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스크랩] 저장성 상인대해부

주님의 착한 종 2011. 7. 15. 10:45

"시장이 있으면 저장(浙江)상인이 있고 시장이 없으면 저장상인이 만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저장상인은 중국에서도 가장 장사를 잘하기로 유명하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중국 각지에 시장이나 상가를 만들어 분양하는 상인은 십중팔구 저장성 원저우(溫州)상인이고, 해운이나 물류를 장악한 사람들은 닝보(寧波)와 이우(義烏)상인들이다.

 

타이저우(台州)에는 세계에서 오토바이를 가장 싸게 만들어 파는 상인이 있는 데 이들은 동남아와 아프리카를 돌며 저가 오토바이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저장성 취저우(衢州)에 가면 골동품이나 서화를 주무르던 용유상인의 정신이 계승되고 있고, 사오싱(紹興)에는 옛날 월나라 때 활약했던 중국 고대 상인의 대부인 도주공(陶朱公)의 발자취가 베어 있다.

 

성정부 소재지인 항저우(杭州)에 있는 후쉐옌(胡雪岩)이 살던 옛집에 들르면 청나라 때 중국 경제를 좌지우지했던 최고 부자의 위엄이 저장상인들에게 그대 로 전수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저장상인은 이처럼 곳곳마다 취급하는 품목이 다르고 장사하는 방식이 독특해 중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연구대상이 된 지 오래다. 성 전체가 마치 걸출한 상인들로 가득한 백화점을 보는 듯한 저장성은 면적이 남한만 한데도 도시나 농촌을 가릴 것 없이 잘 산다.

 

인구 4760만명인 저장성의 지난해 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2,000달러로 베이징이나 상하이(天津) 그리고 광쩌우 등 직할시급을 제외하면 전국 1위다.  물론 민영기업가가 많고 지하경제도 가장 왕성한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소득은 통계수치보다 몇 배는 더 많을 것이란 추정도 가능하다.

 

실제 저장성 웬만한 도시에서는 결혼식이나 피로연을 열면서 호텔방을 통째로 예약해 친구들을 대접하고 고급 리무진자동차 수십 대를 빌려 시내를 돌며 부 를 과시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최근에는 흘러 넘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상하이홍콩부동산쓸이하 는 바람에 부동산투기의 원흉으로 지목돼 곤욕을 치르고 있기도 하다.

 

상하이장쑤(江蘇)성을 끼고 중국 경제의 중심지인 장강삼각주를 이루는 저장성은 이처럼 중국을 호령하는 상인들로 항상 활력이 넘친다.  중국의 내수시장을 노리는 한국 기업들이 저장성의 경쟁력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 거대 내수시장을 손아귀에 넣고 마음대로 주무르는 저 장상인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황융(黃勇) 저장성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저장성의 경쟁력 중 정부의 지원과 지역적인 우세 외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교육을 잘 받고 장사를 잘 하는 인재를 가지고 있고 이에 따른 민영기업 창업 열기가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그는 또 다른 두 요인으로는 "이우시장으로 대표되는 저장성만의 유통 네트워크"와 "지역별로 특화된 중소기업형 산업단지"를 꼽았다.

 

◆ 잘 교육받은 기업가정신=인재 경쟁력을 가장 중요시한 이유는 '체구는 왜 소하지만 온화한 성격에 근면하고 부지런한' 저장성 사람들이 교육열도 강해 타 지역에 비해 우수한 상업예비군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유대인에 비유하는 저장성 사람들은 독특한 상인기질이 70%의 산지에 물이 10%를 차지하는 바람에 먹고 살 수 있는 평지면적이 20%에 불과한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길러졌다고 보고 있다. 열심히 움직이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는 환경이 이러한 기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항저우 칭허방이라는 상가에서 공예품점을 경영하는 판커우 씨(藩可武ㆍ43)는 "환경이 열악한 저장사람들은 태어나면 고향에 남을 것인가, 외지에 나가 장사를 할 것인가 중 하나를 선택한다"며 "항저우나 사오싱 출신들은 아직도 관리가 되는 것을 최고의 꿈으로 여기지만 90%는 기업을 하거나 상인의 길을 간다"고 밝힌다.

