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스크랩]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 사업에 눈물 흘리며 글 올립니다.

주님의 착한 종 2007. 9. 19. 18:21

 

여러분들의 즐거운 명절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오 세훈 서울시장님께


저는 동대문 운동장 야구장건물에

성국체육사라는 작은 운동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고 황 재하 군의 어미로 조용분이라고 합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서울시장님의 공약사항인 동대문운동장을 공원으로 만든다면서

동대문 운동장을 철거하니 나가라는 법원의 명도소장을 접하고


재판정에 다녀와서 몇날 며칠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이렇게 두서없는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부디 너그러우신 아량으로 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 아들 고 황 재하는

1982년 아현동 고가차도 아래 지하에 있는

도시가스 저장고 누출 사고 당시

꽃다운 나이 20세의  전경이었습니다.


당시 인부들이 가스에 중독되어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제 아들 황 재하는

무고한 시민을 구하고자 가스가 분출되는 사지로 뛰어들어

(동료 경찰분과 함께)


당시 모든 언론의 표현을 빌자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인명 구조 중 순직하였습니다.


아들을 잃고 하늘이 무너지는 깊은 슬픔에 잠긴 제게


국가에서는 국가 유공자로

대통령님의 훈장으로

당시 서울시장님께서는

일경에서 상경으로 계급을 올려주는 일계급 특진 임명장을 주셨습니다.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서울시에 소속된 직원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동대문 운동장에 작은 점포를 앞으로 생계 삼으라고


대통령님 내무장관님 서울시장님등

아들의 상관이신 아주 높으신 어른들 모두가 상의해서 결정했다면서

장사는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제게


점포 이름도 나라를 위해 희생한 정신을 기리게 한다는


成國체육사라고 이름까지 지어주시고 위로하시면서

서울 시장님등 여러 어른들이 적극적으로 권유해 주셔서

전혀 해 보지 않은 생소한 운동구점을 만들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유로 저는 이 가게가 제 아들의 목숨이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당시 저의 점포는 상가가 형성되지 않은 참으로 참담한 지경이었습니다.


밤낮으로 

당시말로는 넝마주의 등의 불량한 사람들에게 시달리는가 하면

상권이라고는 없는 허허로운 곳에 출입구를 뜯어낸 콘크리트 빈 공간에


장례를 치르고 주신 위로금과 성금으로 구입한 벽돌을 나르고 쌓으면서

내 자식의 목숨 값이려니 하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서울시장님의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 사업을 잘 알지도 못하지만

이의를 말하는 게 아니며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그런 큰일을 이리저리 말하거나 막고 나설 만큼 담이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저는 죄인이니 그날 이후로 한마디 말할 것이 없이 오늘에 왔습니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사람이 무슨 영화를 꿈꾸고 무엇을 욕심내겠습니까.


위와 같은 이유로 긴 세월 하루 같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작년 말에 운동장이 헐린다는 말을 방송에서 듣고 걱정을 하고 있는 동안


그러니까 2007년 내년에는 마음 놓고 장사를 할 수 있으니 걱정 말라시며

맑고 착한 담당 공무원분이 서류를 준비하라면서

자신의 일보다 더 기뻐하면서 2007년도 계약을 하자는 공문을 주셨습니다.

(기억으로 작년 11월 20일경입니다)

아시겠지만 다음연도 1년 계약을 전 년 말에 하고 있습니다


이후 한 달쯤 후 인지(작년 12월 중순으로 기억합니다) 


심성이 무던히도 착한 담당 공무원이 난감해하며

2007년 임대계약이 운동장이 헐린다며 안 된다는 지시가 있다 하면서

위에서 무슨 조치를 해주시겠지 하면서 기다려 보자고 하셨습니다.


이후 두세 달쯤 후부터(올해 2-3월경으로 기억합니다)


2007년1월부터는 불법점유라 하면서 2할의 가산금을 내라는

일방적인 고지서가 우송되어 왔습니다.


이후로 계고장, 안내의 말씀 등이 두세 차례 더 오더니


금년 5월17일자 날짜가 찍힌.

이제는 원고 오 세훈 서울시장님명의의

이 작은 가게를 상대로 피고 본인 조 용분 명의의 명도소송을 내어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두꺼운 명도소송장이 우송되어 왔습니다.


어느 부분에서 무슨 잘못이 있었는지

제가 뭘 잘못했는지


2007년 1년 계약하자는 공문이 온지 한 달 남짓에

법을 어긴 불법 점유자가 되었으니 가산금을 내야하며


그 후 3-4 개월 후인 이제는 법원을 통하여 강제로 나가게 할 테니

각종 비용은 제가 물어야할 처지라는 기막힌 설명입니다.


