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어느 형제님의 이야기

주님의 착한 종 2009. 5. 8. 15:08

안녕 하십니까. 먼저 제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대구대교구 남성 제 144차 꾸르실료 교육을 받은
최용배 안드레아입니다.

그리고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 하자마자 바로 군에 입대하여
지금까지 20년동안 군생활을 하고 있는 현역 군인입니다.
그래서 저의 본당은 군종교구 소속 무열대성당입니다.

전통적인 구교 집안에서 태어난 저는 어렸을때부터
아주 엄하게 자라면서 철저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조과. 만과 바치는건 기본이고,

평일미사 시간에도 어린이 복사서러 성당에 자주 나갔으며,
제가 만일 성당에 안나가는 날엔 저희 할아버지 한테
여지없이 종아리를 맞곤 했습니다.

저희 부모님과 친척분들 모두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습니다.
지금 생각 해 보니 저희 집에서 레지오 주회모임도 하고,
저녁마다 까떼나를 바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 합니다.

그렇게 저는 신앙생활이 저에게 있어서는 생활 자체였습니다.
그때는 어린마음에 신부님이 하느님인줄 알았고,
수녀님이 성모님인줄 알았습니다.

군에 입대한 이후에도 신앙생활을 계속 하였고,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냉담 한번 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저희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어려운 일이나 걱정 근심없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발표 할 내용은,
저희 부대에서 군대생활 하고있는 병사들의 신앙생활과
그들의 변화된 신앙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저희 부대는 행정부대입니다.
그래서 다른 전투부대에 비해서 병사들 숫자도 적고,
천주교 신자도 적습니다.

그리고 저희부대는 신부님이 계시지 않아
공소로 운영 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저희 신자들 스스로 공소예절 하면서,

주일에는 아침 8시에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부대버스에 태우고
제가 직접 인솔하여 2군사령부 안에 있는
무열대성당으로 가서 내려주고,

그리고 다시 부대로 와서 9시에 병사들을 태우고
또다시 무열대성당으로 가서 미사참례를 합니다.
주일미사가 끝나면 저와 저희 병사들은
간식으로 초코파이 하나씩 받아 들고
부대버스를 타고 제가 다시 인솔하여
곧바로 저희부대로 복귀 합니다.

이러한 생활을 한지 어느덧 10년이 넘었습니다.
지금은 이생활이 봉사라고 생각 하면서
제스스로 엄청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지만,
전에는 어떤 의무감 때문에 했습니다.

처음에는 하기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것 같아서
제 스스로 짜증도 많이 나고, 불만도 많이 생기고,
그로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차에 1998년도 1월에
저희 본당신부님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꾸르실료 교육을 받았습니다.

꾸르실료 교육중에 전부 제 가슴에 와 닿았으며,
제가 부모님 돌아가셨을때도 울지 않았는데, 
저도 모르게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 울음은 오랜 시간동안 그치질 않았습니다.

교육 마지막날 저는 
그릇된 신앙생활을 반성하고
진정한 꾸르실리스따로써 참된 신앙생활을 하기로
주님 앞에 굳게 약속 하였습니다. 

특히 활동(복음화)분야는
무엇보다도 제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본당으로 돌아온 저는
저희 본당 병사들이 참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가 할 일을 찾기 시작 했습니다.

우선 제일먼저 병사들로 하여금
스스로 성당에 나올수 있도록 해야만 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군부대는
천주교, 개신교, 불교 3개 종파가 선교를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희 병사들은 종교를 선택할 때
간식을 많이 주는 종교를 선택 합니다.
그래서 결국 돈이 많고, 간식을 많이 주는 개신교 쪽으로
군인들이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간식을 하나라도 더 받기 위해서
성당에서도 영세받고, 교회에서도 세례받고,
법당에서도 수계를 받는 병사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3개종파 모두 찾아 다니면서 간식을 받고 있습니다.
군생활 하면서 배가 고픈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하루 세끼 식사는 아주 잘 나오지만
간식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저녁에는 배가 많이 고픈것이
젊은이들에게는 어쩔수 없는 현실입니다.

저녁 8시쯤 한참 배고플 시간에 성당에 나오는 이유는
미사참례 하러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간식먹으러 나오는 것입니다.

성당에서 영세를 받은 병사들도
교회에서 간식을 많이 주니까 교회로 나갑니다.
힘들게 예비자 교리 가르쳐서 신자 만들어 놓으니까
개신교에서 빼앗아 가는 일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럴때마다 말도 못하고 속이 너무많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간부들은 개신교에 빼앗겼던
천주교 신자들을 반드시 다시 되찾아 와야겠다고
굳게 결심을 했습니다.

저희들은 돈을 모으기 시작 했습니다.
바자회도 하고, 본당에서 지원금도 받고,
간부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서 100만원을 모았습니다.

