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은행, 경찰, 검찰에서 온 전화 받고 17억 날린 사연

주님의 착한 종 2011. 7. 27. 11:38

 
▲ 자기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하수인
▲ 자기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하수인

2009년 10월 22일 오후 2시경 베이징시 하이뎬구(海淀区)에 사는 장(张) 여사에게 자신을 중국전신국의 직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전화를 해서 장여사의 집 전화료 2,600위안이 연체가 되었다고 통보했다.

장여사는 집 전화료를 연체한 일이 없다고 했더니 그는 그러면 장여사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는지도 모르니 경찰에 알아보겠다고 했다. 몇 시간 뒤 베이징 화이로(怀柔)공안국 경찰이라는 사람이 장여사에게 장여사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누군가 장여사 명의로 은행카드를 만든 것으로 확인되어 지금 검찰 측과 합동 조사 중이라고 연락이 왔다.

그리고 얼마 후 화이로 검찰국장이라는 사람이 전화를 해서 장여사의 예금이 범죄자에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모든 은행 예금을 전부 한 개의 구좌로 옮기고 그 구좌를 당분간 검찰에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장여사는 곧바로 모든 구좌의 예금을 한 개의 구좌로 옮겼고 다시 전화를 건 검찰국장의 요청에 따라 구좌의 고객명의와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 검찰국장은 거듭 장여사에게 범인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내용을 절대로 비밀로 해 달라고 강조했다.

2009년 11월 2일 장여사 남편이 돈이 필요해서 자금 일부를 인출 하려고 했더니 검찰이 보호한다는 그 안전구좌에 있던 1071만 위안은 모두 사라진 뒤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의 조사에 의하면 사기꾼들이 인터넷 이체 방법으로 돈을 여러 차례에 걸쳐서 300여개 구좌로 이체 한 후 은행카드로 ATM기에서 현금을 인출해 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걸어온 전화번호는 실제로 해당 경찰서와 검찰국의 전화번호였으나 이것은 인터넷 전화기술을 이용하여 상대방 전화에 찍히는 번호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해 12월초 이체된 300여개 구좌 일부에서 ATM로 현금을 인출하는 장면이 녹화기에 찍힌 것을 확인한 경찰이 12월20일 루(卢)모씨, 예(叶)모씨, 천(陈)모씨, 판(范)모씨 등을 범죄 혐의자로 체포하였다.

2011년 초 이들에 대한 재판이 열렸는데 이들은 2009년 8월 신문에 난 사원채용공고를 보고 금융회사에 취업을 했으며 그들은 회사의 필요한 자금을 회사가 제공한 은행카드로 자금을 인출하여 회사에 전달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들은 매일 아순(阿顺)이라는 부서 책임자로부터 은행카드와 비밀번호를 받아 4~5만위안씩 현금을 찾아서 그에게 전달하였다고 하면서 그들의 행위가 범죄행위인지 몰랐으며 자기들도 피해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 의하면 이들의 영도라고 했던 아순(阿顺)은 이름과 신분이 모두 가짜임이 밝혀졌다.

지난 2011년 4월 12일 이들에 대한 법원 공판에서 이들이 자기들의 행위가 범죄행위인지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그들의 행위가 범죄자들의 범죄 공구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8년의 유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法制晚报 보도내용] (andrewchu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