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명이 넘는 사상자를 발생시킨 원저우(温州) 고속철 사고가 '인재'로 인한 사고였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징바오(新京报)는 26일 보도를 통해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질 고속철 기관사의 교육이 다른 선진국보다 부실하다고 폭로했다. 중국의 1호 고속철 기관사로 알려진 리둥샤오(李东晓)의 경우, 지난 2008년 3월 다른 10명의 기관사와 함께 고속철 기관사로 선발됐지만 이들은 자신이 운전하게 될 고속철 모델은 보지도 못한 상태였다. 리둥샤오는 상급기관의 명령에 따라 고속철 작동법을 '초고속'으로 마스터했으며, 교육 10일만에 시속 350km의 고속철을 운행하는 첫 기관사로 등극했다. 첫 운행 당시 그는 고속철 스위치가 몇 개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속철 운행 경험이 전무한 시난(西南)교통대학 졸업생 30여명도 지난 2008년 4월 9일 전문 기관사 교육을 받기 시작했으며, 같은해 8월 베이징-톈진(天津) 노선의 고속철 기관사가 됐다. 교육받은지 넉달도 안돼 고속철 전문 기관사가 된 셈이다. 중앙 정부 기관지인 광밍일보(光明日报)는 "일본의 고속철 신칸센도 기관사가 정식으로 고속철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단기간에 고속철 운행을 완벽하게 마스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먼저 교육을 받은 기관사들이 후진 양성을 맡다보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국무원에 소환돼 조사받고 있는 사고 차량 D301 열차 기관사 판이헝(潘一恒)도 지난 2009년 고속철 운행에 투입되기까지 고작 2개월의 교육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관영 신화(新华)통신도 26일 보도를 통해 "이번 고속철 사고는 고속철 열차의 안전시스템, 중앙 부처의 운행관리, 열차 내 안전관리 등 3가지 부문에서 문제가 발생해 일어난 인재였다"고 평했다. 보도에 따르면 추돌사고를 낸 D301호의 경우 사고 발생 30여분 전인 오후 8시 10분까지만 해도 폭우 때문에 시속 100km 안팎의 저속으로 운행하다가 이후 고속으로 달린 반면 앞서 가던 D3115호는 계속 저속으로 달리면서 추돌사고의 위험을 높였다. 탑승객들의 말에 따르면 추돌 당시 D3115는 벼락의 충격으로 인해 시속 20km로 서행하고 있었지만 D301호는 시속 100km 가량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이들이 추돌방지를 위한 안전시스템을 장착하고 있었음에도 열차간의 정확한 거리와 위치를 측정하지 못해 추돌사고를 낸 것은 의문으로 남는다. 또한 열차가 1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앙의 운행관리부서에서 제대로 운행관리가 이뤄졌다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열차 내 안전관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고속열차 내에 안전벨트가 없는 것은 물론 돌발상황 발생시 열차 유리를 깨는 쇠망치나 응급상황에서 열차 문을 열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 특히 열차 탑승 후 안전교육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아 응급상황 발생시 승객들은 적절한 대처요령도 모르고 있었다. 원저우 병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상자들이 추돌사고 후 열차 내부의 2차 충돌로 인해 심하게 부상당했다"며 "열차에 안전벨트만 있었더라도 사상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이번 사고는 천재지변이 아닌 엄연한 인재이며, 철도부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고속철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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