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난 중국에서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열네번째

주님의 착한 종 2007. 11. 30. 13:44

나는 과연 중국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생각하였는가... 열 네번째

글쓴이: 메네시아

 

중국에서 살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중국인들이 좀처럼 자신이

잘못을 해놓고도 미안합니다.. 라는 말을 사용을 안 합니다.

상대방이 집요하게 추궁을 해야 미안하다 라는 말 대신

부하오이쓰(不好意思) 말을 자주 쓰더군요.

말 그대로 부끄럽다.. 창피스럽다.. 체면 때문에 사과하기가 곤란하다 의

의미가 담겨져 있는 말입니다.

 

不起 란 말을 듣기는 좋아하면서 상대적으로 쓰기를 꺼려하는 이유는

문화 혁명의 자아비판 등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바로는 이 말에 단순히 미안하다 의 의미가 아니라

중국 사람들의 의식 속에는 내가 잘못했다.. 라는 말이 담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인들이 워낙 자기 잘못을 인정을 안 하는 것이야

워낙 정평이 나있기 때문에 좀처럼 이들로부터  그래서 不起 란 말을

듣기가 그리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요즘 제 주변의 회사에 조금은 시끄러운 일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수출을 하는 기업들이라면 알겠지만 가장 이해가 안 되고

어려운 문제가 증치세에 관한 문제입니다.

매입증치세야 관계 없지만 항상 애매모호하고 어려운 문제가 수출에

관한 증치세 문제입니다.

 

중국의 세법 자체가 통일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각 지방 세무국에서는 자기들 임의대로 규정을 확대 해석하여 세금을

징수를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가공 무역의 경우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한국이나 제 3국에서 원자재를 들여오게 되면

보통 수책을 만들고 수입보증금(스테인레스의 경우는 수입 금액의 30%

입니다)을 해관에 납부를 하고 그 원자재를 이용해 해당 제품이 수출이

나가게 되면 3개월 안에 수책을 마무리하여 이미 납부한 수입보증금을

돌려 받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이 참으로 애매모호합니다.

3개월 안에 수책을 마무리를 하고 해관과 세무국에 신고를 할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실무자를 구하기도 어렵지만 사실 3개월 안에

수책을 마무리 짓기가 쉬운 일은 아니어서 그 동안의 관례에 따라

어느 정도 유예 기간은 주고 있었습니다.

 

해당 업체들은 어느 날 갑자기 이미 환급 받은 증치세와 3개월 안에

수책과 핵소단을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의 매출 증치세를 납부하라는

통지서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 금액은 한 업체는 40만 위안, 다른 한 업체는 70만 위안..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러한 분위기를 무역 실무자나 재무

담당자들이 미리 알고 있으면서도 보고조차 안 했고.. 천진의 다른 구는

그러한 움직임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아시는 분이 제게 상황이 이렇다고 의논을 해오더군요.

세무국에 전화를 해서 정황을 알아보니 구 세무국장이 세금 징수 실적의

미비로 얼마 전에 경질이 되어 새로운 세무국장이 왔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너희 회사는 관련이 없으니 이 일에 나서지 말라고 합니다.

머리 속으로 그림이 그려지더군요.. 

결국 구정부에 돈이 없으니 이전의 조항을 생각해 내서 돈을 강제로

징수하려는 뜻으로 비추어 집니다.

 

다시 제게 의논한 분에게 징수액의 10 % 정도는 성의 표시로 주어야

할 겁니다... 라고 했더니 그 분이 하시는 말씀이 돈을 집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중국 직원들에게 정말 질려버렸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담당자의 능력 부족, 업무 미숙으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인데

그 담당자는 전혀 자기나 회사에 미안한 마음이 없는 것에 대해

더 화가 치민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관련 공무원도 상부의 지시라 어쩔 수 없다.. 하며

미안해 하는 표정조차 보이질 않는다 하더군요.

그래서 중국 사람이 한국 사람에게 미안하다..라고 말을 할 줄 알면

더 이상 그들이 중국 사람이 아니고 우리들이 더 이상 여기에 머물 수

있는 명분이 없지 않나요? 하고 서로가 쓴 웃음을 진 일이 있었습니다.

 

살면서 느끼는 중국 사람들..

심지어 저와 살을 섞고 사는 제 아내조차도 미안하다.. 라는 말을

좀처럼 안 합니다.

크게 싸울 일도 화가 나는 일도 미안하다 한 마디면 다 해결이 되고

용서가 되는 분위기인데 그 말이 그리 하기가 어려운지는

이 사람들 의식 속에 뿌리 박혀있는 중화사상에서도 어느 정도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사상과 중국의 것이 세계 최고라고

느끼고 살며 그 지독한 자존심 때문에 미안하다..라는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하면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니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결국 자승자박이 되어 쉽게 해결할 일도

어렵게 꼬이는 것을 자주 봅니다.

 

한번은 제 장모와 다툰 일이 있었습니다.

문화적인 차이라고 생각하고 이해를 하려고 했지만 결국은 도덕성의

문제로 심한 말싸움까지 가게 되더군요. 

제가 장모에게 물었습니다. 

누가 봐도 내 아내가 내게 잘못한 일인데 왜 사과를 못하게 하냐!~

라고 여쭈었더니

잘못한 것.. 내 딸도 이미 알고 있는데 왜 굳이 사과를 받으려 하느냐!~

라고 되묻더군요. 

 

사과를 하고 사과를 받는 것이 부부 사이에 당연한 것 아니냐!~ 

왜 중국 사람들은 그리 미안하다.. 하는 말에 인색하냐!~

잘못을 했으면 그 잘못을 인정을 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가 아니냐!~ 

왜 중국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사회에서, 학교에서

그런 기본적인 인성교육조차 시키지 않고

오로지 남에게 속지 마라.. 남에게 양보나 잘못을 인정하면 지는 것이다..

라고 교육을 시키느냐!~

 

난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사람이 살면서 상대방을 배려해 주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

거짓말을 당연시 여기고 잘못해놓고 미안하다 말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어떻게 내 아들을 키울 수 있겠는가!~ 

내 아들이 커 가면서 무엇을 배우겠는가!~

 

문화적인 차이가 아니라 인간의 양심 문제가 아닌가!~ 

 

라고 말을 했지만 장모는 오히려

내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라는

표정만 보이더군요..

그냥 5천년 넘게 이렇게 살아온 민족인데 떠드는 내 입만 아프지 하고

체념해 버렸습니다.

 

제가 회의 시간에 중국 직원들에게 자주 들려주는 말이 있습니다.

남에게 인정을 받으려면 먼저 스스로 겸손해져라.

금전 앞에서만 겸손해지지 말고 먼저 사람에게 겸손해 지는 방법

먼저 배워라. 그래야 너희들이 하는 말을 다른 외국 사람들이 믿고

인정을 해주고 너희들을 1등 국민으로 대접을 해줄 테니까!~

 

앞으로 시간이 아무리 흐르고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는 경제 대국이 되고,

설령 공산당이 무너진다고 해도 결코 이 사람들 입에서 미안하다..라는

말을 듣기는 더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오천 년을 그리 살아왔는데 앞으로 50년이 지난다고 해도 이 사람들

본성이 그리 빨리 바뀌는 일은 없겠지요.

 

올림픽 이후의 중국이 어떻게 변화할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다음 편 니들은 싸가지도 없니!~

제발 좀 우기지 마라 편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