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대장이 퇴근을 못하는 이유..ㅠ_ㅠ)
골목대장은 아직 퇴근을 하지 못하고 카페 이곳 저곳을 이웃거리고 있습니다.
사무실 밖에 나가 서성거리다가.. 다시 들어오기를 몇 차례..
저의 아버지는 세례명이 이레네오입니다.
제가 영세 받은 후, 꼭 20년이 지난 후에 영세를 받으셨지요.
1926년 생이니까 올해로 84세가 되십니다.
어머니는 세례명이 마리아,
제가 영세 받은 후 1년 반만에 영세를 받으셨어요.
아버지와는 두 살 차이가 나시는데
두 분이 학교 다닐 때 첫눈에 빠져서..
그 당시는 감히 상상도 못할 연애를 하셨고
결혼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라는 투쟁 끝에 결혼하신
찬란한 과거를 가지신 부모님입니다. ㅎㅎ
골목대장은 돌연변이인지는 몰라도
저희 집안에서 유일하게 중매 결혼을 했지요.
각설하고 아버지 생신이 음력으로 3월 8일, 어머니는 3일 후인 11일인데
어머니 생신날이 할머니 제사와 겹쳐서 한 번도 생신상을 받으신 적이 없습니다.
그 대신 아버지와 한 날 차려드려 왔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 4월 3일이 아버지 생신입니다.
그런데 평일날 자식들이 모이기 어려우니 앞당겨서 오늘 저녁에 모시고 있네요.
물론 장남인 골목대장은 청도에 있고,
실비 마님이 이것 저것 준비해서 6남매 모두 불러 모으고
조촐한 잔치를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
군대 생활할 때만 빼놓고는 한 번도 부모님 생신 때 빠진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쓸쓸하기도 하고, 죄송스러운 마음도 들고..
남편도 없는데, 운전도 못하는 마님이 이것저것 장보고 상 차려서
식구들 모두 대접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마님에게도 정말 미안하고..
이런 날은 모두 돌아가고 난 후에
맨소래담 바르고 따끈한 물수건으로 허리며 다리를 찜질해주고
아픈 곳 안마도 해주어야 하는데...
그저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뿐인...
그래서..
그저 퇴근도 못 하고 기도만 할 따름입니다.
'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 > 청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새 비는 내리고.. 주절주절... (0) | 2009.04.24 |
---|---|
[스크랩] 우리 집 행운목에 꽃이 피었습니다. (0) | 2009.04.01 |
어제 밤엔 성공해써에.. (0) | 2009.03.26 |
국수가 골목대장을 행복하게 합니다. (0) | 2009.03.25 |
바지락 김치국물 국수를 아십니까? (ㅠ_ㅠ) (0) | 2009.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