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다름 분들의 황산 여행

[스크랩] 2005 혼자 떠나기...그리고 - 3. 황산 (2)

주님의 착한 종 2007. 9. 13. 16:14

"뗄렐렐레~ 뗄렐렐레~"

 

벌써 6시 반이다.

 

3월 15일이라는 날짜가 무색하게 산밑이라 그런지 무쟈게 춥다.

 

어찌나 추운지 왠만해선 한번자면 아침가지 잘 안일어나는 내가 새벽에 몇번을 깼는지 모른다.

 

여기도 이렇게 추운데 황산꼭대기에 베이하이에서 잤으면 동태됐겠다 싶다.

 

베이하이 일풀볼 때 푸댓자루같은 인민군복 돈받고 빌려준다더니 거짓말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나 같으면 이불 둘러쓰고 봤을텐데...^^

 

 

아침은 간단히 중국식으로 먹고 시간맞춰 빈관앞으로 나가니 왠 관광버스가 온다.

 

엥? 이건뭔가?

 

토니아저씨께 구원의 눈빛을 보내니 중국 관광객이랑 같이 일일투어를 한단다.

 

다 예정된 일정인데 놰 나만 맨날 모르는거야...

 

어쨌든 일일투어비 137원 (문표+왕복버스비+가이드포함이란다. 나한테 가이드가 뭔 소용인지...)

 

황산문을 들어서 오늘 어떻게 할것인가를 논의하고

 

일단 동쪽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후 서쪽 계단으로 내려오기로 했다.

 

아무래도 경치를 볼려면 한번은 걸어야겠고

 

오르막길보다는 내리막길이 더 수월할꺼란 생각에서...

 

(But!!!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내려오는길도 그리 녹녹치 않다.

 

 며칠 다리에 알베겨 죽는줄 알았다. 한라산 등반이후 이런 기분 첨이야~ -,-;;)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연신 우와~우와~ 연속이다.

 

비록 케이블카가 산의 경사면을 따라 움직이는 거라 그리 넓게 보지는 못했지만

 

대단한 산임에는 틀림없는거 같았다.

 

 

황산 문표받는 곳

 

여기를 문표를 사서 올라가면된다.

 

 

 

황산 입장표

 

우너래는 위에있는 130원짜리 표를 사야되는데

 

마침 내가 갔을때가 여성할인기간이라나 뭐라나...

 

암튼 85원에...오~ 째수^^

 

 

동쪽케이블카 타는 곳

 

여기서 케이블타를 타면 한방에 올라가 수 있다.

 

왜 새벽부터 사두르는지 알았다.

 

이른시간인데도 사람이 장난이 아니다.

 

케아블카 내려오기를 기다리며...

 

 

코스확인

 

어자피 가이드 따라다닐꺼지만

 

어디로 가는지는 알아둬야지^^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가이드가 뭐라뭐라 하지만 나에겐 무용지물...

 

또 토니아저씨가 고생하신다^^

 

토니아저씨가 살짝 귓뜸으로 한국사람이 많이 온것 같다며 '좋겠네~'하는 표정을 지으신다.

 

ㅎㅎ

 

저도 말 좀 실컷 해보고 싶어요~

 

이러다 입안에 거미줄 생기겠어요...^^

 

가다가 우리나라 효도관광팀의 한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를 만났다.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니 여자 혼자서 대단하다고 또 어디갈꺼냐고 물으신다.

 

앞으로의 목적지를 말씀드리니 몰라시면서 너무 고생하지말라며 걱정도 해주신다.

 

근데...헉....어디서 왔는지 왠 젊은 남자가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다가

 

약간 가소롭다는듯이 "어디어디가세요?" 란다.

 

좀 아는사람같길래 상세하게 얘기를 했다.

 

"양수오 갔다가 운남이랑 야딩쪽으로 갈려구요" 그랬더니 툭 던지는 말투로

 

"여강 좋은데 가보세요"란다.

 

질세라 나도..."아~ 리장이요? 좋다고 들었어요. 가봐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얼른 할아버지 할머니를 뫼시고 일행팀으로 가버렸다.

 

옆에 있던 토니아저씨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시는데 어찌나 속상하고 부끄럽던지...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듯 마음을 가다듬고 한쪽 코스를 다 둘러본 후

 

잠깐 휴식을 위해 다들 매점족으로 발길을 옮겼다.

 

 

 

두 나무가 하나로 합친거는 연리지라고 한다는데

 

이렇게 한 나무가 둘로 나뉜가는 뭐라고 하나?

