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노블레스 오블리쥬 (2)

주님의 착한 종 2007. 9. 19. 18:52
노블레스 오블리쥬(Noblesse Oblige) ♣ 
 

상류사회 즉 귀족계급의 도덕적 의무, 책임감을 뜻하는 프랑스어

(Noblesse Oblige)이다.

, "지위가 높으면 덕도 높아야 된다, 명성, 신분에 걸맞게 처신해야

된다"는 프랑스속담에서 유래되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제는 잘못된 발음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쥬라고 발음해야

정확한 발음이다.

 

시작은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은 평민보다 앞서 솔선수범과

절제된 행동으로 국가의 초석을 다졌다.

특히 포에니 전쟁 때에는 전쟁세를 신설, 재산이 많은 원로원들이

더 많은 세금 부담을 감수했다.

그들은 제일 먼저 기부를 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레에 돈을 싣고

국고에 갖다 바쳤다. 이것을 본 평민들도 앞다퉈 세금을 내게 됐다.

 

노블레스 오블리제 미덕은 중세와 근대 사회에서도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의 표본으로 간주됐다.

사회가 혼란에 휩싸이면 대중들은 본능적으로 움츠리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이를 방어적 퇴각이라고 하는데 최근 경제위기를 맞은 우리나라

에서 사회지도층인사의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강조되는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다

 

얼마 전 대원외고에서 치루어진 ''골든벨을 울려라''에서 마지막 50번째

문제의 정답이 ''노블레스 오블리쥬''였다.

로마가 세계를 지배할 당시의 귀족들은 책무를 다하는 고귀한 신분

(노블리스 오블리쥬)으로서 행동하여 로마 사회의 본보기가 되었다.

재산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세금과 기부금을 내는 것은 그들의 의무일

뿐만 아니라 자긍심으로 삼았다. 따라서 계속된 전투의 과정에서 지도자

계급에 속하는 이들 귀족이 어느 누구보다도 많이 희생되었기 때문에,

로마 건국 이후 5백년 동안 원로원에서 귀족이 차지하는 비중은 15분의

1로 감소했다고 한다.

 

의회 민주주의의 창시국이면서도 여왕제와 귀족제도가 남아있는

영국에서, 아르헨티나와 싸웠던 포클랜드 전쟁 당시 영국의 앤드류

왕자는 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그의 역할은 전함의 주위에 떠 있으면서 전함으로 날아드는 미사일을

대신 맞는 것이었다.

, 영국의 많은 병사들을 대신해 자신이 죽겠다는 의미를 함축하는

이야기이다.

 

부끄러운 사례지만, 조선의 멸망 과정을 돌아보면 자신의 나라를 망하게

한 공로로 일본으로부터 상을 받은 지배층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조선총독부로부터 1910 10 7일 후작 6, 백작 3, 자작 22,

남작 45명 등 모두 76명이 합방 공로작을 수여 받아 당대에도 호의호식

했을 뿐 아니라 해방 후에는 조국을 팔아먹은 그들의 자손들까지

당당하게 부와 명예를 대물림 했다는 점이다.

 

혹한의 추위와 중국인의 천대를 받으며 독립운동을 했던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이 음지에서 근근히 살아가는 것에 비하면 너무나 기가 막힐

노릇이다.

 

6.25 때 전선에서 총에 맞으면 빽이 없어 죽는다 하여 ''''이라는

비명을 지르며 죽었다는 농담이 단순한 우스개 소리가 아니었다는 것이

요즈음 증명되고 있다.

 

언젠가 박노항 원사가 체포된 이후, 소위 사회지도층과 고위직인사들이

자녀들의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저지른 부정과 비리가 그의 입에서

터져 나왔던 모양이다.

조선시대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부와 명예를 누리며 법적 특권까지

부여 받은 사회지도층은 왜 우리에게 이런 좌절감을 맛보게 하는가 ?

 

그러나 무능·부패하고 부정직한 일부 정치인들을 향해 푸념만 할 때가

아니라, 우리 자신도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지도층에게만 높은 도덕성이 필요하겠는가?

우리 모두가 무책임, 무질서, 무원칙의 중병에 걸려 있지 않은가?

이 중병을 누가 치료할 것인가?

정치인들을 욕하기 전에 그런 줄 알면서, 질긴 학연, 지연, 향연 때문에

그 사람들을 뽑은 우리들 책임은 없는가?

조국을 떠나기 위해 이민행렬에 줄 서있는 3040대의 엘리트들이여

그대들은 이 조국에 무엇을 했는가?

이국 땅 만주벌판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떨면서, 지하실 바닥에서 모진

고문에 쓰러진 애국자들의 터 위에 무임승차하여 민주와 부와 자유를

누린 세대가 아닌가?

 

그대들이야 말로 우리 시대의 노블레스가 아닌가?

이제 조국의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비젼이 보이지 않는다고 달콤한 꿀을

찾아 떠나겠다는 말인가?

이민자의 삶이 달콤하지만은 않겠지만, 새롭고 신선한 꿀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떠나는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197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솔제니친은 소련 시대에 전체주의 비판으로

정부로부터 탄압과 고문을 받으면서도 국외로 추방되는 것을 거부했다.

자유주의 국가에서 앞다투어 망명을 받아 주려고 했지만 본인은 자신을

핍박하는 조국을 떠나지 않으려 했다.

 

조국(祖國)이란 말을 쓰는 것이 새삼스러운 시대이지만,

우리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이 나라를 건강하게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제 우리가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실천하고 뿌리내리는 전통을 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