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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2년05월03일)

주님의 착한 종 2022. 5. 3.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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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2년05월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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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5월은 많이 바쁜 달입니다.

우선 매주 월요일에는

비정규 성체분배권 수여 교육이 있고

이번 토요일부터는 3주간

2차 연령회원 영성교육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어제는 저희 본당에 성모의 밤 행사가 있었는데

저는 참석을 못하고

대신 성체분배 수여 첫 교육을 다녀왔습니다

40여년 전, 산곡3동 천막성당 시절 어느 날

최분도 신부님께서 부르시더니

성체분배권 교육을 다녀와” 하시더군요.

그러시면서 누구 누구와 함께

교육 받고 오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그 분들은 저보다 대략 20세 가까이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었습니다.

제가 서른 댓 살 정도였는데..

 

당시 교육을 담당하셨던 분들이

故 최규산 주교님과 이찬우 신부님이셨으니..

그떄는 참 젊으셨었는데..

 

아무튼 그 이후로 20년 가까이

계속 성체분배 봉사를 했는데

정말 힘든 봉사였습니다.

 

 

우선, 거룩한 성체를 대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고

혹시라도 불경을 저지르지는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마음이 편치 못했고

(물론 수시로 성사를 보았지만..)

더 어려웠던 것은 혹시라도 나로 인해

분심을 갖는 교우들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부자유스러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20년간 성체분배를 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

어느새 성체를 대하는 태도가

예전 같지 않게 느껴지는 것 같아서

깜짝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정년퇴임을 하고 중국에 가면서

자연스럽게 성체분배권자 그룹에서 헤어났는데

15년 만에 다시 성체분배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겠습니다.

 

 

오늘은 성 야고보와 성 필립보 축일입니다.

 

열두 사도들 가운데 하나인 필립보 사도의 얘기는

요한복음(1,43-46)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필립보를 제자로 부르신 곳이

세례자 요한이 세례를 베풀었던

요르단 강 건너편 베타니아 근처였기 때문에,

학자들은 필립보가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간택된 필립보는 나타나엘을

찾아가 자신이 메시아를 만났다고 고백합니다.

그 사실을 미심쩍게 여기는 나타나엘에게 필립보는

와서 보시오.” 하면서 그를 예수님께로 이끌어 줍니다.

 

이 “와서 보시오.”라는 말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을 부르실 때 사용한 표현이라고 하지요.

 

(예전에는 가톨릭 교회의 선교가 이러했답니다.

와서 보시오.. 쉽게 말하면 너무도 적극적인

선교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필립보는 나타나엘이 자신처럼 예수님을

직접 만나 봄으로써 그분의 제자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서 이 표현을 썼을 것입니다.

이처럼 필립보는 다른 사람들을 예수님께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알페오의 아들 야고보)

 

다 아시겠지만, 야고보는 성경에 동명이인으로 나옵니다.

한 사람은 제베대오의 아들이고

다른 한 사람은 알패오의 아들인데,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야고보는 알패오의 아들로

작은 야고보’라고도 불리는 사도를 말합니다.

 

작은 야고보라고 불리는 것은

성경에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에 비해

훨씬 적게 언급되기 때문이라는 군요.

 

 

오늘 복음은 요한 14,6-14 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필립보는

아버지를 뵙게 해 달라고 예수님께 청합니다.

 

아버지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는 감히 하느님을 보여 달라고 청한 것입니다.

놀라운 발언입니다.

 

몰라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그만큼 예수님을 가깝고

정이 많으신 분으로 느낀 것일까요?

 

스승님께서는 따듯한 대답을 들려주십니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다.

세월이 흐르면서 필립보는 스승님을

하느님으로 깨닫고 모시게 된 것 같습니다.

함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주님에 관한 일은 예수님과 함께해야 깨달음이 옵니다.

성경을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성경을 멀리하면

그분을 깨닫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지식이 곧 신앙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떠난 지식은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필립보처럼

예수님과 함께 지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성경 읽기와 영성체를 통해

언제든지 예수님을 만날 수 있지 않습니까?

 

성체를 모실 때마다 아버지를 깨닫게 해 주십사

 청해야겠습니다.

필립보의 마음이 되어 청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