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형님께서 올려주신 잉카 유적을 보다가 문뜩 생각이 나서 몇 자 끄적입니다.
몇일 전에, 직원들과 영화구경을 갔습니다. Kingdom of Heaven.
그 영화를 보며, 인간들이 제 멋대로 판단하는 신의 뜻을 생각합니다. 신의 뜻이란 미명하에 벌어졌던 십자군 전쟁... 이후, 이천년을 이어 온 무슬림과의 전쟁과 반목. 아랍 종족도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둔 형제였건만 교황청은 전쟁을 선택했던 것이고...
예수님을 모르는 이방인들은 결코 구원받을 수 없음으로 결국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죽여도 죄가 아니었겠지요.
잉카, 마야, 아즈텍으로 점철되는 찬란한 문화... 그러나 스페인의 코르테즈나 피사로의 눈에는 그들은 예수를 모르는 미개한 종족에 불과했기에 불과 몇년 사이에 아메리카 대륙의 문화를 꽃피운 왕조는 모두 전멸하고 말았습니다. 신의 뜻에 의해...
메이플라워를 타고 아메리카에 도착한 청교도들... 오랜 항해로 지치고 병든 그들을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먹을 것과 잠자리를 마련해 줍니다. 처음에는 감사했겠지요. 그러나 역시 예수를 모르는 이방의 미개 종족이란 것을 깨닫는 데에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겁니다.
학살... 그리고 사랑의 종교를 가졌던 그들의 몸에서 천연두와 성병이 흘러나왔고 전혀 그런 병을 알지 못했던 원주민들은 순식간에 몰살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한 십여 년쯤 되었나요? 미션이란 영화를 보고 온 날 밤에, 나는 가슴이 저려 밤을 새웠습니다.
이과수 폭포를 배경으로 시작된 이 영화. 예수회 신부님이 이과수 폭포를 기어올라 가는 것으로 이 영화는 시작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원주민들을 선교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권력자들은 또 다른 신의 뜻을 받아들입니다. 미개한 원주민들을 노예로 부려먹어도 괜찮다는... 수도회의 요청으로 추기경이 파견되지만, 추기경은 정치가 우선이었을 겁니다.
두 수사가 묵주 대신 총을 들고 나서고 (아마 이 분들이 해방신학의 선구자 였지 싶습니다.) 성광을 들고 나서는 사제를 뒤따른 마을 사람들은 모두 전멸을 하고 맙니다.
안 중근 토마스 의사. 온 국민들이 칭송해 마지않는 그 분을 한국의 천주교회는 살인범이라는 이유로 파문을 시켰다지요. 그 분을 복권시킨 것이 언제더라...
"오직 나를 통하지 않고는 결코 하느님을 뵐 수 없다" 그러므로 예수를 모르면 모두 적으로 간주했던 오만들... 그것을 신의 뜻으로 치부했던 졸렬.
예수를 모르던 이 땅의 선조들은 아무도 천국을 갈 수 없었을 테니까.. 그렇다면 하느님은 정말로 편협한... 사랑을 모르는 하느님 아닙니까?
승하하신 요한 바오로 교황께서 늦게나마 교회의 잘못에 대해 반성을 하셨지만... 우리는 이민족과 이교도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져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저 횡설수설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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