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 공지

오늘의 묵상(2022년05월01일)

주님의 착한 종 2022. 5. 1. 06:11

.

.

오늘의 묵상(2022년05월01일)

.

.

 

위의 작품은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Primavera 봄)입니다.

봄의 환희로움을 그린 작품이라고 합니다.

 

3,4월은 봄이지만 스산하고 춥게 느껴집니다..

온갖 꽃들이 피고지는 약동하는 봄이지만

피부로 느끼기엔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지요.

 

May Queen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들 말합니다.

따스하고 화창한 맑고 푸른 하늘과 달콤한 바람이

사람들의 기분을 들뜨게 합니다.

 

가정의 달이라고 떠들어도 넘침이 없지요.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에 이어

스승의 날, 부처님 오신 날까지 몰려있습니다.

요즘 달력에 보니 입양의 날도 있더군요.

물론 ‘성모의 밤’ 행사도 있습니다.

일년 중 제일 아름답고 행사가 많은 계절이 5월인가 싶습니다.

모든 행사가 단 하루 만이지만

성모성월은 5월 한 달 내내 이어집니다.

 

 

우리가 잘 살고부터는 이 5월이

아름다운 여왕의 계절임에 틀림없습니다.

 

5월을 띄워 올리는 말들을 듣다 보면

어릴 적 생각이 납니다.

 

대부분의 민초들의 5월은 잔인한 달이었습니다 .

늘 식량이 모자랐던 그 시절에

5월 쯤이면 대부분의 가정에선 양식이 거의 다 떨어지지요.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았고, 벼는 모심기도 못한 시기에

대체식량이 없어 굶기를 밥 먹듯 했습니다.

 

보리가 날 때까지의 힘든 시기를

보릿고개라 불렀습니다.

 

보리개떡을 아십니까?

덜 익은 벼를 훑어 떡을 만들어 허기를 채웠습니다.

 

극심한 춘궁기를 힘겹게 넘겨야 했던,

그러면서도 우리 세대에게는 당신들의 보리개떡

한 조각이라도 더 떼어 먹이려 하셨던

 이제는 모두 떠나간 부모님 세대들의 5월은

어떻게 표현해야 적절할까요?

 

고생만 직사하게 하신 그 분들의 수고로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부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될 것 같습니다.

 

 

어제 해군본부 웨딩홀에 다녀왔습니다.

 

총각시절에 친구들의 결혼식 때

저는 꽤 몸값이 나갔습니다. ㅎㅎ

예식장에서는 사회를 도맡아 했고

성당의 혼배미사 때에는 복사를 했으니까요.

 

저의 첫 직장에서 제 별명이 복사였습니다.

 

요즈음 결혼식장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선 우는 신부를 못 보았습니다.

수줍어하는 신부 역시 없더군요.

우리 때의 결혼식장이 근엄했다면

지금은 조금은 가볍고 유모어스럽습니다.

 

주례 선생님도 대개 모시지 않고

신랑이나 신부의 아버지가 대신하더군요.

기회가 되면 나중에 결혼식장을 주제로

글을 한 번 써봐야 하겠습니다.

 

 

아름다운 계절,

 계절의 여왕 5월, 성모성월

이 아름다운 달에 은총 많이 받도록

노력해 보기를 기원하며 오늘의 묵상을 시작합니다.

 

해마다 5월의 첫 주일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죽음의 문화’의 위험성을 깨우치고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참된 가치를 되새기는

생명 주일’입니다.

 

교회가 이 땅에 더욱 적극적으로

생명의 문화’를 건설해 나가자는 데

생명 주일을 지내는 뜻이 있습니다.

 

오늘 부활 제3주일의 독서와 복음의 주제는

부활의 증언입니다.

 

사람들은 거룩하고 죄 없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배척하고

마침내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을 죽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십니다.

주님의 사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증언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요한 21,1-19입니다.

 

스승이 돌아가시자 제자들 몇몇은

옛날 직업인 어부로 돌아갔습니다.

스승님께서는 계시지 않고,

무얼 해야 할지 막막했을 것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그들은 고기잡이를 떠났던 것입니다.

 

하지만 밤새 그물질을 했어도

단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아침이 될 무렵,

부활하신 스승님께서 그들 곁으로 오셨습니다.

그러고는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하십니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음성이었습니다.

그들은 끌리듯 그물을 던집니다.

결과는 그물을 끌어 올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고기였지요.

제자들은 밤새 노력했지만

한 마리도 잡을 수 없었는데 말입니다.

전직이 어부였던 그들인데도 헛수고만 했습니다.

그러나 스승님께서 함께하시니까

엄청난 고기가 잡혔습니다.

제자들은 밤새 끙끙 앓아도 스승님의

죽음의 의미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그분께서 오시니까

금방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가르침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전혀 몰랐던 부활의 신비였지만,

그분께서 같이 계시면 깨닫게 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모시면 삶은 서서히 달라집니다.

 

 

신문에 났던 이야기입니다.

한 정치인이 살아 있는 성녀로 존경 받던

마더 데레사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답니다.

 

수녀님께서 하시는 일이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기는 하나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하여

가끔 좌절하거나 실망한 적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에 대한 데레사 수녀님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실망하거나 좌절한 적이 결코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성공의 임무를 주신 것이 아니라

사랑의 임무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당신의 양들을 잘 돌보아 달라는 사명을 주십니다.

이 사명은 당신의 자녀들을

사랑으로 잘 보살피라는 임무입니다.

 

 

오늘날 한국 천주교회는 양적으로

그 어느 나라보다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양적 성장을 거듭하는 우리 한국 교회는

세계 여러 나라 교회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부여하신

사랑의 사명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교회 안에서 서로 사랑을 나누며 내적으로 성장할 때,

외적인 발전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니까요.

교회의 본질은 사랑의 실천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지금 주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어떠한 사랑의 임무를 주시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내일부터는 야외에서 마스크 쓰기가 해제된답니다.

어쨌든 기쁩니다.

호흡의 답답함도 풀리고

꽇 향기도 맡아질 것이고

서로의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게 되니까요.

 

이 기쁨은 서로 미소로 나누며

더 행복한 5월이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