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세계화① 한국의 맛, 중국의 맛
한식 세계화를 위하여
중국에서 식당사업을 하면서 고객확보전략으로 여러 방면의 영업판촉을 한다.
이론과 실제가 달라서 어려운 부분이다.
이 방면의 뜻하지 않은 수확은 한국방송사에서 제작한 대장금의 중국 현지 TV방영이었던 것 같다.
우리 현지기업의 노력에 직접적 시너지효과를 주었다. 제작사에 감사드린다.
한국요리가 국내에서 세계화를 기획하는 것처럼 장차 세계요리로 인정된다면 이보다 더 큰 수확이 있을까?
참으로 기대가 되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그 과정에 나의 경험담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물론 중국에서 사업했으니깐 다른 나라보다는 중국시장에 국한해서 설명하고 싶다.
중국인 미각의 다양성
▲ 백제원 홤토숯불구이 선양4병원점에서 현지 고객들이 숯불 불고기를 먹고 있다. |
중국인이 좋아하는 것,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은 다르다. 그리고 중국은 지역별로 동서남북의 미각도 다르다. 북방은 짠맛이 강하고 남방은 단맛, 동쪽은 매운맛, 서쪽은 신맛 등등 … ( 이기준은 당나라의 옛수도 중원을 중심으로 했다.) 광저우(廣州)와 같은 전통 보수의 도시와 선전(深圳)과 같은 개방도시는 소득수준과 경제발전방향이 비슷하고 인접해 있지만 거주민의 연령과 취향 그리고 유동고객의 성향 등에서 미각이 확연히 다르다. 먹는 재료도 다르게 선택된다.
중국 화동지역의 상하이와 난징, 항저우, 쑤저우는 서로 근접해 있다. 상하이는 항구도시여서 해물요리를 담백하게 만든게 주를 이루고 항저우, 쑤저우는 호숫가에 있는 영향으로 민물새우, 게요리 그리고 물고기를 주재료로 요리를 만들며 난징은 내륙에 있어 들판에서 나오는 채소와 육류를 즐긴다.
이 정도면 한식당을 열 때, 어느 지역을 선택해야 할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맛의 경향은 물론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한 분석이다. (코리안타운 대상이 아니다.)
성공한 선수들도 타지역에서는 실패
실제로 나는 97년도에 베이징에서 1400평방미터 규모의 백제원 분점을 만들었으나 6개월만에 실패하고 철수했다. 당시 선양 본점은 30개의 룸과 16개의 테이블이 항상 고객으로 넘쳤다. 그래서 베이징도 같을 줄 알았다. 쓸데 없는 자만이었다. 베이징 고객은 우리의 맛에 큰 평가를 주지 않았다. 중국 사업 3년만에 처음으로 당황했다. 잘못되고 틀린 것을 빨리 알았다.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 중국고객의 충고를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다시 연구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그때 알았던 게 다행이었다. 젊고 잘 나갈때 였으니 충격이 적었다.
반면, 베이징의 유명한 성공식당 S식당은 선양에서 3000평방미터 규모의 대형분점을 운영하다가 역시 2년만에 문을 닫았다. 프로라고 자칭하는 사람들도 이렇다. 한국의 이름난 식당들이 중국에 와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중국의 맛, 현지인의 습관을 너무 모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한국인끼리 토론하고 중국인에 맞지 않는 요리개발과 기획에 너무 열중하고 있다.
지금 백제원의 음식맛은 대부분 중국 동북지역의 미각에 맞게 개발됐다. 메뉴를 선정할 때 우리 능력상 만들수 있는 대략 500가지의 한식요리 중에 현지인이 거부하는 메뉴는 삭제하고 대중적, 보편적인 맛과 약간 고급스럽게 보이는 재료를 중심으로 한국요리의 정통을 지켜나가는 범위내에서 100~150가지를 선정하여 메뉴에 올린다.
