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승려가 섹시미녀와 함께 거리모금, 알고 보니

주님의 착한 종 2011. 6. 16. 09:48

 

▲[자료사진] 길거리서 모금하고 있는 장씨의 친구들
▲ [자료사진] 길거리서 표지판을 세워둔 채 모금운동흘 하고 있는 장씨의 친구들

중국 광둥성(广东省)에서 승려 의복을 차려입은 '짝퉁' 승려가 미녀를 대동하고 모금 활동을 벌였다.

중국 남방일보(南方日报)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둥관(东莞)시 창안(长安)병원 맞은편 거리인 창칭가(长青街)에 승려 2명, 미녀 2명, 도사 1명, 비구니 1명으로 구성된 기부단이 나타났다.

이들은 "부처님, 옥황상제님, 제 친구 장융페이(张永飞)가 병을 완치하고 일어날 수 있도록 복을 주세요."라는 팻말을 들고 길거리에서 모금 운동을 벌였다.

올해 23살의 장융페이는 지난 2009년 선전(深圳)으로 건너가 일을 하다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진 뒤 병원으로부터 식물인간 판정을 받았으며, 10개월째 창안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이다.

기부단에 포함된 늘씬한 미녀 2명은 가슴을 드러낸 섹시한 의상으로 치장해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승려들은 시민들에게 장융페이의 어려운 사정을 호소하며 모금에 동참할 것을 청했다.
 
그런데, 기부단의 실체는 실제 승려가 아니라 장융페이의 친구들이 친구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변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융페이의 간호를 맡고 있는 여동생 샤오장(小张)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장융페이의 수술비로 집안 재산 전체를 모두 소진한 상태이다"며 "오빠의 친구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고 치료비를 마련하려고 이같은 모금활동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관련 사진과 보도가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 런런왕(人人网, 중국판 페이스북) 등을 통해 확산되자, 네티즌의 논란이 뒤따랐다.

일부 네티즌은 "아무리 모금도 중요하지만 승려 분장에 미녀까지 동원한 것은 환자를 돕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희롱하는 것이다"며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덕의 잣대를 넘었다"고 비난한 반면, 일부 네티즌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데 무슨 일인들 못하겠냐"며 "단지 순수한 의도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기부단을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