 

저장성에 남아 창업한 무리들은 지난해 말 현재 민영기업으로 등록한 33만3000 개의 기업가와 앞으로 기업 창업을 꿈꾸는 170만여 명의 개인사업자가 대표적 이다. 이들은 저장성을 떠나 외지에서 창업한 500만여 명의 저장 출신 기업가들과 끈 끈한 유통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저장성 유통 네트워크는 철옹성으로 비유될 만큼 외지사람들에겐 배타적이다. 일례로 롯데껌을 한국 군산에서 사다가 중국 전역에 팔면서도 한국 상인은 한 사람도 끼지 않았을 정도로 그들만의 이너서클을 중시한다. 특히 원저우 이너서클은 독특한 사투리와 거래방식 때문에 저장성 다른 지역 사람도 끼지 못할 정도다.

 

◆ 민영기업 발상지=저장성 사람은 국유기업이나 외자기업에 취업하기보다는 창업을 선호한다.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없으면 남의 돈을 이용해 조그만 가내수공업을 시작한다. 만든 재료부터 방법에 이르기까지 능수능란하게 설명하며 손님을 압도하기 마련. 중국에서 장사수완이 중간 정도 되는 베이징상인과 저장상인이 같은 조건에서 장사할 경우 저장상인이 2배 정도 매출을 더 올리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장사를 하다보니 돈도 단시간에 번다. 자기자본이 모이면 바로 남의 돈을 끌어다 사업을 확장하는게 저장상인들의 특징이다.  중국에서 민영기업하면 저장성을 떠올릴 정도로 민영기업 수나 생산력 등 모든 면에서 전국 최고를 차지하고 있는 점은 저장상인의 왕성한 개척정신과 시장을 장악하는 기질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업 간판을 내건 민영기업이 35만개이고 장사해 먹고 사는 개인기업이 190만여 개에 달하는 등 장사꾼이 가장 많기로도 유명하다.

 

이렇다 보니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성공하기도 쉽고 몇 년 사이에 세계시장에서 알아주는 거대 그룹으로 발전하는 일도 어렵지않아 보인다.  실제로 중국에서도 장사를 가장 잘 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저장성에서는 백수 상태에서 기업을 일궈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발전시킨 사례가 한 두 개가 아니다 .

 

전기코드 스위치를 만들던 20살 난 점원이 20년 전 우리돈 수십만 원을 들여 만든 정타이(正泰)는 지금은 매출액 1조원을 훌쩍 넘는 중국 대표기업으로 성장해 있고, 25년전 직원 한 명 없던 신발공장 캉나이(康奈)는 중국 신발 대표 주자로 떠오르는 등 신화는 계속되고 있다.

 

이 밖에도 세계에서 가장 큰 양말 기업인 랑사그룹을 비롯해 중국 양복업계의 선두주자인 닝보의 야거얼(雅戈爾)과 원저우의 바오시냐오(報喜鳥) 등 저장에서 기업신화는 많다.  전국 500대 민영기업 가운데 저장기업은 193개에 이르고 50대 기업 중에는 29개가 끼어 있다. 

 

몇 년 전에는 저장성기업이 민영기업 1위부터 6위까지 독차지 하기도 했는데 저장기업의 업종 특성상 박리다매형 기업이 많아 10대 기업 순위에는 3개 기업만 남아 있는 상태다. 저장성 내 민영경제 비중은 71.4%를 차지하고 있고 다른 지역까지 합치면 비중은 더 커진다. 중국의 민영기업은 거의 저장성 사람들이 주무른다고 보면 될 정도이다.


출처 : 중국에서성공하는자(중성자)모임
글쓴이 : 상하이21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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