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때만 해도 왕사장을 왜 만나는지도 모르고
저녁 식사인줄만 알고 나갔고
어떤 얌전하게 생기고 키가 작은 전형적인 남방사람이 있기에
인사를 하였던 것이지요
얼굴이 하얗고 곱살스럽게 생겨 인상은 좋았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식사를 하면서 양사장이 말하기를
자신이 왕사장의 무역업무를 대행해 주는데
좋은 한국상품이 있으면 한국산의 화공제품도 수입할수 있다는 애기를 하길래
의례적인것으로 치부하고 말았습니다
계속 부탁하기에 페인트 방면의 첨가제를 어찌어찌 소씽하여 수출한 것이
제가 화공 제품에 입문하게된 단초입니다
그후 밀접해 지면서 계속 만났지요
하면서 점차 수줍던 태도도 당당해지고 세련됩니다
기반을 잡으면서 돈도 버니 자신감이 생기는 셈인것 같습니다
사실 湖北省 시꼴뜨기가 자본없이 순 인간관계로 자리를 잡았으니
스스로 생각해도 자부심을 가질만 하지요
그리고 1년후엔가 황부사장이 사업에 참가합니다
둘은 대학 동기로 같이 고분자화학을 전공했는데
딴 직장에서 월급쟁이를 하다가 친구인 왕사장이 일손이 딸리자 합류를 권해 영입된 셈입니다
이 역시 처음 볼때는 쓸데없이 말도 많고하여 아마추어 냄새가 풀풀나더니
영업을 하면서 노련해 지고 실적도 좋아지니 이제는 묵직하니
관록이 붙었습니다
이 역시 촌놈이 때빼고 광낸 형국입니다
바로 이런것들이 식사를 하면서 내 머리속에서 필림처럼 돌아가니
자연 웃음이 날 밖에요
이들은 이제 회사가 탄탄대로이고 아파트도 여러채 사고 차도 고급으로 타고들 다닙니다
그리고 나를 생각해서인지 가능한 현대나 기아차를 사더라구요
이제는 사업 애기는 웬만하면 안합니다
서로 뻔하니 그려러니 하고 눈치로 파악하고 알아서 추진합니다
그래 식사를 하면서 딴 이야기를 합니다
작년에는 한동안 잘 안보이기에 뭐하냐고 물어보았더니
책을 보았데나요
중국 경제에 관한 책을 주로 보았다고 해서 왜 그러냐 했더니
무슨 특별한것은 없고 중국경제를 알았야 되지 않나해서 그렇다라고
대화한 기억이 나서
요새도 그러냐고 했더니 이제는 중의학에 대해 연구한데나요
생뚱맞기는^^
그래 부추겨 주니 신나서 황제내경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이렇게 이 친구는 좀 엉뚱맞습니다
그러니 순진하다고나 할까?
어찌보면 이상주의자라고 할수 있지요
이런 대화를 맞은편에서 듣던 황부사장이 은근히 고추가루를 뿌립니다
겉은 웃으면서 내심으로는 돈도 안 나오는 그런 쓸데없는것을 왜하지 하는
기색으로 반박을 합니다
이 친구는 현실주의자입니다
전형적인 남방사람으로 경제 관념이 뚜렷하여 잔 숫자까지 일일히 챙깁니다
그러나 바탕은 착하고 의외로 마음이 여립니다
처음에는 제 앞에서 잘난 척도 많이하고 싸움도 좀 했지만
이제는 지쳤는지 이전보다 대충대충 넘어갑니다
어찌보면 남방인들은 여성적입니다
삐지기도 잘 삐지고 감정적인데 오래 사귀면 그런데로 의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에는 엄청 치사합니다(?)
그리고 둘의 우정은 봐 줄만 합니다
월급쟁이 하는 친구를 데려와 동업식으로 이익을 배분해 주면서 대우를 해주고
전적으로 밀어주니 황부사장도 힘든 일은 알아서 자기가 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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