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글로벌시대, 조선족 사회의 한국어 선택은 필연

주님의 착한 종 2011. 10. 24. 10:53

 

 

한국어를 조선족의 표준어로 받아들이자고 제의하니 일부 조선족들이 반발하고 나선다.

한국어에 외래어가 많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평양어가 점점 열세를 보이고 대신 한국어가 범민족적인 세계화수준을 보이는 시점에서

조선족의 한국어사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지금이라도 용단을 내리지 못하면 조선족의 언어문자생활과 문화예술이 궁지에 빠지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앞길도 망치게 된다.

조선족들이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는 평양어를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사석에서 쓰는 언어는 한어(중국어)가 대량 첨부된 과거 한반도 고향방언을 쓴다.

광의적 의미에서는 지방방언으로 형태를 달리하는 한반도 언어체계가 ‘만주’에서도 지역에 따라

분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함경도방언이 연변주와 목단강 대부분 지역을 포함하여 널리 사용되고 있다.

언어는 소통의 목적을 넘어 흥미진진하게 말하고 귀맛 좋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연변 조선족들이 하는 말은 때론 전달의 목적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물론 여기에는 학교에서 논리적 사유와 언어의 순발력 등 제반교육이 따라가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예로부터 한반도에서 함경도 말은 천한 언어로 구분된 원인도 있다.

개혁개방 이후 한중교류의 심화와 한류의 영향은 조선족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한국어 사용을

촉진시켰다.

요즘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는 연길에서는 조선족끼리 만나면 한국말을 해야 하나 연변말을

해야 하나 망설이는 정도다.

문자사용도 한국어 문법체계를 따르는 것이 유행을 타고 젊은 층에서는 한국방송을 통하여

시쳇말을 배우고 외래어를 배우고 있다.

한국인들이 한자 사자성어를 어려워 하는 것만큼이나 조선족들은 한국어의 외래어를 어려워한다.

처음 한국에 가는 조선족들은 사전과 인터넷검색을 통하여 외래어를 배우다가 결국은 영어를 배우고

만다. 한국의 외래어가 대부분 영어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어의 외래어를 단순 외래어로 보고 이질감을 느끼기보다는

글로벌 언어인 영어를 배운다고 생각하면 일거양득이 되겠다.

한국어를 조선족의 표준어로 받아들이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3분의 2를 웃도는 조선족들이 한국생활을 통하여 한국어를 체험했고 현재 50만을 헤아리는

재한조선족사회가 ‘임상실험’을 계속하고 있고 그들과 매일 전화통화를 하는 가족까지 합치면

조선족인구의 80%이상이 한국어권에 속해 있다.

우선, 조선어의 문법체계를 한국어의 문법체계로 교체하여 조선족대학교 과정의 ‘조선어문법’을

재편성 혹은 한국어교재를 집적 사용 할 수 있다.

꾸물꾸물 대는 것보다 화끈하게 바꾸는 것이 뒤가 깨끗하다.

다음, 문화예술분야에서는 한국어 맞춤법으로 교정을 보고 기자, 작가, 학자들은 작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작품을 한국에 발표하고 한국에서 상을 타보겠다는 담금질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조선족문화예술이 질적으로 제고되고 원기를 회복할 수 있다.

아울러 한국정부는 조선족작품이 한국사회에서 빛을 보기 어려운 상황을 개선함으로써

조선족 기자, 작가, 학자들의 한국어 사용을 격려해주어야 한다.

셋째, 조선어교육 분야에서는 우수한 조선족 학생들을 한국의 대학입시에 응시할 수 있도록

교수 질을 높이는 동시에 필요하면 한국의 교사를 초빙하여 쓸 수 있다.

한국정부는 ‘해외동포가산점제도’ 및 ‘해외동포입시제도’를 제정하여 우수한 조선족학생들이

한국에서 인재로 육성되도록 배려하며 한국의 기타 분야에서도 한국어에 익숙하고 능력 있는 조

선족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등 조선족들의 환골탈태의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넷째, ‘연변조선족자치주조선어문자사업조례’를 수정 혹은 폐지하고 한국어를 표준어로 받아들이는

전제 아래 한국정부는 조선어방송, 신문, 간행물에 한국의 우수한 작품을 지원하여 조선족사회의

문화생활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도약시켜야 한다.

현재 조선어방송, 신문, 간행물은 대오는 방대하지만 낡은 시스템에서 운영되고 있어서

그들식의 작품은 눈을 버리고 귀를 버릴까 두려워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다.

한국정부는 상기 사업에 드는 비용을 노태우정권으로부터 중국동포들에게서 받은 어마어마한

벌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 과

거 용도를 찾지 못하여 골머리를 앓던 그 돈이 조선족사회를 지원하는 일에 쓰이는 것이 천만지당하다. 그리고 동시에 조선족사회에 충고한다. 발전을 거부하고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자들에 끌려다니는

세월은 진작 종식되어야 한다.(moraean@hanmail.net)

 

 

작성자
연변대학 언어문학 졸업, 수필집 '간도에서 온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