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청도 이야기

청도의 주번사령을 아십니까??

주님의 착한 종 2009. 3. 2. 12:59

자매님들은 '주번사령'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시지요?

아하... 형제님들도 모르시는 분이 간혹 계시답니다.

 

군대에 가면, 모든 군대의 조직,

쉽게 말해서 분대, 소대, 중대, 대대, 연대, 사단 등이 있는데

일과 시간 중에는 가각의 단체에 지휘자나 지휘관이 상주하고 있어

지휘나 통솔에 문제가 없겠지만

일과 후 또는 휴일에는 그런 직책을 맞고 있던 사람들이 퇴근을 하게 되니까

당연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휘자 또는 지휘관들이 돌아가면서 당직을 함으로

이런 공백을 메꿀 수 있습니다.

 

중대 규모에는 소대장들이 주번사관을 맡고,

대대급 이상에는 주번 사령, 주번 총사령 등과 같은 직책의 당직자가

근무를 맡게 됩니다.

 

혹시 오늘 신랑이 퇴근하시면 물어보세요.

주번 사관이나 주번 사령을 아시냐고..

혹시 모르신다면.. ㅎㅎ 그분은 방위 출신이거나 아예 군복무를 면제 받으신

분일 겁니다.

 

얼마 전부터 제가 청도 주번사령이라고 호칭을 붙여준 형제님이 계시는데..

이분이 얼마나 오지랖이 넓른지..

 

밤만 되면, 특히나 혼자 사는 우리같은 홀아비협회 형제들이

밥이나 제대로 먹었는지 순찰을 돕니다.

 

그런데, 밥을 먹었는지 궁금하다는 양반이 밤 12시 가까이 되어서

불쑥 홀아비 집에 찾아와서 눈을 번뜩이며 욕실이며, 장농이며

침대 밑까지 들쳐보는 이유는 뭡니까?

잠은 잘 자고 있는지도 걱정되나 봅니다.

 

그리고 아무개 형제랑 어디서 밤 먹고 있다고 하면,

꼭 확인차 찾아오는데..

문제는 바로 오지 않고, 1시간이며 2시간 후에도 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밥을 2시간씩이나 먹습니까?

우리가 자리를 뜨고 없을 수도 있는데, 이러면 이때부터 탐색을 시작합니다.

 

들리는 풍문으로는..

한때 한국 사람들 경기가 좋았을 때는

ㄷ, ㅁ, ㅇ 같은 룸싸롱 앞에서 보초도 섰답니다.

혹시 그런데 드나들며 나쁜 짓 할까봐...

그래서 한 번은 술집 웨이터에게 쫓겨났다는 이야기도..ㅎㅎ

 

가끔은 낮에 시간이 나면 전화를 걸어 어제 뭐했냐고 일기를 쓰게 합니다.

시간대 별로 보고해야 합니다.

 

어제는 저에게 전화를 해서는 점심 먹었냐.. 로 시작하더니

결국은 무슨 일이 있어서 커페에 글을 안 올리고 있냐..가 

그분의 관심사였습니다. ㅎㅎ

그러니 그 형제님은 청도의 주번 사령 맞지요? 

 

어제 미사 끝에 그분 자매님에게 물어봤지요.

요새 형제님 몇 시에 귀가 하시느냐고..

자매님 말씀이 모르신답니다.

아침에 보면 옆에 자고 있어서 집에 온 것은 틀림이 없는데

몇시에 들어왔는지, 새벽인지, 아침인지.. 모르신답니다.

 

당연한 걸 물어봤나 봅니다.

청도 주번 사령이 집에 들어오려면 술집 모두 문 닫는 시간..

새벽에 골목대장이 새벽 해안가를 조깅할 무렵은 되어야 가능한 건데..

그때까지 자매님이 눈뜨고 기다리실 수는 없을 터..

 

참 이상하다..

그런데, 어떻게 자녀분들을 낳아 잘 키우시는지.. ㅎㅎ

 

그래도 이 분이 계셔서 정말 좋습니다.

주님이야 이 다음에 만나서 꾸중 들을테니.. 그리고 성사를 통해서

용서를 빌 수 있으니 겁이 덜 나는데.. (맞나?)

이 양반에게 걸리면 청도에서 얼굴을 들고 살 수가 없게 되니

정말 무섭지요. 공포의 대상입니다.

그러니 아에,... 나쁜 짓 하는 건 포기하게 됩니다.

 

덕분에 나중에 예수님 만나도 야단 덜 맞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홀아비협회 회원들은 이분을 어쨌던 좋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요? 협회 외원 여러분???

 

ㅎㅎ

여기서 한 가지 청도 주번사령님께 제안을 드립니다.

요즘 홀아비협회 회원들은 경기가 안 좋아서 이상한 곳 가고 싶어도 못 갑니다.

그래도 자매님들과 함께 게신 분들은 자매님들의 알뜰한 내조로

아직까지 여유가 있거든요..

그러니 그분들도 일거수 일투족도 레이다 망에 펴 놓으시지요,

그러면 자매님들이 참 좋아하실 겁니다.

주번사령 자매님만 빼고요.. ㅎㅎ

 

아 참...

이 주번 사령님 이상한 취미가 있습니다.

청도에서 조금 오래 계신 (하기사 골목대장보다 길지 않은 분은

한 분도 안 계시겠지만..) 자매님들의 손은 모두 잡아 보았다는..

지금도 만나면 반갑다고 손부터 잡습니다.

잡고도 한참 있습니다. ㅎㅎ

 

대충 누군지 아시죠?

 

예, 바로 그 형제님이십니다.

청도 당직사령 같은 분이 계셔서

청도 본당 공동체가 잘 꾸려져 나가는 원동력이 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청도 당직사령님, 사랑합니다.

오늘 당직사령 형제님을 위해서 묵주기도 10단 선물해 드립니다.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