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청도 이야기

어제 밤엔 성공해써에..

주님의 착한 종 2009. 3. 26. 12:04

어제 저녁 집에 돌아가니..

제 상전 같은 조선족 직원이 밥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찬을 보니..

뭐 별도로 손이 간 건 하나도 없고,

마님이 보내준 김치에, 멸치볶음에, 마늘 장아치에..

 

이 조선족 친구,

요즘 손님도 없어서 낮에 사무실에서 슬그머니 사라져

제 여자친구 만나고, 가끔은 중국사람들과 카드 놀이도 하고

그러는 것 같은데

음식이나 한 두가지 맛있게 만들면 안 되나?

그런데 그런 생각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으~~ 중국인과 한국인의 차이?

이러면 안 되겠죠? 국적 간 갈등이 생길 소지도 있고..

아마 그 친구의 느긋한 천성일 겁니다.

 

냉장고를 열어 봅니다. 뭐 제대로 먹지를 않으니 버리는 게 더 많지만

그런대로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어이.. 아무개야..,

참치 통조림 하나 사와라.. 아니 있구나. 되었다.

 

얼마 전에 심심할 떄 인터넷에서 봐둔 레씨피를 생각합니다.

좋다.. 조선족아.. 내가 한 번 맛의 진수(?)를 보여주마.    

 

멸치 + 다시다로 육수 내고

고추장 2술, 된장 1술 풀어 넣고

가만있자 이걸 먼저 끓이고 나서 야채를 넣는 건가? 함께 넣고 시작하는 건가?

 

모르겠다.. 우선 끓이고 보자.

감자 1개, 양파 1개, 애호박 반개 굵직하게 썰어서 넣고 또 끓이고

 

참치 통조림 뚜껑 열어 기름 따라버린 후, 넣고

대파 1개, 고추가루 조금 넣고, 소금 넣어 간 하고..

 

후추는 넣는 건가 아닌가?

에라 넣자.. 듬뿍 넣고.

 

흐흐흐..

냄새는 그럴 듯 합니다.

 

맛을 봤지요.

결과는????????????????????????

 

굿, 베리 굿, 원더풀..

 

골목대장이 청도에 온 이후, 첫 번째 성공작입니다.

 

오늘은 마시지 말아야지,, 굳게 맹세 했건만..

자축을 아니할 수 없어서..

이과두 한 잔씩 했습니다.

 

싸장님, 정말 맛있어요. 쩐 하오츠..

빈말인지 정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네요.

 

그런데, 왜 갑자기 베네통 형제랑, 자갈 형제랑, 예비 베드로 형제가 생각 나는지..

홀아비 협회 회원님들..

저녁 식사는 잘 하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