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진출 언제나 길은 있다
글쓴이: 중국무역카페 처음처럼 님
"마차가 길을 가다가 멀리 산을 보면 도저히 길이라고는 없을 것 같지만,
막상 산 앞에 도착해보면 반드시 길이 있다(車到山前必有路)."
중국인들이 자주 인용하는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사랑 이야기도 아니건만 요즘 한국 신문에는 중국 내에서 활동하는
일부 한국 기업의 '야반도주' 기사가 종종 등장한다.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이 내년 신 노동법의 시행을 앞두고 적법한 청산
절차를 다 밟지 못하고 은밀히 또는 일방적으로 철수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용어다.
낯선 중국 땅에서 온갖 고생을 해가며 쌓아온 자산과 노하우, 네트워크를
스스로 다 포기하는 것이니 오죽하면 그렇겠나 하는 측은지심이 든다.
일부에서는 고속성장으로 배가 부른 중국이 온갖 핑계를 달아 쓸모가
없어진 한국 기업들을 몰아내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 내 기업 환경이 악화하는 것은 의도적 정책이라기보다
2003년 국제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경제시스템의 변화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WTO 가입 이후 중국은 수출기업에 대한 각종 혜택을 점진적으로 축소
내지 폐지하고 있다. 국세, 지방세의 면세나 감세 혜택이 축소되고,
한 때 17%까지 갔던 증치세(일종의 부가세) 환급도 사라지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노동자 권익보호법'도 WTO의 공정무역 거래상 강제
시행 규정이기도 했다. 70%가 넘는 중국의 수출품이 외자기업에서
생산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모든 외국기업이 대상이다.
물론 이런 조치는 사전에 예고되고, 준비과정을 거친다. 모든 수출입
상품이 받아야 하는 품질인증서인 'CCC 인증마크' 부착 제도도 2005년
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되었지만, 4~5년 전부터 입법예고와 공청회,
설명회 등을 두루 거쳤다.
KOTRA, 무역협회 같은 한국 주재기관에서도 그 내용을 한국 기업들에게
전파하고, 상세한 설명회도 개최한다. 수많은 중국 기업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법규들을 유독 한국 기업들만 견디지 못한다면 준비 부족이나
경영 미숙이라고 보아야 한다.
싼 인건비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 경제는 내수시장으로도 세계
최대가 될 정도로 경제력이 커졌으며 금융시장에서도 세계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 금융자본이 몰리면서 최근 전 세계 시가 총액기준 주식평가액 10대
기업 가운데 절반을 중국 기업이 차지할 정도다. 자신감에 충만한 중국
기업들은 IBM의 PC사업부 인수, 알카텔의 광통신 사업부 인수, 쌍용
자동차 인수라든가 멕시코 자동차 공장 투자 같은 적극적인 글로벌
경영에 나서고 있다.
중국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 진출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예를 들어 노동
집약적 업종의 경우 하루가 다르게 생산비용이 올라가고 있는 연해
지방의 대도시 인근에서 내륙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다.
직접 공장을 운영하기 보다는 핵심적 브랜드만 관리하고 오더 발주
형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대안이다. 중국 내수시장을 감안할 때 내륙
지역의 공장에서 생산, 가공 등을 통한 내수 물류거점 확보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이 가능하다.
외국기업과의 혹독한 경쟁을 거치며 생명력을 키워왔던 중국 기업들처럼
중국 내 우리 기업이 시장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낮은 인건비만 생각하는 사고만 바꾸면 길은 많다.
차도산전필유로란 말처럼.
'중국 창업을 준비하며 > 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무역의 개인 브랜드 시대 (0) | 2008.01.14 |
---|---|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의 갈 길은? (0) | 2008.01.11 |
값싼 중국 노동력, 2015년부터는 '옛말' (0) | 2008.01.11 |
보따리 유형 (0) | 2008.01.10 |
보따리는 없고 시장조사는 있고 (0) | 2008.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