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몰린 자기 회사를 짓밟은 금호타이어 파업

온바오닷컴 최근 보도에 의하면 지난 6월 8일부터 금호타이어 창춘(长春)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으며, 현재까지 노동자들의 복귀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타이어 생산이 전면 중단되면서 금호타이어측이 입은 손실은 하루에 4백만위안(6억7천여만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CCTV가 지난 3월15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금호타이어 톈진공장에서 생산한 타이어에 심각한 안전문제가 있다고 보도한 지 약 한 달 만에 파업이 일어난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중국에서 타이어 생산량이 가장 많은 기업으로 중국 타이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톈진, 난징(南京), 창춘(长春) 등 도시에 4개 생산공장을 두고 있으며, 중국 내 여러 자동차 기업에 수십 종류의 타이어를 제공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당시 생산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품질이 떨어지는 합성고무를 사용해 저질 타이어를 생산한 사실이 적발됐었다. 이로 인해 금호타이어는 상품인증허가인 '3C인증'이 취소되고 중국 전역에서 리콜을 실시하는 등 심각한 후폭풍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창춘공장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일어났다는 것은 현지 사정을 정확히 알 수 없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아무리 외국기업에서 근무하는 중국 근로자라고 해도 자기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회사의 사활을 걱정해야 할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임금인상을 내걸고 전면 파업을 일으켰다는 것이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중국 제조업체에서 파업이 일어나는 것은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는 기업이 중국 노동법을 준수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노무관리를 하는 경우, 둘째는 경영자나 관리자의 자질 부족이나 관리부실로 중국 직원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행동을 자주 하거나 직원들을 공평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 경우, 셋째는 이웃 동종업체에서 파업으로 급여나 복리후생이 파격적으로 좋아졌다는 소문이 돌 경우, 넷째는 새로 부임한 고급관리직이나 경영자가 부임 직후 새로운 규칙을 정하고 해이한 기업분위기를 다잡기 위하여 경영쇄신이나 혁신을 서두를 경우이다.

따라서 중국내 타이어 업계 1위인 금호타이어가 중소기업에서나 있음직한 일들이 일어 났다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에 타이어 리콜사태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급여인상을 요구하는 전면파업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약 6년 전 장쑤성 쑤저우의 우중구에 있는 11개 한국기업에서 연쇄 파업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당시 이 파업사태의 해결에 노동법 측면에서 기업을 지원한 노동전문 변호사는 당시 각 회사 파업의 주동자들은 전원이 안후이성 출신의 남자 직원들이었고 그들을 배후에서 지원한 노동 전문가는 역시 안후이성 출신의 변호사였다고 한다.

당시 이들 협력회사의 부품을 공급받고 있던 고객사의 노무담당 임원이 그 회사의 협력사 중의 하나였던 우리 회사에 와서 우리 주재원들을 상대로 교육하면서 파업의 폭풍이 불어도 끄떡없는 기업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 일이 있다.

첫째, 급여가 연공서열형이 아닌 개별 평가에 따라 인상 조정된다. 매년 최소 2회 이상 직원들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급여인상에 반영하고 있으며 평가는 공정하고 투명하다. 따라서 급여표도 “기본급+잔업특근비+업적지급금(평가가급)+제수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둘째, 경영자가 한국기업문화와 중국기업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중국기업에 한국기업의 문화를 도입 정착시키기 위하여 서두르지 않고 중국 직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가면서 직원들을 교육시켜 나간다.

예컨데 추석에 맛도 없는 월병을 지급하기 보다 차라리 월병가격에 해당하는 100위안~200위안의 상품권을 지급하라는 것은 한국 경영자의 눈높이라면, 맛은 없지만 추석에 회사에서 월병을 지급하는 것은 내가 좋은 회사에 다니는 증표이고 가족들에게도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국 직원들의 눈높이이다.

셋째, 기업에는 사규가 있고 이 사규는 직원들 뿐 아니라 경영자도 준수한다. 그리고 사규는 회사가 초안을 마련하여 공회나 직원들의 동의를 거쳐 만들어졌다. 또한 사규의 개정도 회사가 독단적으로 하지 않고 꼭 개정할 사유가 있을 경우 공회나 직원단체와 협의를 거쳐서 개정한다.

넷째, 공회가 없는 회사에는 직원 단체인 '사우회' 또는 '동호회' 등의 명칭을 가진 단체가 있고 이 단체의 장은 전체 직원들의 자유투표에 의하여 선출된다. 사우회에는 여러 하부 조직이 있어서 직원들의 체육, 문화, 생일축하 활동 등 여가 활동을 지원한다. 사우회는 원칙적으로 회원의 회비로 운영되지만 매년 회사에서 상당한 규모의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직원들은 업무적인 사항 외의 불편이나 불만사항들을 사우회에 전달하고, 사우회장 등 사우회 간부들은 최소 월 1회 이상 회사경영자와 직원들의 불편 불만사항을 토의하고 그 내용들을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따라서 직원들은 공회 설립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또한 회사는 직원의 급여인상, 복리후생, 징계, 해고 등의 결정을 할 때 반드시 사우회 간부들과 의견 교환을 하고 그 의견을 참고하여 회사 정책을 결정한다.

이 내용은 그 뒤인 2008년부터 시행 중인 신노동계약법에서는 직원에 대한 징계, 해고 등의 처리는 반드시 공회와 사전 협의하게 되었고, 회사 내에 공회가 없는 경우에는 사원총회나 사원단체와 협의를 거치게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사우회는 임의단체가 아니라 공회가 없는 기업의 법적 필요 조직이 되었다.

즉 공회나 사원단체와 사전협의 없이 징계나 해고 조치를 실시해 노동중재에 회부되는 경우에는 절차상의 하자로 회사의 조치가 무효가 된다.

금호타이어의 파업문제는 금호타이어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 타이어를 사용하고 있는 베이징현대와 옌청기아의 문제이고, 또한 현대와 기아 라인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수많은 우리 한국기업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금호타이어 창춘공장의 파업이 원만히 수습되고 회사가 조속히 안정을 찾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