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청도 이야기

청도에서 온 편지 - 나비야 청산가자,범나비야 너도 가자

주님의 착한 종 2017. 1. 10. 08:32



며칠간의 안개가 한 곳에 모이더니

때묻은 곳곳마다 방울져서 내립니다.

그것이 도의인가,사랑인가,의리인가 했더니.

땅에 떨어지자마자 온통 구정물로 변합니다.

 

어제 괜히 세차를 하였구나!!!ㅠㅠ

 

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기쁘게 해 주는 사람을 위하여 얼굴을 꾸민다.

 

진나라에 예양이란 선비가 있었습니다

가진 것 없고,배경도 어설프나 마음만은 정결하고 도의를 아는 선비입니다


이전투구의 권력집단 안에서 온갖 굴욕을 겪었는데 

우연히 지백이라는 중신이 그의 품성을 알아보고 높은 자리에 등용하었습니다


권력다툼에서 지백이 정적 조양자에게 죽임을 당하자 복수를 다짐합니다만

몇번의 시도에도 실패하고 끝내는 조양자에게 잡힘을 당합니다

죽으면서 바로 위와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그러면서 "내 그대를 죽이지는 못하였으나 

원컨대 그대의 겉 옷을 내게 주면 그것이라도 베어 주군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

 

저 비가 동전이라면 비록 땅에 떨어져 구정물속에 잠겼어도 

우리는 닦아서 잘 쓰지요

근데 도의와 의리는 그냥 내버려 둡니다

알아주는 이 없고 쓸데가 없지요

한마디로 돈 안된다는 것입니다.


금전만능의 시대요.쥐꼬리 권력도 조자룡 헌 칼 쓰듯 하는 

구정물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비록 시대와 동떨어진 예양의 의리상이라도 그런 삶이 그립습니다

얼마나 멋집니까.

 

나비야 청산가자 범나비도 함께가자

가다가 날 저물면 꽃잎에 쉬다가자

(청구영언)

 

등려군의 '在水一方' 은은한 휘파람으로 듣습니다.

“所謂伊人 在水一方'

(내 마음의 그님은 물 건너편에 살고 계시네..)

 

봄비 같은 겨울비 감상하며..

점심 맛있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