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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한국인 - 여태근 칼럼 3. 중국사업 인식 차이① 경영방식

주님의 착한 종 2009. 10. 29. 11:00

[여태근 칼럼] 중국사업 인식 차이 '경영방식'
 
여태근 칼럼 4. 중국사업 인식 차이① 경영방식 

중국 현지 코리언타운의 한식당에 가보면 한국인 라오반(사장) 의 근면성을 보고 놀란다. 입구에서 주차 관리도 하고 손님도 맞이하고 주방도 관리하며 단골고객에게 안면 트고 술도 한잔 권하기도 받기도 한다. 밤늦게 마치고 새벽시장에 가서 부식을 구매하고 온갖 가지를 꼼꼼히 챙긴다.

나는 이러한 광경을 볼 때마다 의문이 생긴다. 혼자 다 하면 직원들이 할 일은 무엇인가? 왜 그일을 사장이 하고 있을까? 그러면 요리개발 계획과 영업기획은 언제 하고 직원교육, 마케팅전략을 누가 하는지? 사장이 할 일과 직원이 할 일이 구분되지 않는다. 오히려 종업원들은 건들건들 놀고 있다. 잡담하면서…

한국인은 사업에 성공하면 사장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리고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나는 이런 말을 듣기 싫어한다. 피눈물 안 흘리고 재미있게 하고 싶다. 중국인이 사업 성공하면 사람 잘 쓴다고 한다. 중국 사업가들 중에는 전문지식이 없이 사업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주변사람과 심복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 인식의 차이가 있다.

어느 식당주인이 나에게 물었다. 요즘 고춧가루 한 근에 얼마짜리 쓰느냐고? 사실 민망했다. 고춧가루 사러 가본 적도 계산해본 적도 없다. 고춧가루가 어떤게 좋은지만 알고 음식 먹을 때 맛보면서 제일 좋은 것 쓰라고 지시한다. 초창기에 작은 식당을 시작할 때부터 그랬다.

내가 할 일과 직원들이 할 일, 각 부서 담당자의 업무가 분담돼 있고 우리는 서로가 너무 바빠서 자주 접촉할 기회도 없다. 백제원의 각 부서 담당은 자기 업무에 독립돼 있고 권한만큼 책임을 균등하게 준다.

권한과 책임의 양이 꼭 같다. 고객을 직접 접촉하는 최종 복무원까지 주임과장의 허가가 필요없이 고객에게 일정 한도의 무료서비스를 할 권한이 있다. 왜냐하면 식당에 처음 온 현지 고객이 주문법을 몰라 음식 선택이 편중됐을 때 억지로 추천요리를 권하기 보다 부족분을 서비스로 보완해준다.

주임과장은 고객 클레임에 대하여 경영자의 눈치를 볼 필요없이 직접 처리하고 또 배려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을 고객이 편하도록 업무권한을 분담해 둔다. 경영자가 장악하지 않는다. 현금 결제까지 각부 담당자와 재무실에 위임되어 있다. 웬만한 것은 경영자의 구체적 승인을 받지 않는다.

나는 근무시간내에 하루 종일 바쁘다. 대화할 때 말과 결정을 빨리 해야 하고 걸음걸이도 자연히 급하다.

현재 기업이 가고 있는 주변 환경이 항상 빠르게 변하고 있고 고객의 소비패턴이 어디로 움직일지 주시해야 하고 직원들이 그 고객의 요구에 맞게 움직일지 주시해야 하고 직원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 지가 제일 중요하다. 교육의 목표에 정확히 도달되지 않으면 고객은 불편을 느낄 것이고 우리의 영업결과는 위험해질 것이다. 우리의 기업은 고객의 성원속에서만 존재하니깐…

또 개인적으로 가족과 떨어져있으니 관심이 끊어지질 말아야 하고 아이들 학교의 학습자료까지 챙기고 함께 대화해야 하고 공유하는 지식까지 함께 알고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친구들 하고 가끔 노래방도 따라가야 되고 잘 못하는 골프장에도 한번씩은 간다.

우리의 고객은 식당에 와서 주인을 못보겠다고 아쉬워한다. 그러나 나는 그 시간에도 고객을 위하여 다른 공간에서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양해해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