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밤 10시 반에
실비마님이 사랑하던 막달레나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 마흔 둘,
한 살 더 많은 남편 바오로와
소영이와 한 반인 큰딸 소연이 그리고 이제 6학년 짜리 작은 딸을
남기고 주님의 나라로 갔습니다.
갑상선 암이였답니다.
말단 공무원의 아내가 되어 자기 아이들은 잘 키우겠다며
억척스레 일하던 여자였는데
딸이 대학 들어가는 것도 보지 못하고
멀리 떠나갔습니다.
약 3년에 걸친 수술과 각종 항암 치료...
그리고 마지막까지 견딜 수 없었던 고통들.
일주일 전, 신변 정리를 끝내고
부천 성가병원에 갔는데
끝내 떨들에게는 엄마를 다시 보지는 못할 거라는
이야기를 못했답니다.
실비와 교유들이 9일 기도를 그렇게도 열심히 바쳤건만
하느님은 막달레나의 영혼이 필요했던가 봅니다.
바오로는 막달레나가 운명하자
제일 먼저 실비에게 전화를 했더군요.
그렇게도 기댈 사람이 없었던지..
어제 밤 9시 반에 장례미사가 있었습니다.
마지막 보내는 길이라...
경건한 마음으로 복사를 섰습니다.
아내를 잃은 바오로는 왜 그리 어깨가 좁아 보이던지...
운명하기 이틀 전에
막달레나는 병자성사를 청했고
그 견딜 수 없는 통증 속에서도 고해성사를 보고
무릎을 꿇고 성체를 모시고는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더랍니다.
막달레나가 운명한 후,
실비는 전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무래도 안정제라도 처방을 받아가야 할까 봅니다.
오늘 9시에 발인이라고 했으니까
지금쯤은 아마 하관이 진행되고 있을까요?
부디 주님께서 막달레나를 잘 받아주시기를 빌며
다시는 아프지 않았으면...
어제 장례미사에는
예전에 같은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분당으로 이사 간 대자 요셉과 마리아도 왔고
수원교구로 이사간 마르꼬와 레지나도 왔고
요한과 지따, 모이세와 데레사도 왔습니다.
미사가 끝나고 연도를 바친 후
너무 늦기도 했지만, 그대로 보낼 수가 없어
동네 감자탕 집에 모두 모여 술 한잔 씩 나누고
두 시에 헤어졌습니다.
마음이 아파서인지...
술도 별로 안 취하고, 술자리도 조용하고...
혹시 생각나면
막달레나의 영혼과 바오로와 두 딸들을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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