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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한국인 - 여태근 칼럼 3. 사장이 돈을 안 세야 기업이 잘 된다

주님의 착한 종 2009. 10. 28. 11:54

[여태근 칼럼] 사장이 돈을 안 세야 기업이 잘 된다
   
여태근 칼럼 3. 중국사업 인식 차이③ - 돈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자금 결제는 담당직원에게 위임


"결제를 잘못하면 흔히 부도난다." 보통 사업가들이 제일 많이 쓰는 말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내일 줄 돈을 오늘 지급하면 신용이 있고 오늘 줄 돈을 내일 지급한다면 부도다. 바로 하루 차이다. 이 때문에 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중요하기도 하고 또 재산관리는 경영자의 고유권한이므로 아무나 간섭할 수도 없다. 그렇게 인식되어 있다.

그런데 나는 이 자금 결제를 직접 하지 않고 담당직원에게 위임한다. 각 부서의 필요에 따라 담당부장이 신청을 하면 구매물품이든, 현금이든 지출부서에서는 순순히 지급한다. 물론 창고 입고 기록 담당이 있고 가격조사 시스템도 있다. 현금과 은행거래에 대해서도 세세히 관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렇다.

나는 상고를 나왔고 대학에서는 회계학을 공부했다. 그런데, 형식적으로 장부 만들고 보는데 불신이 생겼다. 장부를 들고 있으면 지출하는 모든 것이 아깝게 생각된다. 현금을 들고 있으면 내것과 기업의 구분이 없다. 기업의 당연한 지출도 통제되어 영업활동에 방해요소가 생긴다.

눈앞의 현금관리를 멀리해야 만 영업활동에 객관적 판단이 생긴다. 즉 유연해진다. 회계인의 판단으로 보다는 영업인의 마인드로 경영하고 싶었다. 직원들은 돈 쓸곳을 스스로 찾는다. 시설이 조금 노후하면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식자재도 좋은 재료를 사들인다.

그 결과로 고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환경은 항상 변하고 항상 잘 유지되었다. 사실 돈이라는게 개인 호주머니에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는다. 직원 손에 있다보니 구매원들도 채소를 제일 좋은 재료만 구매하고 값도 조금은 비싼 듯한데 부담없이 구매했다. 상인들도 좋은 재료만 골라주었다.

그래서 대외적으로 자금면에서는 든든하고 신용있는 회사로 평가되었다. 약간의 손해는 아까웠지만 반면에 나는 약간 자유로운 사고로 사업을 할 수 있었다. 기획과 교육에 정신적으로 시간여유가 있었다.

일 할 때 일하고 놀 때 논다

한국 사람은 일 할때 일 하고 놀 때 논다. 이건 우리 국민 스스로가 평가한 말이다. 중국인들도 인정한다.

나는 업무시간에 일을 진행할 때 직원들의 의견을 잘 듣지 않는다. 일방적으로 교육하고 지시할때가 많다. 단 대외업무나 중국의 사회현상은 잘 듣는 편이다. 고객관리와 상품개발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직접 기획한다. 그리고 한국의 전문과 그룹에서 자문 받는다. 조리장, 교수, 컨설팅회사, 언론사 등등...

일과는 주로 새벽에 출근하기 전에 2-3시간정도 집에서 모든 자료를 다 만들게 되고 출근하면 각 부서에 배부 지시한다. 그런 후 점심 먹고 전체 영업장을 둘러보고 각 부서와 게릴라식으로 불시에 만난다. 오후에는 휴식하거나 벤치마킹을 위해 최근 트렌드를 조사하고 느긋하게 즐긴다.

나는 혼자 하는 새벽 명상과 스케줄 기획이 사업에 큰 도움이 되었다. 복잡한 사무실에서는 생각이 떠오르질 않는다. 저녁에는 주로 정부 사람 또는 도와주는 친구 아니면 미팅이 필요한 부서간부와 저녁 먹는다.

저녁식사 이후에는 사업 생각을 하지 않는다. 술 마시면서 사업과 정치이야기, 주변의 다른 사람의 평가를 논하는 자리는 솔직히 피곤해서 만나는 것을 기피한다. 일과를 마치면 사업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저 서로가 개인적으로 배려하고 재미있게 논다.

지난해 한국의 친분있는 악대 학장과 노래방에 가족과 함께 갔는데 아무 생각없이 서로 노래 20곡씩 새벽2시까지 불렀다. 다음날 이상하게도 피곤하지 않았다.

가끔 어느 자리에선가 중간에 먼저 술값 계산하고 일찍 나온 날은 다음날 더 피곤했다. 운동할때나 놀 때 부담없는 사람, 남의 말을 좋게 하는 사람. 여유있는 사람, 재밌는 사람이 좋다. 나도 노력하고 있다.

서로 마음을 비우고 찾는 만남을 누구든 좋아한다. 특히 삼겹살에 김치 구워 편안하게 소주 한잔 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나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