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각 칭다오 서해신구 고문
“한국 치킨집이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숫자보다 많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요즘 쏟아져나오는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이 좁은 한국 땅에서 서로 경쟁하지 말고 좀더 넓은 세상을 상대로 제2의 창업 인생을 시작했으면 합니다. 칭다오는 그런 점에서 최적지입니다.”
여상각(69) 칭다오 서해신구 고문은 칭다오의 어제와 오늘을 직접 겪은 칭다오 한인 1세대다. 1993년 2월, 한·중수교 직후 대구에서 운영하던 실크 제조업체를 칭다오로 옮겨온 이래 지금까지 칭다오와 한국을 오가며 살고 있다. 23년째 살고 있는 칭다오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2만㎡(6000평) 규모의 공장에 300명의 현지 종업원으로 출발한 현지 제조업체는 임금 인상 등의 사업여건 변화로 2008년 접었고, 지금은 서해신구의 유일한 한국인 고문으로 칭다오시와 함께 칭다오의 미래를 그려 나가고 있다.
여 고문은 칭다오 서해신구에 조성 중인 중·한혁신산업단지는 한국의 예비창업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창업 인큐베이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칭다오 1세대 한인 사업가들은 처음에 왔을 때 엄청 고생하며 헛돈도 많이 썼습니다. 도와줄 사람 하나 없이 그야말로 맨땅에서 시작했으니까요. 이에 반해 현재 조성 중인 중·한혁신단지에서는 사무실도 2년간 무료로 임대해주고, 시장조사를 위한 통역과 차량 지원도 해준다는데 이런 좋은 여건이 어디 있습니까. 물건을 쉽게 팔 수 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까지 칭다오시가 구축하게 되면 품목만 잘 선택할 경우 14억 중국 내수시장에서 그야말로 대박을 칠 수도 있습니다.”
여 고문에 따르면, 칭다오는 한국의 예비창업자들이 거주하기에도 여건이 좋다. 해안도시답게 풍광이 수려하고 공기가 다른 중국 도시보다 맑을 뿐 아니라 물가도 싸다. “아파트 값은 3.3㎡당 600만원 수준으로 싼 편은 아니지만 임대료는 쌉니다. 100㎡(30평)대 아파트를 한 달 30만원 정도면 빌릴 수 있습니다. 100만원이면 생활이 가능합니다.”
그는 칭다오가 자신이 처음 왔을 때 갖던 제조업 기지로서의 매력은 이미 상실했다고 한다. 자신이 처음 왔을 때만 해도 현지 근로자의 한 달 임금이 120위안 정도였는데 이것이 20배 가까이 뛰었다는 것이다. “초창기에는 일하려는 현지인이 많아 오히려 50위안씩의 보증금을 받고 현지인들을 채용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24시간 일해야 하는 제조업 공장은 중국 사람들도 기피합니다. 1만1000개 정도였던 칭다오의 한국 기업 수가 지금은 한 5000개 정도로 줄었죠.”
제조업 기지로서의 매력은 상실했지만 칭다오는 하루가 멀다하고 발전하는 서해신구를 원동력으로 한국에 다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칭다오는 한·중 수교 초창기 한국 기업들이 대거 진출한 도시답게 한국을 잘 알고 한국에 연수도 갔다온 친한 공무원이 많습니다. 20여년간 다져온 이러한 인맥과 친한 정서가 한국 기업들에는 큰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그는 한국의 예비창업자나 중소기업들을 위해 스스로 중국 시장을 연구해 오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이유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칭다오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인을 돕고자 한다. 그는 “중국에서 폭발하는 전자상거래 관련 창업도 유망하고 중·한혁신산업단지에서 집중적으로 유치하려고 하는 제약, 화장품, 바이오 분야에서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간조선/ 정장열 부장대우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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