭔가 구조적인 결함을 숨기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국·브라질 등에 고속철도 수출을 계획 중인 중국이 사고 자체를 축소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미국·러시아·브라질 등이 건설할 예정인 고속철도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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