 

암튼 여기도 자물쇠천지다^^

 

 

 

 

근데 오늘 날씨가 무쟈~게 좋다.

 

어제까지만도 날씨가 흐려서 경치구경을 제대로 못했다는데...

 

입고 왔던 잠바도 벗고, 가디건도 벗고, 마음같아선 하나 더 벗고 싶었지만...>.< 

 

일행들과 간단히 목을 축이며 얘기를 나누는데 저쪽에서 또 귀에 익은 말이 들려온다.

 

어느 산악회 분들이신지 등산복을 제대로 차려입으신 아저씨 몇분이시다.

 

방가방가~^^ 난 왜이럴까? 속이 없다.

 

얼른가서 도 먼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오셨어요?"

 

"예"

 

끝이다. 

 

허걱... 난 왜이럴까? 필시 내가 문제가 있는게다.

 

문뜩 03년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둔황에 갔을 때 (그때가 거의 2주 동안 한국사람 머리칼도 못봤을 때이다)

 

저녁에 둔황 시내를 걷고 있는데 어디서 귀에 익은 말이 들리길래 쳐다보니

 

패키지로 오셨는지 젊은분들이 서너명 이쪽으로 걸어오는게 아닌가...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한국에서 오셨어요?^^(제발 뭐라고 말좀 시켜줘요~~)"

 

라고 너무나 반갑게 인사했건만, 그 일행들 '이 여자가 왜이래'라는 눈빛으로

 

"그럼, 한국에서 왔지 어디서 왔겠어요"..

 

그러고는 휙 지나가버린다.

 

헉...순간 너무 가슴이 아팠다.

 

난 너무나 반가워서 인사한건데...

 

하긴 패키지로 무리지어 다니는데 뭐가 아쉽겠어

 

옆으로 눈만 돌리면 말이 통하는 얘기나눌 사람이 있는데...

 

하지만 그 사람들은 모를꺼다.

 

여행을 하면서 좋은곳에서, 좋은걸 보며 같이 좋아라 웃으며 얘기나눌 사람이 있는것이

 

얼마나 행복한것인지...아마 죽어도 모를꺼다.

 

이럴때마다 내가 한뼘씩 자라는거 같다.

 

ㅎㅎ (아마 진짜로 자랐으면...난 제크와 콩나무의 콩나무됐을껄~^^)

 

 

 

낙심하는 나를 위로라도 해주는듯 조총아저씨가 숙스러운 듯 뭔가 선물이라고 내민다.

 

어? 왠 자물쇠?

 

아~ 아까 아까봤던 그 자물쇠들...생각이 번떡났다.

 

자세히 보니 어떻게 했는지 내 이름까지 새겨서 왔다.

 

고마워요 조총아저씨~^^ 

 

 

자물쇠와 조총아저씨

 

그 전날 적어준 내 이름을 보여주고 고대로 새겨달라고 했단다.

 

날짜랑 내 이름이 선명하다.

 

 

 

자물쇠 달아놓은 사연

 

여기서 의문을 해결해볼까나~

 

빠꼼한 구석마다 자물쇠가 달려있길래 물어보니

 

연인이 이름을 새기고 여기다가 자물쇠를 잠근 후

 

열쇠를 깊은 골짜기로 던져버리면 그 열쇠를 찾을때까지 사랑을 한단다.

 

결론은 영원한 사랑은 맹새한다는 말이쥐~^^

 

 

 

2003년에 달아놓고 가신

 

김OO씨와 박XX씨도 부디 영원한 사랑 이루시길...

 

 

 

왜 다들 황산, 황산 하는지 알거 같다.

 

웅장한 산세하며 기암절벽이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듯하다.

 

여기저기서 연신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헌하오~"

 

"와~ 경치 쥑이네~"

 

"스고이~"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표현이 다를 뿐 다 같은 감정이다.

 

근데..난 좀 다른 생각이다.

 

작년에 갔었던 백두산보다 훨씬 못하다.

 

물론 여행다녀온 후 황산에 대해 묻는 사람들에게도 나의 느낌을 그대로 전했다.

 

"황산 좋지~ 일생에 한번 가볼만한 곳인거 같아. 하지만 난 백두산이 훨 좋더라"...라고

 

주관적인 감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나는 100% 객관적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황산을 다시가라면 그 돈으로 백두산을 두번 가겠다는게 내 생각이다.

 

(물론 경비면에서 백두산도 만만치 않다. 이를테면 그럼 심정이라는 게지...^^)

 

 

 

말은 안 통하지만 투어로 와서 그런지 여기저기 실속있게 잘도 다닌거 같다.

