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90년도 중.후반으로 기억합니다.
칭다오에 고급 아파트와 빌라가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평당 약 2천 위엔(당시 환율로 한화 2십만원). 150평이면 우리돈으로 3천만원 정도 되었습니다.
초창기에 청도로 와서 부동산업을 하는 최모 사장님에게서 끈질지게 제안을 받았습니다.
한국 아파트를 팔면 여기 해변쪽 풍광 좋은 고급 아파트 서너채 구입할 수 있으니 지금이 기회다 라고 말입니다.
당시, 코딱지만한 공장하나 운영하느라 정신이 없을 때라 한쪽 귀로 듣고 저쪽 귀로 흘려 버렸습니다.
30대의 나이로 팔팔하고 세상 무슨일에나 자신있어 하던 때라, 불로소득에 대해서는 감정이 별로 흥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릴때 부터 사회생활을 해서인지 맡은 업에 열심히,정직하게 최선을 다하면 이재(理財)는 그에 비례해서 만들어 진다고 삶에 또 사회에 믿음과 자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안 받을 때마다 항상 하는 대답은 뻔했습니다." 그 돈으로 기계 하나 더 사고 금형 하나 더 만드는게 돈을 버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지금 그 아파트는 싯가로 4~5억(한화) 합니다. 만약 네채 정도 구입했었으면 20억은 아무 짓도 안 하고도 그냥 앉아서 벌었을 겁니다. 그러면, 내 철학과 이론대로 기업을 운영하면서 최소 그 이상은 벌어 놓았느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닙니다. 그럼 무엇을 위해 기업을 하느냐 물으면 대답은 또 시원하게 합니다. "돈 벌기 위해서...". 이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이율배반이란 말입니까.
살아오면서 그와 비슷한 기회를 참 많이 흘려 버렸습니다.
지방 촌놈이 처음으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최소 3번의 이재 기회가 있었다고 봅니다. 한번은 회사가 상장하는 날. 당시 명성이 약한 회사는 주식을 발행해도 사 주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직원들에게 우리사주로 강제로 떠 안기는 풍토가 만연할 때 였습니다. 먹고 살기도 빠듯한 월급장이 인지라 이를 시큰둥하게 여긴 사원들이 자기 몫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부서장은 할당량을 채우느라 진땀을 뺍니다. 저도 제 할당량만큼은 책임을 다 했습니다만, 상장후 의무 보유기간이 끝나자마자 몽땅 팔아버렸습니다. 그런데 2년후 그 놈의 주식값이 다섯배가 올라가 있지 뭡니까.
입사후 2년정도 지나니 입사동기 13명 중 거의 다 경쟁업체나 하청업체로 스카웃되어 가 버리고 달랑 두명만 남았습니다. 스카웃 조건이 아주 환상적이었습니다. 주택은 기본이고 당시 마이카 시절도 아닌데 차량 한 대씩 제공해 주었습니다. 물론 급여는 최소 1.5배 이상 더 올려서 말입니다. 저 역시 숱한 제안을 받았지만 일을 배운다는 정신이 더 강했고 내가 이 회사를 키운다는 포부가 있었기에 모두 거절을 했습니다. 이 지식과 경험은 나중에 스카웃 되어 간 친구들보다 더 큰 이익을 줄 것이라, 더 많은 돈을 벌게 해 줄 것이라 굳게 믿었습니다. 그래서 9년동안 한곳에서 최선을 다 했습니다. 친구들이 제 집을 갖고 있을 때 저는 오랫동안 반지하에 전세로 살았습니다. 기회를 놓쳐 또 돈 못 벌었습니다. 독립하고 몇년후에 소식을 들었는데 제가 몸 담았던 그 회사 회장님은 구속되고 회사는 헐값으로 다른 업체에 M&A 당하고 말았다고 했습니다.
중국에서 사업할 때도 그렇습니다.
