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청도 이야기

이 무더운 여름, 청도란 동네를 가지시오?

주님의 착한 종 2010. 8. 4. 16:30

칭다오 도우미마을 스프링님 글입니다.

 

가지는 것은 얽매이는 것이다.

법정스님의 말씀입니다.

 

어느날 법정스님이 귀한 난초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귀한 만큼 기르기가 그리 까다롭다고 합니다.

하루에 물은 얼만큼 주고, 햇볕은 또 몇시간 쬐이어야 하는 지. 메뉴얼대로 하면 꼼짝을 못합니다.

마을 시주를 나섰다가도 아차! 물 줄 때가 되었구나.

마을 공양을 나섰다가도 아차! 햇볕 쪼일 때가 되었구나.

길 나선 지 금방인데, 후두둑 소나기가 내릴 기미면 아차차! 들여 놓아야 하겠구나.

발 길 돌린 적이 한 두번이 아니라고 합니다.

도저히 불편하고 견디다 못해 그 귀한 것을 남에게 얼른 줘 버리고 말았답니다.옛다! 당신이나 얽매이시오.

이것이 무소유의 이론적 근거입니다. 

 

가진 자의 얽매임 보다 가진 자의 횡포가 더 무섭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은 가질 만한 주인이 따로 있는 법인가 봅니다.

 

질문-이 무더운 여름,만약 청도란 동네를 가지시오? 한다면..

답 -얼른 받아 얽매이겠습니다.

 

요 며칠 불볕 더위입니다.

청도생활 십수년에 이렇게 더운 날은 없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해변도시라서인지 밤에는 그리 덥지 않습니다.열대야는 모르겠군요.

방학을 맞아 청도교민들도 많이 빠져 나갔습니다. 대다수가 피서를 떠났습니다.

시원한 동네를 찾아서 말입니다.

 

근데,가만히 보면 이 청도보다 더 좋은 피서지는 아직 못 보았습니다.

가까이 있으면 귀한 줄 모른다는 옛말처럼, 사람들은 그 귀한 것을 잘 모르고 삽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그것을 모르거나, 가질만한 주인이 없으면 말짱 헛 것 아니겠습니까.

 

노산의 대하동 계곡이나 알룽산의 그 시원하고 맑은 물줄기는 조금만 발품 팔면 바로 찾을 수 있고,

길 나서면 10분 거리에 늘어진 것이 해변입니다.

팬티 바람으로 걸어갔다 걸어 들어 오면 도시 전체가 그만 해수욕장이 되어버립니다.

수영복 입고 슈퍼에 물건을 사러가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역시 청도는 여름의 도시입니다.

 

이웃 가족들과 자주 산으로,해변으로 피서를 떠납니다.

달랑 10분 거리를,,,,암만 길어 봐라,, 30분 넘나...

평소 쪽눈으로 만 살다가, 두 눈 다 뜨고 보니

아하...여기가 피서지구나!!! 이 좋은 장소를 가지고 있는데.....

 

멀리 떠나 개고생 하는 벗들에게,,

이렇게 가진 자가 횡포를 부려 봅니다.ㅎㅎ

 

장염이 기승을 부린다고 합니다.음식 조심하세요.

더위야 평소에 알아서들 물리치실테고..

 

 

이웃 가정들과 함께 물놀이 나섰습니다.

가족 전용 해수욕장.조용한 곳 기막히게 잘 찾아냅니다.ㅎㅎ

10대 아줌마들....저리 조텐다,,,ㅎㅎ

고맙게도 집사람과 나를 잡아 주셨군요.

이건 너무나 큰 횡포입니다.

돌아 오는 길에 단지내 아무데나 퍼질고 앉으면,

이것도 무릉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