 

대충 봉우리들을 다 둘러보고 약간 내리막에 들어섰을 때

 

조총아저씨는 힘이 든다며 의자를 타겠단다.

 

그러면서 미안했는지 우리것도 계산할테니 타라고 연신 부추기는데...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한 200m쯤 갈까? 그게 100원이란다.

 

너무 비싸거니와 아직 그 정도의 체력은 있기에 정중히 거절했는데

 

이 아저씨 몇번 권하더니 안되겠는지 혼지 룰루랄라 신나서 타고 간다.

 

의자를 메고가는 사람들의 수고로 생각하면 비싼돈을 받아도 되겠다 싶기도하다.

 

조총 아저씨 실은 저 사람들은 오늘 고생 좀 하는군...^^

 

 

티비에서보던 그 의자다.

 

앞뒤에 두 사람이 한 사람을 나른다.

 

보기는 쉬워보여도 산에서 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들 같다.

 

조총아저씨도 이런 의자를 닸었지...

 

 

타는 사람, 드는 사람 누가 더 힘들까?

 

타는 사람 힘은 덜 들어도 불안할거 같다.

 

 

 

이렇게 걸어가면 경치 구경도 하고 좋잖아~

 

저기 앉은 사람은 뭘볼까?

 

쬐금은 궁금하기도 하다^^

 

 

 

인제 내려갈일만 남았다.

 

여전히 조총아저씨는 힘들다며 케이블을 타고 내려가겠다고 하고

 

나머지 우리셋은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걸어서 내려가는길...

 

체력이 약하신 분들은 다시 고려해보심이...

 

경치는 정말 좋다.

 

단점은 내려와서 죽는다는거지^^

 

나의 운동은 숨쉬기와 걷기가 다인데 오늘 지대 운동한다.

 

어서가서 쉬고만 싶다.

 

근데 이게왠일...

 

버스를 타니 어딜 또 간단다.

 

버스가 도착하고 안들어갈 사람은 그냉 차에 있어도 된다고

 

토니아저씨는 그냥 차에 있으라고 했지만...

 

조총아저씨도 같이 가보자고하고 호기심 발동...따라 나섰다

 

근데 입구부터 범상치않게 철조망안에 큰 구렁인지 뱀인지 분간이 안가는 넘들이 몇십마리다.

 

일단 따라 들어가긴 했는데...

 

알고보니 독사제품 파는곳이란다.

 

여기서 설명을 들으면 독사 독을 넣은 바이주도 마시고 발 맛사지도 해준단다.

 

ㅎㅎ

 

공짜 좋아라 하긴하지만 왠지 좀 그렇다.

 

설명 다 듣고 진짜 줄까 싶었는데...조총 아저씨가 나한테 잔을 내민다.

 

입만대고 먹는 시눙만 했는데도 바이주를 따라 독이 퍼지는거 같다. 어~억

 

이윽고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여자애들이 간이의자를 들고 들어와 사람들 앞에 앉는다.

 

발 맛사지 시작인가보다. 헤헤~ 좋다. 중국와서 첨으로 받아보겠는걸~

 

하고 있는데...이건 뭐 그냥 종아리 좀 쪼물딱 거리다가 끝이란다.

 

헉...역시 상술이다.

 

근데 생각보다 제품을 사가는 사람들이 많다.

 

역시 가이드들의 능력이란...무엇을 생각하든 그 이상이다^^

 

돈많고 사람착한 조총아저씨 물건사고선 입 찢어져라 헤~ 웃으며 나온다.

 

어찌됐던 사는사람 즐겁고 파는사람 돈 벌면 좋은게 좋은거지^^

 

 

 

문제의 독사제품 파는곳이다.

 

당연히 촬영금지구역

 

도촬은 늘 가슴떨리는 애가 살아있음 을 느끼게 한다. 푸헐헐~

 

참 희한한데서도 잘도 느끼기도하다^^

 

오른쪽 테이블위에 놓인게 비암~술이다.

 

 

 

오늘도 저녁은 조총아저씨의 총알 덕택에 포식으로 때웠다.

 

쌩유~ 근데 넘 얻어먹는거 아닌가???

 

식사를 마치고도 밤이 늦도록 졸리운 기색도 없이 다들 얘기꽃을 피우느라 정신이 없다.

 

여행의 참 묘미는 어디를 갔느냐가 아니라 이런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게 아닌가 싶다.

 

 

 

* 용량초과로 황산사진은 별책부록으로~^^

출처 : 떠나기..그리고 더하기
글쓴이 : 소영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