몇번이나 돈 벌 좋은 기회를 놓쳤습니다. 지난 간 일이지만, 10대 그룹 안에 드는 대기업에 납품하는 1차 밴드의 주문 물량은 잘 아시겠지만 눈이 확 돌아갈만큼 엄청납니다. 근데, 하나같이 조건이 달려 있습디다. 무슨 비용이라고 하면서 납품처에 상납하는 금액이 있나 봅니다. 리베이트로 적게는 영점 몇 프로에서 많게는 1프로까지 은근히 뒷돈을 요구합니다. 으리번쩍한 접대 정도야 기업하는 입장에서 기본 예의라 감당하겠지만, 이 뒷돈은 내 감정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 액수만큼 회사에 원가부담을 주는것 아니겠습니까. 계약부터 개발,승인에 공정검사까지 다 마친 후 이 문제로 거의 다 틀어져 버렸습니다. 쉐이들 처음부터 이야기 했으면 이런 시간,비용.정력 낭비 안 했을텐데,,,만약 눈 질근 감고 수락을 했었다면 지금쯤 더 많은 돈을 벌어 혹자가 말하는 거부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지난 6개월간 정말 최선을 다해 모든 조건을 충족 시켰는데,,
이번에 또 빵구가 나고나니..참 허탈합니다.
제가 아는 분들 중 주위에 주식을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오늘 얼마를 벌었다고 밥 사 줄 때. 나도 모르게 그냥 힘이 쭉 빠집니다. 전자부품이란게 그렇습니다. 품목별 주문 수량이 몇십만.몇백만개 그러면 많아 보이는 듯 하지만 2,3원 남는 장사라 우리돈으로 몇십만원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속된말로 점떼기 사업이라 하지요. 어제 뉴스를 보니 청양에 아파트 빌려 놓고 스포츠 도박을 하다가 걸린 30대 열 몇명이 발각되어 일부는 구속되고 일부는 몸을 피했다고 합니다. 2년 동안 판돈만 1,700억. 벌어들인 것만 170억. 집을 뒤지니 가방.세탁기.골프가방.금고 등 온통 돈 다발이라고 합니다.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재에는 그리 밝지 못한가 봅니다.
그냥 맡은 일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면 세상이 알아 줄 것이라 믿고 있는데,
참 순진한 거지요?
한나라때 명장 이광은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산중에서 혼자 사냥을 하는데, 문득 풀숲에서 거대한 호랑이가 자신을 노려 보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화들짝 놀라 급히 화살을 집어 들었습니다. 호랑이가 너무나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이 화살이 빗나가면 그는 하릴없이 호랑이 밥이 되고 말 처지엿습니다. 이광은은 온 몸의 신경을 집중해서 활 시위를 당겼습니다.
근데 이상한 일입니다.
화살을 맞은 호랑이가 꿈적도 안 합니다. 다가가서 자세히 보니 그것은 호랑이가 아니라 호랑이 형상을 한 바위였습니다. 그런데 화살이 그 바위에 깊숙히 박혀 있습니다.기이하게 생각한 그는 그 바위를 향하여 다시 한번 화살을 날여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화살이 박히기는 커녕 화살촉은 돌에 튕겨 나가고 화살대도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집에 돌아와 친구 양자운에게 이 일을 말하자 양자운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쇠붙이나 돌덩어리도 열 수 있는 법일세."
상대가 호랑이라고 생각했을 때 날린 화살과 호랑이를 닮은 바위라고 생각했을 때 날린 화살의 모양은 같지만 그 날린 사람의 뜻은 엄청나게 다를 것입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뜻도 그와 같이 엄청 다르지 않을까.
돈이 지배하는 현대사회.
삶의 가치가 사라진 혼돈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참 가치는 언젠가는 실현이 될 것 입니다마는...
문제는 그것이 항상 연착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재(理財)에 밝지 않은 나. 비정상인가요?
요즘 JTBC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비정상회담에서도,
세계각국 청년들의 참 가치있는 이재방법은 무엇인지 이런 걸 주제로 함 다뤄보면 좋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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