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다름 분들의 황산 여행

경녀의 두번째 황산 (1)

주님의 착한 종 2007. 9. 12. 16:38

출처 : 중여동   글쓴이 : 구경녀님.

 

1월24일
아침일찍 일어나서 502번 버스를 타고 장거리 버스 서역에 가서

아침 7시 20분 황산행 버스를 탔다(황산대문행. 54위엔).

 

아침은 역앞에서 파는 찐빵+우유로 해결. 역앞에는 식당도 있었다.

일부러 아침식사를 준비하지 않아도 될 듯.

버스를 탔는데 작은 버스(마을버스크기)였지만 듣던것보단 탈만했다.

하지만 덩치가 큰 사람은 좀 힘들지도...

황산역(툰시)까지 왔는데 오후 두시가 넘어 있었다.

오늘 북해빈관까지 가기로 일정을 정해논 우리는 긴장했지만

'괜찮아...빠르면 3시정도면 운곡사까지 갈 수도 있을 거야..'하며

불안한 자신을 달랬다.

그러나 왠걸. 황산역에서 황산대문까지는 무려 버스로 2시간정도가 소요되는

 거리였다. 우리가 운곡사에서 내렸을 때는

(황산대문에서 버스하차. 그곳에서 택시로 갈아탔다. 처음에 50위엔 달라는

걸. 30위엔-2인-까지 깎았다. 이것도 시간이 늦어서 흥정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임. 더 깎는 것도 가능할 듯.)

이미 4시 30분 가까이 되 있었다.

케이블 카도 끊긴 시간(원래 탈 생각도 없었지만)이었다.

택시 운전기사가 이 시간에 산에 올라가지도 못하니 자고 가란다.

그러면서 부르는 게 1인당 250위엔.

미쳤나? 우리는 황산표를 끊고(학생표 55위엔. 어른은 비수기 요금이 60

위엔이다. 성수기-여름-에는 80인 듯. +보험료 2위엔. 보험증을 보니 사망할

경우 최대 8000위엔까지 보장된단다.)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늦은 시간이라 아무도 없었다.

황산에서 짐을 나른다는 유명한 짐꾼들이 종종 날렵+가벼운(저녁이라 짐을

맨 사람이 없다) 몸으로 내려올 뿐.

정말 산끝까지 돌 계단이 나 있었다.

바람같이 걸어서 케이블카 종점에 오니 6시 정도로 그나마 남아있던 밝은

빛이 사라지고 산은 어둠에 쌓이고 있었다.

그러자 길옆의 작은 조명들이 켜지기 시작했다.

눈송이가 날리기 시작하면서 길은 금세 하얗게 변해갔다.

덕분에 계단의 경계가 불명확해 우리는 후레쉬를 켜고 그곳에서 가깝다는

북해빈관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엄청난 방향치인 우리들은 평지에 들어서면서 이곳저곳으로

갈라지기 시작하는 길들을 보고 지레 겁을 먹기 시작했다.

사방이 캄캄하고 눈도 오고.... 길은 갈라지고.....

조금 가다보니 왼쪽에 조그만 집이 보인다.

그곳으로 올라가니 어떤 할아버지가 계시길래 북해빈관이 어디 있냐고

물으니 죽 가라신다. 하지만 겁을 먹을 우리들.

조금 가다가 다시 갈래길이 나오자 되돌아와서 아시 할아버지께

'여기가 빈관이냐?'고 물어봤다.

말도 안되는 말이지만 우리의 의도는 북해빈관 찾기도 힘든데 혹시 아까

할아버지가 계셨던 곳도 여관같은 곳일지도 모르니까 하루 잘 수 있냐고

물어보자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그런 우리가 불쌍해 보였는지 손수 앞장서서 걷기 시작하셨다.

갈라지는 길들에서는 계속 왼쪽으로.... 그렇게 가니 동양풍의 지붕을 한

호텔이 나온다.

그곳이 북해빈관이란다 (눈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먼 길을 바래다 주신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우리는 그곳에서도 예상치 않은 도움을 받았다.

프론트에 가서 50위엔짜리 도미토리가 있냐고 했더니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절망했다. 그것만 믿고 왔던 것이다.

북해빈관의 2인실에서 묵으려면 500위엔이나 내야한다.

그때 옆 소파에 앉아있던 한국인 관광 가이드를 하던 조선족(?) 여자분이

우리를 구제해 주셨다.

 

그분이 물으니 방이 있단다(역시 언어가...). 근데 난방이 안 되니 추울 건

각오하라고... 그런 것에 겁먹을 우리들이 아니지....

도미토리는 호텔 건물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호텔 전면의 농구장에서 좀 더

앞쪽의 산에 듬성듬성 지어져 있는 콘도같이 생긴 건물들...

그것들이 도미토리였다. (다음날 보니 꽤나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잔 것

같았다).

방에 들어서니 밤 7시정도? 우와..... 별로 시간이 안 지난 것이었다.

진짜 길게 느껴졌는데....방은 6인 1실이었다.

사람들이 없는 덕에 다행히도 우리는 각자 이불을 3개씩 덮고 이불안에서나마

 따뜻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세수를 하는데 물이 진짜 상상이상으로 찼다.

나는 사실 겨울에도 집에서 세수할때 찬 물로 한다. 이곳에서도 당연히

찬물로 세수하려고 물에 손을 담근 순간... 가죽이 �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손 자체가 �겨나가는 듯한 고통이 손가락에 엄습했다.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찬 물은 처음이었다. 드라이아이스보다 더 아프다..

 

흑.... 결국 눈물을 머금고 따뜻한 물과 섞었는데 물을 섞어도 여전히 찼다.

그 와중에서도 머리를 감은 지숙양...

그날 밤 지숙이는 꽁꽁 언 머리카락을 베게에 묻고 잠이 들었다 (방 온도가

영하라는 사실이 그로 인해 입증됐다.)

P.S... 한국에서부터 줄곧 들고 다녔던 짜장범벅을 오늘 밤에서야 해치웠다.

그런데 짜장범벅을 먹으려고 가방에서 꺼내니 뚜껑부위가 부풀어 있는

것이었다.

'이게 상했나....?'
궁금해하며 상한(?)짜장범벅을 해치운 우리의 궁금증은 가방에서 봉지

과자를 꺼내고서야 풀렸다.

과자봉지가 아주 빵빵하게 불어있었던 것.....

'아하....!!!'.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 우리들...
산 위로 올라온 덕분에 기압이 낮아져서 이것들이 부푼 것이었던 것이다.

참고로 내 물병은 열 때 쉬익소리를 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