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안식/호스피스 일기

호스피스 일기 (51) - 하늘나라 어머니가 용서해주실까요(2)

주님의 착한 종 2007. 11. 23. 09:47

제가 죽어 하늘나라에 가면 정말 어머니가  용서해 주실까요?-2

 

그렇게 3개월의 시간이 지날 무렵 상태가 점점 나빠졌습니다.

 깔끔을 떨던 사람이 옷을 자꾸 벗어 던지고, 대소변도  가리고 

갓난아기처럼 사람을 들들 볶기 시작했습니다.

이것 달라, 저것 달라, 일으켜라, 눕혀라...
짜증을
 내며 요구사항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

그러면서도
 '고맙다' 말은 빼놓지 않았습니다
.
하루는
 자기 가슴을 치며 '답답하고 터질  같다' 몸부림을 쳤습니다. 

뭔가 고민이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
뭔가
 고민이 있으신가 봐요?" 


"! 저는 어머니께 죄인입니다." 

"왜요?"

" 어머니는  번이나 마음에 상처를 받고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마음이 아파서 가슴을 치고 있습니다."

"그게 뭔지   털어놔 보실래요?"

"우리 어머니는  넷에  하나를 두셨습니다. 

시골에서 가난한 살림에 끼니만 겨우 연명하며 살았기 때문에 

제대로 공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배운 것이 없으니 먹고 사는 방법이라고는 막노동뿐이었죠. 

그러다 보니 장가도  갔고 어머니 속만 자주 썩여 드렸지만 

그래도 저한테는 어머니   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니나 저나 서로를 위한 마음이 끔찍했어요.

그러던  어머니가 몸이 약해지기 시작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어머니가 평소에 목을 매고 기다리던 며느리를 

 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선을 봐서 여자를 사귀었습니다.

그러던  여자가 임신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정식으로 어머니께 인사를 시키고 말씀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셨어요. 

그러고는 바로 날을 잡아 식을 올렸죠. 

처음엔 어머니께도  하고 저한테도   주어서 한동안은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달이 지나면서부터 이상해지기 시작했어요. 

상냥했던 모습도 없어지고 짜증만 냈어요. 

 그러냐고 티걱태걱 하다가 부부 싸움으로 커지게 되었는데 

여자가 화를 버럭 내면서
"
 임신 안 했어요. 헤어져요" 하고 소리치더군요. 

 

 말을  방에 계시던 어머니께서 들으시고는 쓰러지셨어요. 

부랴부랴 병원에 모시고 갔더니 입원을 시켜야 된다고 하더군요. 

너무너무 죄송하고 마음이 아파서 아내하고 억지로라도 화해하기 위해 

집에 있는  재산  십 만원을 맡기면서 어머니한테  잘해 드리라고 

했는데 며칠 후에 아내가  돈을 갖고 병원에서 그냥 없어져 버렸어요.

어머니가  사실을 아시고 충격을 받으셨는지 병이  깊어지더니 

 일로 인해서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못난 아들 때문에 연거푸  번이나 크게 마음을 상해 드리고 

결국  일로 인해서 돌아가셨으니  죄가 너무 커요. 흑흑흑...."

"
나중에
 알고 보니 

외아들이라 재산이 있는  알고 시집을 왔는데 아무것도 없는  알고 

그랬다더군요.  죄책감으로 다시는 여자를 사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항상 어머니께 죄를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이렇게 병이 걸린 것도 어머니께 죄를 지었기 때문이에요."

"
그건
 절대 아니니까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

"정말 그럴까요? 

정말로 제가 죽어 하늘나라에 가면 정말 어머니가  용서해 주실까요?"

"그럼요... 이미  용서해 주셨어요."

봉사자를
 바라보며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던  눈빛이 

아직도 기억 속에 선명합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에 임종한 것을 보면 

아마도 죄스러워 하늘 나라 가는 것이 염려스러웠던 아들의 마음이 

어머니에게 전해졌나 봅니다. 

잠든 얼굴이 편안한 것을 보면 용서를 받았다는 확신을 갖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