그 돈으로 1999년도 5월달 공소미사 끝나고
체육대회를 했습니다.
평소에는 성당에 10여명 정도 나오던 병사들이
그날은 체육대회 소문을 들었는지 100명이 넘게 나왔습니다.

병사들은 그동안 먹지 못했던 술과
저희 간부가족들이 장만한 맛있는 음식들을 배불리 먹고
그날 하루는 모두가 재미있게 지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6월달 공소미사 시간에
병사들의 숫자가 다시 10여명으로 줄어드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들은 병사들에게 실망과 함께 배신감 마져 들었습니다.

저희들은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다른 대책을 세우기 시작 했습니다.
여러차례 회의를 한 결과 병사들이 편하고 즐거울때는
저희가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병사들이 어렵고 힘들고 춥고 배고플때
저희가 직접 찾아가 도와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또다시 돈을 모으기 시작했고,
그돈으로 저희부대 혹한기 훈련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부대 행군은 저녁 6시에 출발하여
그다음날 새벽 6시에 부대에 도착 합니다.
3개조로 편성이 되어 3차례에 걸쳐 봉사를 해야 하므로
저희는 칠성시장에 가서 한 개에 80원 하는
오뎅을 3개조 분량인 3000개를 샀습니다.

영하 10도의 추운 겨울에 혹한기 훈련을 마치고
새벽 3시에 야간행군으로 부대에 복귀 할 때
저희 간부들과 가족들 약 20명이
각자 찜통에 오뎅을 가득 삶아서 병사들이 가장 힘들때
새벽 3시에 휴식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병사들이 휴식을 할때 오뎅을 직접 나누어 줬습니다.

병사들은 모두 지쳐 있었고, 말을 할 힘조차 없었습니다.
저희들은 오뎅을 그릇에 직접 떠서 정성스럽게 가져다 주었습니다.
병사들은 배도 고프고 먹을 힘조차도 없는데
엄마같은 가족들이 오뎅을 가져다 주니까 모두 감동 하였습니다.

저희들은 병사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 오뎅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거란다. 많이먹고 힘내라.”
이말을 들은 어느 한 병사가 눈물을 흘리며 훌쩍거리니까
다른 병사들도 자기도 모르게 따라서 우는 것이었습니다.

그 병사들은 그동안 체험하지 못했던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 한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은 가장 힘들고 어렵고 고통 받을때
자기도 모르게 살며시 다가오신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것입니다.

저희들도 병사들의 소중한 체험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너무 기뻤습니다.
그다음달 공소미사시간에 저희들은
병사들이 많이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병사들이 성당에 나오기 시작했는데
무려 50명이 넘게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병사들은 오뎅 때문에 신앙생활이 변한 것입니다.

병사들은 왜 울었냐고 물어보니까
대부분 잘 모르겠다고 대답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병사들에게
하느님께서 어렵고 힘들때 항상 가까이에 계신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더니 병사들은 너무 고마워 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공소미사에 참석하는 신자는 점점 늘어나고,
저희들은 다른 곳에도 찾아갔습니다.

새벽 2시에 100미터 고지에 위치한
대공초소를 방문하여 따뜻한 커피와 컵라면을 주기도 하고,
철야로 근무중인 당직근무 상황실을 방문하여
따뜻한 차와 간식을 나누어 주며, 격려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부대 정문을 통과 할때마다
근무자들에게 수고 한다면서 초코파이를 한상자씩 나누어 주었고,
저희 공소를 항상 개방하여 초코파이와 음료수를
냉장고에 가득 채워 병사들이 누구든지 언제든지
와서 먹을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저희 간부신자들이 병사들에게
관심과 사랑으로 정성을 다해서 보살핀 결과,
병사들이 변하기 시작 했습니다.

개신교로 떠났던 신자들이 다시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미사에 참여하는 병사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는 것 이었습니다.

저희는 성당에 스스로 찾아오는 병사들에게
조금도 소홀함이 없이 정성을 다해 보살폈습니다.
예비자 교리를 신청하는 병사들도 많았고,

병사들 자체의 레지오 모임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저희 부대내에 점점 확산 되면서
타종교 신자와 종교가 없는 ?뉵永俑?
저희 성당에 방문하여 신앙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친교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제대한 병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행군할 때 너무 힘들었는데
부모. 형제같은 간부와 가족들이
오뎅을 직접 갔다줘서 너무 감동을 받았으며,

그후로 세례를 받고 지금은 청년레지오 단원으로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으며 너무 고맙다면서
내년에도 또 오뎅을 나누어 주라고 부탁 했습니다.

여러분 !
저희들은 병사들의 신앙생활이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면서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변화하는
소중한 체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는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더욱더 노력하여 군 복음화에
최선을 다 할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경 대전교구 꾸르실료 35주년 축"

대전교구 꾸르실료 까페에

최용배님이 직접 올려주신 신앙체험글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