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페이스북의 딜레마: 중국 시장 VS 원칙

주님의 착한 종 2011. 6. 14. 10:59

By John Bussey

 

무한한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영혼을 판 남성에 대한 슬픈 이야기인 파우스트의 저자는 중국과 페이스북의 관계를 예측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개방성을 상징하는 페이스북이 세계 최대 규모의 전제국가인 중국에 계속해서 구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중국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10월 스탠포드 대학에서 그는 “10억 이상의 인구가 사는 중국을 빼놓고 어떻게 세계를 연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저커버그는 또한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페이스북이 타협을 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대답을 할 것인지 시사했다.

 

“나는 페이스북이 미국기업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미국식 가치를 세계에 퍼트리는 기업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일례로 페이스북은 개방성과 더불어 표현의 자유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추구하지만, 각국이 표현의 자유에 대해 다른 기준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있다…다른 문화를 헤아려야 하며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마 후 저커버그는 베이두와 시나 등 중국 인터넷기업을 방문했다. 페이스북은 중국기업과 협력관계를 체결하려 하고 있으며, 만다린어를 공부하고 있는 저커버그는 올해 내에 중국을 다시 방문하게 될 수도 있다.

 

중국의 인터넷정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베이징 사업가는 “대형실패로 끝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중국진출을 허락받겠지만, 그 후 구글과 야후가 받았던 취급을 받고 쫓겨나다시피 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그때쯤이면 개방성이라는 명성에도 흠집이 날테고, 중국정부는 국민을 감시하기 위해 페이스북 기술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중국진출로 인해 페이스북은 최대 광고시장인 미국에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중국정부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인터넷 검색결과를 검열하던 구글은 결국 참지 못하고 홍콩으로 서비스를 옮겼다. 야후는 중국협력업체인 경매사이트 알리바바와 끊임없는 충돌을 빚었고 중국 당국 요구에 굴복해 반체제 인사정보를 넘겨줌에 따라 이미지 손상을 입었다.

 

중국은 현재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하고 있으며 인터넷에도 엄격한 검열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튀니지와 이집트 등 중동국가의 민주화 운동가들은 페이스북과 기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를 이용해 시위를 조직했다.

 

가상세계에서 표현과 집회의 자유가 실현될 수 있다는 사실은 중국정부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이다. 페이스북이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상징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아랍세계와 같은 민주화시위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안보 당국은 인권활동 블로거를 구속해 왔으며 온라인토론을 감시하고 있다. 물리적으로나 가상적으로 감시는 널리 퍼져있다.

 

중국의 사업가와 언론인들은 현재 정부감시가 1989년 텐안먼 사태 이래 최악이라고 말한다.

인구 13억명에 이르는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페이스북이 중국 안보당국의 요구에 굴복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휴먼라이츠와치는 지난 달 저커버그에게 편지를 보냈다.

 

편지는 페이스북이 “정치적 발언을 검열하고 온라인 상 시위 조직을 방해하는 한편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정체를 파악하려 하는 중국정부의 노력에 협조”해서는 안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인권단체의 우려 중 하나는 페이스북의 실명제 원칙이 반정부 인사를 잡아넣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은 성공적으로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시장을 주의 깊게 연구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자세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언제 진출할 것인가 등 페이스북 경영진 사이에서 아직 합의되지 않은 사안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내년 주식공개를 앞두고 미리 논란을 촉발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일 수도 있다.

 

저커버그는 중국진출을 어떻게 할 것인지 대략적인 계획을 완성한 듯 하다. 그는 70%이상의 사용자가 비미국인인 페이스북을 현지 문화를 헤아리는—일부에서는 순응이라 볼 수 있는—글로벌 기업이라고 보고 있으며, 최근 워싱턴에서 페이스북 로비스트 아담 코너는 이러한 관점을 재천명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일부 국가에서 콘텐츠를 차단하게 될지도 모른다. 표현의 자유를 경험해보지 않은 국가에서 우리가 어쩌면 너무 많은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곤란한 처지에 놓여있다.”

 

소셜네트워크가 검열이나 접근제한 등 미국적 가치에 반하는 단기적 문제를 초월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페이스북 임원들은 클레이 셔키 뉴욕대 교수의 말을 인용하곤 한다.

 

정치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1월호에 실린 기사에서 셔키는 소셜미디어가 사회구성원들이 온갖 주제에 대해 의사소통할 수 있는 “공공 영역”을 창조해 준다고 저술했다.

 

그는 또한 미국정부가 검열에 집착하는 대신 장기적인 관점을 취하고 공공 영역 확장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담론을 촉진함으로써 유기적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의 협상을 시작할 때 페이스북은 셔키 교수의 논리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