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연 중국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생각하였는가!~ 열번째
글쓴이: 메네시아
중국에 살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많은 한국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중국을 보고, 너무나 쉽게 중국인을 믿고, 너무나 쉽게 일을 처리하려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점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제 자신도 지금도 제 사부로 모시고 있는 분의 요청으로
8년 전 북경의 외곽 지역에서 주재원 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를 생각해
보면 현지 사정을 전혀 모르는 참 어리석었던 사람이었다는 것에 대해
쓴 웃음을 짓곤 합니다.
열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2003년 처음 천진에 왔을 때,
회사 근처에 크고 작은 한국 기업이 20개 정도 되었지만
지금은 절반도 되지 않는 8개 업체밖에 없습니다.
사라진 12 업체의 공통점은 너무나 쉽게 중국을 생각하고 중국인을 믿고
너무나 쉽게 그들에게 자율권을 주어서 사라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먼저 한 전자 부품 업체의 예를 들겠습니다.
이 업체는 투자 규모도 150만 불이 넘고, 한국 주재원이 6명에 직원
수도 1,000 명에 이르는 꽤 규모 있고 내실 있는 업체였습니다.
주의의 평판도 참으로 좋았던 회사였습니다.
제 사장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사업에서 이익을 낼수록 더욱 더 알뜰하게 운영을 하지 않으면
중국에서 버티기 힘들다”
그런데 이 업체는 그러한 말을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2003년부터 이 전자 부품업체가 많은 흑자를 내자 갑자기 회사의
씀씀이가 커졌습니다. 그 동안 회사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주재원들은
모두 아파트를 임대해서 나갔고, 동사장, 총경리는 회사보다는
골프장이나 KTV 에서 찾는 것이 훨씬 빨라졌습니다.
또한 직원들의 터무니 없는 요구도 별 생각 없이 다 들어 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회사의 의사 결정권은 중국어를 잘 모르는 기술직
주재원보다는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조선족들에게 넘어가고,
동사장, 총경리는 거의 회사 업무를 등한시하게 되었습니다.
본인들이 없어도 회사는 아무런 문제없이 운영되고 계속 장부상에
흑자는 내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회사에 중대한 문제가 있음에도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 사람들
절대로 문제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내가 직접 잘못된 것을 확인하고 해결책을 내놓고,
다시 확인을 해야 합니다.
아주 단순한 진리를 이 회사의 총책임자는 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아주 참혹했습니다.
결국 사태가 수습 불가능하게 되었을 때가 되어서야 총 책임자 두 분이
발 벗고 나섰지만 1년도 못되어 회사는 공중에 분해 되어버리고
야반도주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아직도 제 회사 경비실에 그분들의 골프 백이 남아 있습니다.
제가 정 힘들고 지칠 때에 전 그 골프 백을 쳐다 본답니다.
물론 회사를 그 지경으로 만든 중국 직원들.
당시 시내에서 50만 위안이 넘는 아파트 사고 자가용 끌고
떵떵거리며 잘 삽니다.
관리 부족으로 회사가 망하면 머리 잘 돌아가는 직원들은 오히려 더
부자가 되는 중국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난 아직도 한국 사람을 봉인 줄 알고 틈만 보이면 먹이를 낚아채려고
덤비는 중국 사람들을 경멸합니다.
한족이든, 조선족이든, 한국인이든 간에 중국에서만큼은 절대로 자기
자신과 자신의 능력도 믿지 말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 예를 들겠습니다.
현재 천진에는 한국 교민 수가 거의 6만 명에 육박하다 보니
한국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식당, 부동산, 여행사, KTV 등등
각종 업종이 난무하고 경쟁이 무척 치열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 업종에서 돈을 벌고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1년 안에 그 업종에서 철수를 하거나,
믿었던 직원들에게 배신을 당하거나, 겨우겨우 어쩔 수 없이 남아있는
밑천을 까먹으며 남 몰래 속앓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대부분 너무나 쉽게 판단하고 생각한 결과 치고는 가혹합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 뒤에는 처음부터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시작부터
잘못된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 준 어김없이 추한 한국인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중국에 처음 진출해서 무언가 해보려는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서 자기가 그 동안 까먹은 밑천을 건지려는 사람들이 어김없이
있습니다.
중국에 오래 산 중국통이라고 스스로 자처하는 사람들의 달콤한 말에
같은 한국 사람이라고 쉽게 믿어버리는 사람들 보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옆에서 충고 아닌 조언을 해줘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냥 니!~ 알아서 하세요 합니다..
결국 본인이 수업료를 내봐야 아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중국에서 대가 없는 지불은 없습니다.
같은 상가의 임대료가 아무리 한국인들이 중국인에게 봉이라고 해도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지, 내부 인테리어 시설 갖추는데 왜 이리
쓸데없는 돈이 들어가야 하는지...
따지고 보면 못된 한국인들이 그리 만들어 놓았습니다.
석 달 전의 일입니다.
아내와 저녁을 먹는 도중에 식당 사장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나 : 여기 내부 인테리어 하느라고 돈 많이 들었을 텐테..
왜 이리 손님이 없어요.?
사장님 : 이것저것 임대료에 시설비, 집기에 500만 위안 들어갔는데...
생긴지 얼마 안 되서 그런가 봐요~
나 : 혹시 이 상가 OOO 란 사람이 소개시켜 주지 않았나요!~
그리고 그 사람이 아는 사람 통해서 내부 시설 하지 않았나요!~
사장 : 그런데요.. 그 양반을 아세요..!~
나 : 중국 들어오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
사장 : 한 6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나 : 여기가 장사가 될 곳이라고 생각하세요!~
사장 : 그 양반 말로는 여기 개발구를 포함해 주변에 한국 공장과
임직원이 많다고 하던데요.. 음식 맛만 있으면 사람이 넘쳐날 거라고
하던데.. 중국 들어온 지 10년 넘었다고 하면서...
나 : 10년이 넘는 동안 어리숙한 사람한테 사기치고 다니는 사람입니다.
식당!~ 처음 하시나요? 저부터 특별한 날이 아닌 이상 이 돈 내고
밥을 먹을 바에는 차라리 시내로 나가지.. 일부러 이곳까지는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 사람 주머니에 한 150 이상은 들어갔겠군요..
안절부절 못하는 주인을 뒤로 하고 나오면서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나 : 왜 다들!~ 중국에만 들어오면 저리 사리 판단이 무뎌질까!~
아내 : 글쎄요..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요!~
난!~ 돈귀신 이라는 중국 사람들도 못하는 장사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너무 쉽게 판단하고 너무 쉽게 결정을 내리는 한국 사람들이 많기는
많아요..
내가 만나본 중국 사람들.. 1(조선족) 편에서 나머지 이야기 계속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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