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부채 못이겨 자살한 하청업자의 뇌물장부 열어보니

주님의 착한 종 2011. 8. 29. 11:35

 

▲ [자료사진] 쉬윈씨가 적은 뇌물 공여 기록

 

"윈양(云阳)현 도시건설위원회 건설감찰대대 찬조금으로 3천위안(50만원)",

"윈양현공안국 제2파출소 위로금으로 3천위안",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관계자에게 3차례에 걸쳐 2만8천위안(474만원) 납부"…

충칭(重庆)시 윈양현에 거주하는 하청업자 쉬윈(余云) 씨가 막대한 부채를 못이겨 투신자살한 후,

경찰에서 발견한 '금전출납부' 내용 중 일부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징화시보(京华时报)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4년 전부터 건축업계 하청업자로

일해온 올해 40살의 쉬윈씨는 지난달 7일 저녁 9시경 친척에게 빌린 돈, 사채 등을 통해 빌린

4백만위안(6억8천만원)에 달하는 부채를 갚지 못해 강물에 투신해 자살했다.

쉬씨는 당시 발견된 유서를 통해 "빚이 너무 많아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 생에 아무런 미련도 남아있지 않다"고 고백했다.

사건을 맡은 지역 규율검사위원회는 쉬윈씨의 사무실을 조사하던 중 업무일지 식으로 기록된 금전

출납부를 발견했다. 출납부에는 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접대•선물' 목록이 담겨 있었다.

특히 지난 2007년 말부터 2008년까지 윈양현 중심가에 위치한 '진위안(锦苑) 주택단지'의 토지 매입,

건설 허가 과정 등에서 관계자들에게 수차례 뇌물을 건넨 사실이 비교적 상세히 기록됐다.

실례로 2008년 1월 18일의 경우 "지역 특산 담배 구입 220위안(3만7천원), 질검총국에 뇌물로

1천5백위안(25만원), 저녁식사 접대비 420위안(7만2천원), 가오(高)모씨에게 위로금 6천위안

(1백만원) 등을 냈다"고 적혀 있다.

전문가들은 "토지 매입, 건설 허가 등 하청 받은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쉬씨가 관련 기관에 적지

않은 뇌물을 갖다 바친 것을 보면 부정부패가 이 사회에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율검사위원회 관계자는 "이미 건설위원회, 파출소 등 기관 관련자들을 해고하는 등 조치를

취했으며, 추가적으로 뇌물수수 등이 없는지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