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한국인~ 그래서 통곡하며 흘린 눈물 - 이야기 1.

주님의 착한 종 2011. 5. 31. 09:50

출처 : 장춘한국인 papas012

 

이야기 1.

외국생활 20년 동안 온갖 어려움에서도 한국 자동차만 고집스럽게 타고 다녔다.
중국에서 관세 140%를 적용하던 시절 쌍용 무쏘(지프)를 무려 1억이 넘는 돈을 내고

수입해서 타고 다녔다.

그것이 한국인의 자존심이라 생각했다.

 

사람들은 벤츠를 타도 그보다 싸고, 아우디를 타도 그보다 싼데 꼭 그래야 하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난 아무리 더 많은 돈을 주고도 한국인의 자존심은 사고 팔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쌍용 렉스턴, 다시 오피러스, 그리고 아질라(뉴그렌저 수출명칭)를 타면서

한국인의 자부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은 성공적이지만 그 성공을 위해 너무나 많은 고통과 아픔의 피를 대가로 내어 놓았다.

 

불과 4년 밖에 안된 한국차 내 애마는 시름시름 온갖 질병을 호소하기 시작한다.

현대 서비스 센터를 찾아가서 온갖 홀대를 받았다.

다른 국가들의 서비스센터와 비교할 수 없는 말투는 물론이고

앉아서 고객의 말에 대꾸는 물론 눈길 한 번 주지도 않는다.

중국 북방의 일부 중국인 여성에게서 흔히 보는 일이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 서비스 센터이기에 내가 나서서라도 행동 수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몇 번을 말을 붙여도 제 할 일만 하는 직원에게 한바탕 훈수를 두고 있으려니

30세 중반의 책임자가 나선다.

 

잘됐다 싶어 상황 설명을 하기 시작하는데 말도 끝나기 전에 조용한 말투로

아니꼬우면 벤츠 타세요~

50 중반에 들어선 내게 하는 예의없는 말투도 황당하지만

직원교육이 이정도라는 생각에 슬픈 생각이 들었다.

중국이려니~ 하고 뒤집어지는 속을 접어 감추며 문을 나서는데 속이 끓는다.

 

화가 치밀기 시작하고 분을 참기도 어렵다.

그길로 아우디 매장으로 달려가 Q5를 계약해 버렸다.

그래 다시는 한국차를 안탄다. 내가 다시 한국차를 타면 사람이 아니다

결심에 결심을 하면서 계약금 2만위엔(약350만원)을 지불했다.

시승하는 내게 얼마나 친절하던지 현대 직원들과는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고

천당과 지옥이 이렇다는 것을 경험한다.

너무나 친절이 넘쳐 오히려 미안할 정도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서 새로 산 아우디Q5를 그려보면서

내 조국에 미안한 생각이 밀려든다.

가계빚이 800조, 국채가 눈덩이로 늘고 종합외채는 사상 최고 속도로 증가하여

빚쟁이가 되고 있는 내조국의 모습이 가련해 보였다.

그런 한국에 더 가중된 빚을 안기는 못된 한국인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슬프다~~~

 

다음날 아침 아우디 매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해약을 요구하고 계약금은 포기하기로 했다.

내 잠깐의 내버렸던 내 자존심을 주어 담는 대가로 생각하자 위안하면서 문을 나서려는데

스포츠 머리를 한 중국인 메니저가 나서면서

잠간만요~ 왜 해약을 하시려는 겁니까? 이유를 묻는다.

제가 한국인입니다. 어찌 내 나라에서 만든 자동차가 그리 많고 좋은데

독일차를 사야 하는지 어제는 화가 치밀어 홧김에 계약을 했습니다.

다시 한국차를 사야 마음이 편할 듯 합니다

 

중국인 메니저가 한 참을 쳐다보더니 직원들을 향해 소리친다.

이분 계약금 돌려드려~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선물도 좀 준비해 드리고~

그리고 내게 참 존경스럽다는 말로 위안을 돌려준다.

소름이 돋는다.....

울컥, 눈물을 쏟을 뻔했다.

변해가는 사람들의 틈에서 한국과 중국의 모습을 달리 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시 기아자동차 매장으로 갔다.

BORREGO (아마 북미 수출전용 지프 아닐까?)라는 차를 계약했다.

무려 7천5백 만원에 달하는 고급지프인데 그것을 타기로 결정하고 백색으로 선택했다.

백색차는 단 한 대뿐이었다.

중국인들은 검은색을 선호하기에 백색은 매우 드물게 수입을 한다는 것이다.

또, 2만위엔의 계약금을 지불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편하고 역시 한국인은 한국인의 자존심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콧노래도 즐길 만하다.

잠시 후 핸드폰 전화를 받았는데 기아자동차에서 걸려온 전화다.

 

백색 BORREGO를 다른 한국 사람이 2천 위안을 더 준다고 그곳에 줬다는 거다.

다른 색으로 바꾸던지 아니면 계약금을 환불해 가라는 통지였다.

갖가지로 속을 뒤집는다.

 

@@@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결국은 고함을 지르고 말았다.

속이 뒤집어 지는 현실에 한국인들의 무너지는 모습이 가엾어 보인다.

그 길로 계약금을 받아들고 미안하다는 겉치레 인사를 뒤로 둔 채

평소 끌고 다니던 뉴그렌저를 운전하여 벤츠 매장을 향한다.

그렇게 자랑스럽던 한국차 뉴그렌저가 갑자기 꼴 보기 싫고 당장에 부셔버리고 싶은 충동으로

초고속 운전을 하게 한다.

그리고 벤츠 매장에 차를 대는 순간 두 명의 직원이 주차장까지 나서서

문을 열어주고 환영을 한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

세계 명성을 유지하는 원인을 순간적으로 느끼게 한다.

차를 돌아보는 순간에도 커피를 날라다 주고,

친절한 설명과 기타 회사의 차량을 비교 설명한다.

 

벤츠 지프에 올라 앉아 핸들을 잡는 순간 참았던 눈물이 터져 버렸다.

벤츠 직원들의 놀란 표정을 남겨둔 채 문을 나서고 만다.

 

가련한 한국인이 되어 정해진 방향도 없이 몇 바퀴 돌고 있는 거리엔

수많은 국가의 자동차들이 질주를 하고 있다.

 

결국 길림성 장춘시에 살고 있는 내가 하얼빈 기아자동차를 찾아갔고,

하루의 시간을 소비하면서 결국 기아 BORREGO 벽돌색 차를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