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다름 분들의 황산 여행

바람의 전설-- 황산, 아아, 황산 (제 1부 , 그 서막)

주님의 착한 종 2007. 9. 12. 16:54

출처 : 중여동  글쓴이 : 바람의 전설

 

             황산, 아아, 황산 (제 1부 , 그 서막)

황산은 내 50일 간의 여행 중에 저물 무렵에 해당한다.

그것은 아름답게 지는 황혼이요, 절정이다. 이 황산 여행을 마지막으로 내

여행은 급격히 마무리된다.

나는 새벽 2시 49분에 열차를 타고 5시 30분에 安慶서역에 도착하여

다시 안경 버스터미널로 가서 7시 30분에 황산풍경구로 이동하였다.

황산에 도착하니 오후 1시가 가까워 왔다.

점심을 먹고 숙소에 있는 차를 이용하여 봉황원(鳳凰源)과 천호(天湖)를

구경하였다. 각각 입장료는 학생표로 20원이었는데 비가 좀 와서 봉황원은

서두는 바람에 제대로 구경을 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천호가 훨신 기억에

남는다. 황산의 날씨는 이 골짜기에 비가 오면 저 골짜기에는 햇볕이 나는

등 아주 기괴하다고 말한다.

특히 천호에서는 땟목을 타고 물길을 따라가 계곡을 구경하는데 한 번 가볼

만한 곳이다. 물이 맑고 양 안 기슭에는 대나무가 자라며 냇가의 바위들은

그 재질이 아주 단단하여 바위에서 윤이 나고 그 빛이 희고 밝으며 차져

보인다.

그 바위에 석각을 한 것도 여럿 있는데 볼만하다.

이 천호에서 재배하는 차밭을 구경하고 내려와 차를 한 잔 마시고 차를 작은

통으로 한통 샀다. 차를 파는 곳은 내 차 주인이 안내하여 따라 가서 마시고

산 것인데 장삿속으로 하는 것인 줄 다 알지만 그냥 나오기 미안해 약간만

비싸다 싶은 선에서 한 통 산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 가지고 와서 마셔보니 그렇게 좋은지는 모르겠다.

내가 차맛을 모르는 것인지.

이날 특이한 일이 하나 발생했다.

식당 겸 여관에서 밥을 먹고 봉황원을 가기 위해 차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차가 정지했다. 뱀이 한 마리 치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독사 종류인데 1 미터는 족히 되는 큰 것으로 내장이 터져

죽으면서 몸을 뒤트는데 매우 사나운 느낌이 들게 생긴 검은빛이 도는 뱀이다.

 

앞에 가던 차에서도 사람이 내려 그 뱀을 차지하려고 했는데 내 차 주인이

우선권을 주장하여 결국 뱀을 봉지에 담아 가지고 왔다.

차 주인은 오늘 아주 운이 좋다고 하며 뱀이 정력에 좋다는 얘기와 함께

뽀빠이처럼 팔을 들어 알통에 힘을 주는 시늉을 한다.

그 덕분에 그날 저녁은 내가 원하는 대로 요리를 해주고(물론 돈은 냈다.)

나의 빨래를 잘 마르도록 신경을 써 주고 했다.

천호에서 본 한 자락 계곡만으로도 황산의 경치가 예사롭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을 했다. 그 맑은 물과 차진 바위, 그리고 기괴한 날씨…

나는 여관으로 돌아와 황산구의 작은 마을을 구경했다. 아미산 풍경구와

정상 부근에 있는 여관촌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호텔보다는 식당을 겸하는

숙박업체가 많았는데 1층은 식당이고 그 위로 몇 층은 여관이고 그렇다.

 

나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인 30원에 묵었다.

혹 독자들은 내가 편안하게 싸고 괜찮은 방을 찾았을 거라는 오해는 하지

말기 바란다. 나는 여전히 새로운 곳에 당도하면 각다귀들을 물리치고 몇

군데의 숙박지를 타진한 다음 가장 좋은 곳을 선택하는 방법을 썼고 무거운

가방을 맨 채 그랬다는 사실을 유념해 주기 바란다.

매번 그것을 쓰기가 뭐해서 그냥 생략하는 것일 뿐이다.

황산을 특별히 좋아하는 한 선생님께 드리기 위해 황산 담배를 두 갑 샀다.

그리고 슈퍼에서 우유며 빵, 소시지 등, 산에서 먹을 충분한 식료품을 구입

하였다. 어제 바빠 못 쓴 일기를 쓰고 그동안 쓴 돈을 계산하고 그리고는

복숭아를 깍아먹고 쉬면서 황산 지도를 펴 놓고 꼼꼼하게 산행 루트를

점검하고 잤다.

황산은 옛날 명칭으로는 이산( 山) 이라고 하였는데 당나라 때 개명 한

것으로 보인다. 전해 오기로 삼황 오제 중 한 사람인 黃帝가 이곳에서 선약을

 만들었다고 해서 황산이라고 했다 한다.

 

내 생각엔 아마도 당나라의 성씨가 이씨여서 이씨 성을 가진 노자(노자의

성은 이씨고 이름은 耳이며 자는 聃인데 나는 栗谷 李珥 하면 발음이

비슷해서인지 자꾸 노자가 생각나고 한다.)를 존중했고 황제도 도가에서

추앙하는 인물이므로 그 명칭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어디 문헌을 많이 찾아보면 알 수도 있을지...

황산을 오르는 길은 두 길인데 자광각과 운곡사이다.

둘 다 케이블카가 있지만 나는 이용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자광각을 간다는 작은 차를 탔는데 대부분의 손님들이

운곡사로 갔으므로 운전수가 운곡사로 차를 몰았다.

그 운전수는 운곡사에서 손님들이 내릴 때 나에게도 운곡사를 통해서 산을

오르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다.

내가 보기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운곡사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어젯밤에 분석한 것을 믿고 자광각으로 가겠다고 말하고는

빨리 자광각으로 가자고 했다. 결국 그 차로 다시 돌아갔는데 중간 지점에서

동업자에게 나를 인계한다.

그 바람에 귀한 아침 시간 반 시간 정도는 날라갔다.

자광각 매표소에도 적지않은 사람들이 몰렸다.

문표는 학생 할인 안되고 91원이다.

나는 천도봉으로 향하는 돌 계단을 밟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황산은 그 이름이 헛되이 나지 않았다는 것을 나에게 확인시켜 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