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찾기 1
(출처 : 생생소호무역, 글쓴이: 장만호)
소무역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생각했던 건 아이템,
그리고 그 물건을 팔 거래처 확보였습니다.
인천항에서 내가 손에 쥐는 물건의 값이 소매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의
3분의 1이 된다면 도매상을 뚫어볼 텐데,
그런 경우는 거의 없어서 대개 직접 샘플을 손에 쥐고 상점들마다
돌아다니며 '나까마'가 되고자 했습니다.
상점 주인들의 반응은 대개 세 가지입니다.
-뭐 하는 녀석이야? 꺼져!!
(손님인줄 알았는데 물건 팔겠다는 사람이니 기분이 상한 듯...-_-;)
-샘플을 자세히 챙겨보고 가격도 물어보고 거래를 해보자는 사람
-가격은 괜찮은데 기존 거래처를 바꾸기가 힘들다.
(왜냐하면 난 한 가지 물건을 공급하지만 기존 거래처는 여러 가지
물건을 공급하기에 눈치를 봐야 한다.)
처음엔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한 달에 2만원을 벌 수 있는 상점을 백 곳만 뚫자.
그럼 어떻게든 먹고 산다."
생각보다는 중노동이었습니다만
어쨌든 한 번 뚫은 거래처는 계속 거래가 지속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도매상에서 넘기는 가격보다 제가 제시하는 가격이
싸기 때문입니다. 저는 공장에서 직거래를 하거든요.
그러다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습니다.
제가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중국을 헤매면서 찾은 아이템이나
여전히 많은 분들이 찾으려 하는 아이템은 공통 분모가 있었습니다.
그 공통 분모는 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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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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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 제 품
완제품 아이템을 잘 찾으면 여전히 매력도 있고,
한 방씩 터트리는 사람들도 봤습니다.
저 역시 그 완제품을 찾아서 헤맸으니까요.
크게 무역업을 하는 분이 그러시더군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아이템은 신발과 의류다!!!!!
그러던 2006년 여름,
아이템은 완제품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이미 눈치를 채신 분들이 있으시겠죠.
진작 좀 제게 알려주시지 그러셨어요. -_-;
제가 거래하는 공장 옆에 조그마한 가방 공장이 있습니다.
어느 날 운이 좋게도 거래처 공장 사장, 옆 건물 가방공장 사장과 저,
이렇게 셋이서 밥을 먹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날 가방 공장 사장을 처음 만났었는데
그 가방 공장 사장 말이 가방에 들어가는 각종 쇠 제품의 품질은
한국이 최고다 라고 말하더군요.
일본에서도 오더가 들어오는데, 일본 바이어들이 가방에 들어가는
쇠 제품은 한국산이나 일본산으로 해달라고 주문을 한다고 합니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 가방 공장에 갔더니 의외로 쇠 제품들이 즐비하고
다양하더군요. 구슬도 있고, 가방 걸쇠, 장식용 쇠사슬 등등등
쇠사슬 같은 경우 중국산은 힘주어 늘리면 늘어나는데
한국산은 늘어나지도 않고 도금도 잘 벗겨지지 않더군요.
자기들은 한국산 쇠 제품을 중국 광주에서 구입한다고 합니다.
그 길로 비행기 잡아타고(평소에는 배탑니다.) 서울에 도착해서
이것저것 알아보니 한국산 쇠 제품이 홍콩으로 수출되고 그게 다시
광주로, 그리고 수요처인 공장으로 향한다는 대충의 유통 경로를
알아냈습니다.
니켈도금이 된 구슬의 경우 좀 큰 것이 중국 내 유통 가격이 8毛,
한국 내 공장도 가격은 3분의 1수준입니다.
작은 가방 공장 한 곳에서 쇠 제품을 한 달에 10만개 정도 쓴다고
하더군요.
이건 정식 무역해야 합니다.
따이공을 통해서 날라도 되지만 양이 은근히 많아서
따이공들도 부담스러워 하더군요.
근처에 수출입허가증을 가진 무역회사를 알아보고,
그 무역회사와 중국 가방 공장이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무역회사와는 수출계약서 작성하고,
함께 중국은행에 가서 신용장 개설, 계약서랑 신용장 들고 수출보험공사
가고,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서 가방 공장에 그들이 원하는 제품을 7毛에 넘기면 금융비용 등
각종 부담을 충당하고도 개당 10원이 좀 더 남습니다.
거래처 한군데 개척해서 꽤나 짭짤한 수입이 남는 겁니다.
(이건 순전히 운이었습니다. 단 뭔가를 해보려 부지런히 움직인 건
있습니다. 조금 더 발바닥에 땀띠 나게 돌아다닌다면 이윤을 더 남길
여지도 충분합니다.)
제가 굳이 제 아이템 중 한 가지를 공개하면서 이런 글을 남기는 이유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며 중국은 생각보다 더 넓기 때문입니다.
대개의 보따리 무역상들의 생각은 똑같습니다.
중국에서 싼 제품을 사다가 한국에서 파는 거.
저 역시 그랬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부딪히는 문제는 아이템, 아이템, 새로운 아이템.
부품 쪽으로 눈을 돌리고 나니 이 놈의 갑갑한 아이템 문제에서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수입이 아닌 수출이죠.
나도 외화벌이를 한다는 자부심도 생깁니다.
아이템으로 고민하는 많은 분들을 봤습니다.
판매처 확보로 발바닥에 물집 잡히는 분들도 많이 봤구요.
쇠 제품 부품은 판매처 확보에 굉장히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한 군데만 확보해도 소매상 50군데 이상 확보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아이템을 찾는 분들, 뭔가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
괜찮은 아이템은 움직여야 생기는 겁니다.
지금 당장 가방 부속 도매상에 들려 다양한 쇠 제품들을 샘플로
구하고 도매상 주인이에게 제품의 장점을 물어 들은 다음,
샘플들을 가방에 짊어지고 중국 행 배를 타십시오.
(1등실 타세요. 그래야 같이 동행하는 사람들한테서 뭐라도 주워들을
수 있고, 의외로 오더를 받을 수도 있고, 배울 게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내 가방 공장에 들려 영업을 해보십시오.
그들은 보기만 해도 한국산인 줄 압니다.
제가 영업을 뛰어본 경험으로는 동일한 제품이 싸다면 50%이상
관심을 갖고, 또 그 중 10% 정도가 실제 구매를 합니다.
한 달쯤 지나서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운이 좋으면 생각도 못한 새로운 물건을 한국에서 구해달라는
오더를 받기도 하고, 그 제품으로 거래가 지속되기도 합니다.
중국인이 한국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다는 거 그건 한국인
소무역 업자엔 크나큰 혜택입니다.
영업을 하다 보면 박대를 당하기도 합니다만
그건 나오면서 버스 안에서 침 한 번 뱉고 잊으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대개 한국에서 왔다고 무역업을 한다고 한글도 적혀있는 명함
한 장 내밀면 박대는 하지 않습니다.
운이 좋으면 차 대접에 식사 대접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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