▲ 지난해 11월 18일 중국 요리사 100여 명이 백제원에서 한국 전통 불고기를 시식하는 자리에서 요리사들이 불고기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
근래 우리나라 지자체에서 세계화를 위한 일부 테마 중에서는 어떤 국밥 종류나 국수류, 닭갈비, 홍어찜, 연포탕, 아나고구이, 청국장 등이 있는데, 이곳 중국 동북지역에서는 전혀 맞지 않아서 우리 메뉴에는 없다. 왜냐하면 어떤 것은 재료 자체가 너무 값싸고 어떤 것은 냄새가 맞지 않으며 또 일부는 보기가 흉하다고 생각한다.
전 중국에서 인기있는 한식은 숯불고기와 불갈비, 냉면, 비빔밥 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백제원에서는 올해 한식숯불구이 전문점을 만들어 1500평방미터 규모로 신규 오픈했다. 본점은 정통요리로 점차 고급화하고 불고기점은 대중화로 전개하여 양면전략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인, 중국인 식습관의 차이
중국인들은 음식을 주문 하는방식도 우리와 약간 다르다. 우리는 식당에 가는 것을 중국인보다 크게 중시하지 않는 것 같다. 언젠가 가족과 부산의 집근처에서 저녁식사를 하러 갔는데 나를 칼국수집으로 안내했다. 담백하고 부담없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당시에는 해물칼국수가 유행이었다.
나는 조용히 앞에 앉아서 담화를 나누고 식사 후에 다시 내가 원하는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으로 갔다. 그리고 약간 배부른 후에 칼국수가 주식으로 그때 다시 생각났다. 이게 중국인의 습관이다. 나도 중국에서 오래 사업하다 보니 중국식 식습관에 익숙해진 모양이다.
우리는 함께 식사하면서도 주문을 한가지로 통일하려고 한다. 종업원 아줌마부터 “같은 걸로 주문하세요”라고 한다. 중국고객은 메뉴판을 서로 돌려보며 상호 배려하며 주문을 한다. 그래도 기본적인 공식도 있다. 냉채요리, 뽁음, 찜,. 생선해물과 육류, 야채, 탕과 주식등으로 골고루 주문해야 기본적인 체면유지가 된다.
호주머니 형편에 비하여 외식소비성향이 크다보니 중국에서는 식당이 잘된다. 맛도 중요하지만 식탁의 품격을 더 따진다. 새우와 게요리 그리고 물고기와 전복, 해삼 등을 정말 좋아한다. 좀더 격식을 갖추자면 바닷가재와 상어지느러미 스프정도가 올라와야 한다.
그런데 한식당은 대부분 메뉴와 장사규모가 작다. 왜냐면, 아직도 다양한 해물요리와 고급화 개발이 약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노력했지만 자료부터가 워낙 부족했다. 한국의 레스피로 만들면 맛이 별로다. 삼면이 바닷가인데도 해물요리가 너무 단순한 것은 요리개념보다 반찬쪽으로 응용되고 싱싱한 회를 먹다보니 소스개발이 적다. 그러니 해물로 찌개, 탕을 만들어 나온다. 결국 반찬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교민식당은 한국에서 동네식당 하는 것과 특별히 다르지 않다.
한식 세계화의 정의
중국에서 한식요리는 있다. 그러나 한식요리의 표준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각은 수학공식이 아니다. 한국인이 주방에서 한국식 한식 재료를 써서 만들고 고객이 잘 먹으면 그게 바로 한식레스피로 결정되고 우리 식당의 한식 요리다. 중국의 경제 규모와 소비수준에 비할때 다양한 개발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세계화를 위한 한식을 만들때 현지에서 상업화 할 수 있으면 된다. 고객이 맛있게 많이 먹고 잘 팔리면, 그래서 그 식당이 그 지역 한식당의 대표로 성공하면 이게 세계화의 초석이다. 본국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성공한 한식당의 표준화 레스피와 성공사례를 잘 수집해서 분석관리하고 자료은행화해서 차후 진출하는 투자기업과 개인에게 활용토록 제공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 한식요리는 세계화되는 과정에 있다. 해외에서 서로 교류하고 정보를 나누고 본국과 연계하여 정통성을 잊지 않도록 하며, 한식 세계화를 위해 한방향으로 가야 하겠다. 그리고현지의 우리 한식당들도 좀 더 과감하게 노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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