그 동안의 제 생각으로는

기다리면 무슨 조치를 취해 주시겠지.

이렇게 무참하게 나가라 하지는 않겠지.

이것이 끝이 아니겠지.


서울시에 목숨을 바친 사람에게 서울시민 공원을 만든다는 개발의 명분으로

국가유공자의 생존권을 박탈한 정부도 없었으며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지 간에 그런 나라 또한 없겠지.


서울시장님은 모르시겠지..........

이런 생각으로 몇 개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참으로 고단한 제 처지는 모두 제 탓입니다만


국가 경제 위기에  부도를 만나.

하나 남은 아들은

부도수표로 기소 중지 자가 되어 쫒기면서 하루 하루 품팔이를 하고

두 딸은 각기 수 천 만원이 넘는 빚에 허덕거리며  살고 있으며

저는 당뇨 혈압 등의 합병증으로 병든 몸에 신용불량자에,


참으로 고되고 고단한 하루하루를 지내면서

법원차압에서 벗어나고자 온 식구가 한두 푼씩  빚을 갚고 있는 이때


긴 세월 하루같이 내 삶의 터전으로 알고 지나던 이곳을 비우라 합니다.


아들의 목숨 값 인줄 알고 있었던 이 가게를 내 달라고 합니다.


그동안 서울시로부터 공식적인 무슨 설명을 들은 적도 없고

대책을 세울 기한도 없습니다.

아무 말도 아무 대책도 없이 그냥 나가라 합니다.


단 한번 찾아가 어렵게 만난

이 일 에 책임자이신 잠실운동장 소장님에게서 들은 말은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으니 그냥 나가라는 단호한 말씀뿐입니다

법과 규정이 그렇답니다.


이의가 있으면 법으로 하라는데

제 입장으로 법으로 할 능력도 여력도 없습니다.


오 세훈 시장님 어쩌면 좋을런지요.


서울시는 제게 무엇을 더 달라고 하시는 거며

저는 무엇을 더 드려야 하는지요.


서울시장님 이하 여러분 말씀대로

아들의 목숨대신 받은 가게를 드려야 하는지요.


내 가슴에 평생 묻어둔 아들은 그 당시 국립 현충원에 묻혔습니다.


이제  곧 민족의 명절인 중추절입니다.


이 날이 오면 이 늙고 병들은 몸은 매년 그곳에 갑니다.

언제까지 갈수 있으려는지 눈물로 호소를 드립니다.


부디 저의 호소를 가엾이 여겨주셔서 어떻게 하면 될지

다른 이에게 피해 주지 않는 범위에서 원만하게 살아날 방도가 없을런지요.


제 소원인 죽는 날까지

자식이 묻힌 곳에 만은 언제든 찾아 갈 수 있도록

오 세훈 시장님의 따듯한 배려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매사 순리적이시면서 성품이 온후하신 오 세훈  시장님은

우리 같은 절박한 사람들을 위해 성의를 다해 귀를 열고 들어주시며

어려움에 처한 저 같은 사람들의 애로를  해결해 주신다는

이곳을 소개해 주신분의 설명에 이렇게 용기를 내어 말씀드립니다.


옛 말씀에 벙어리를 입 열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의 죽음을 앞세워서 이 늙은 몸의 안위를 도모하는

천한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을지 평생 입을 닫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입을 열고 말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제 처지가 한없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제 나이 75세 인생에 이런 저런 사연이 구구절절 하지만


이번 일을 당하는 저로선 참으로 모질고 참담하여

늙고 병든 저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이 제 입을 열게 하네요.

부디 헤아려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제가 만난 모든 높지 않은 몇몇 공무원분들은

친절하고 저의 어려움에 난감해 했습니다.


그 분들 모두에게 평안한 명절 되시고 좋은 일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 분들 잘못이 아닌 걸 이렇게 글로써 말씀드리며

저의 일로 인해 혹시라도 누군가가 책망 받는 것을 절대로 원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착하고 좋은 인간적인 실무급 공무원분들이 대다수이며

우리같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로하고 가슴 아파하는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 공무원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를 위로해 주신 그 분들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어서 옷깃을 바로하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찮고 보잘 것 없는 늙은이의

소소하면서 사사로운 말을 끝까지 읽어 주신 시장님에게 감사드리면서


오 세훈 시장님의 앞날에 무궁한 영광과 발전이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추신 : 국가 유공자에 대한 모든 제반서류와

       당시 상황에 관한 문서등은 모두 보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위 사항에 조금의 거짓이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조 용분 드림

출처 : 칭다오 도우미 마을
글쓴이 : 남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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