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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2년05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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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왔습니다.
그리고는 제일 먼저 찾은 곳이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입니다.
저도 한동안 삼성전자에 근무한 적이 있어서일까요?
은근히 자부심을 느낍니다.
당시에는 일제 전자제품이 세계를 석권하고 있었습니다.
소니는 TV의 대명사였고요.
게다가 선풍적 인기를 몰고 온 워크맨은
가히 일본의 최고 전성기를 이끄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시절, 동경에 출장을 갔었는데
서울의 전자상가 같은 곳인 아키하바라 거리를
업무 후에는 빼놓지 않고 돌아 보았지요.
정말 부러웠습니다.
저들의 기술 수준은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성역과도 같았으니까요.
더구나..
당시 한국에서 인기절정이던 삼성 이코노 티비를
아키하바라에서는 눈을 비비고 찾아도 없었습니다.
나중에 일본에 나가있던 지인이 들려준 이야기..
한국산 티비는 값싼 여관 같은 곳에서나
구매한다는..
귀국할 때,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저는 정말 밥통같이
조지루시 코끼리 전자 밥통을 사왔습니다.
한국 주부들에게 코끼리 전자밥통은
최고의 선물이었기에
좋은 남편이 되고 싶었나봅니다.
그런데, 아직도 세게 최대 기술국이고
최대의 산업국가이며, 최강의 국방력을 자랑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통령이
삼성전자를 찾아오다니요..
정말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지금은요..
미국의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스,
최고급 백화점인 버그도프 굿맨 등에 가보면
삼성 LG에 가려 소니는 눈에 띠지 않습니다.
한 번 가보세요.
어깨가 펴지고 한국민이라는 자긍심이 솟아납니다.
그런면에서 한국의 기업인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속도를 경쟁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빠를수록 박수를 받는 세상입니다.
어느 새 ‘빠른 것은 좋고,
느린 것은 나쁘다.’는 등식이 생겼지요.
삼성 반도체는 그런 성능면에서
세계를 입도하고 타의추종을 불허합니다.
1등이 독주하고, 2등은 간산히 연명하고
3등은 도태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생은 꼭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빠른 것은 그저 빠른 것일 뿐이고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어야 합니다.
느린 것 역시 그저 느린 것일 뿐이지
윤리적으로 평가 받을 일은 아니어야 하고요.
그럼에도 일등은 영웅이고,
이등 삼등은 시큰둥한 대우를 받습니다.
금메달에는 국가가 연주되지만
은메달과 동메달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인생은 올림픽이 아닌데도
사람들은 열심히 뜁니다.
아이들도 뛰고 어른들도 마찬가집니다.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뜁니다.
유명 유치원에는 밤샘하며 줄을 서야
입학이 가능한 적도 있었습니다.
대학을 마쳐도 뛰지 않으면 취업이 어렵고
어렵게 회사원이 되어도 여전히 뛰어야 합니다.
가만있는 자에게 승진은 없습니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뛰어야 인정받습니다.
이것이 요즈음의 인생입니다.
저 또한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새벽별보고 출근해서 저녁별보고 퇴근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환하게 밝혀진 빌딩들이 보입니다.
물론 영속성이 필요한 연구실 같은 곳은 불을 끌 수가 없고
컴퓨터 관련 부서 직원들은
남이 잠들고 난 뒤에만 일을 할 수 있는
불가피한 특성도 있음은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나이가 70이 넘어 이제 뒤돌아보니
그때에는 너무 달리기만 했다는 생각이 들고
제 딸들, 사위들, 손녀들은
정말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빨리 뛰면 빨리 망가집니다.
삶에도 제동 장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신앙인이라면,
가끔이라도 한 번쯤 멈추어 서서
지난날을 돌아보는 여유를 찾아야 하고,
잘잘못을 돌이키는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하고,
하느님의 사람답게 살고 있는지
소란한 곳을 피해 조용한 곳에서 정념하는
피정의 시간을 가져야만 합니다.
그렇게 해서 세상이 당신을 미워해도
자신이 머물고 싶은 곳에서만 안주하지 말고
당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빛과 소금이 되는
그런 역할을 하면 정말 좋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요한 15,19)
오늘 복음말씀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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