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소원
어떤 천사가 묵을 곳을 찾고 있었다.
두 집이 있었는데,
한 집은 크고 화려했으며 한 집은 아주 누추했다.
천사가 첫 번째 집의 문을 두드렸더니
부자가 창문을 열었다.
그는 손님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더니,
그가 아주 남루한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당신은 내 집에 묵을 수 없소.
방마다 곡식이 가득 쌓여 있으니 다른 데 가서
묵을 곳을 찾으시오!"
천사는 몸을 돌이켜 가난한 사람의 집으로 갔다.
가난한 사람은
나와서 환영하며 따뜻하게 접대했다.
천사는 매우 기뻤다.
그는 고구마를 굽고 우유를 조금 가져와
함께 식사를 했다.
이튿날 천사는 주인에게 말했다.
"여러분이 이렇게 친절하며 정성스러우니 감사합니다.
나에게 가장 원하는 것 세 가지를 말하시오."
가난한 사람이 말했다.
"아! 만약 그렇다면,
영원히 사는 것보다 더 좋은 게 있겠습니까?
그 다음은 우리 두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건강하고
또 매일 필요한 음식이 있는 것이지요.
세 번째는 우리의 헌 집을 대신할 새 집을 원하오."
천사는
곧 그들의 헌 집을 새 집으로 변하게 하고는 갔다.
날이 밝은 후 부자가 일어나 창 밖을 보니
이웃의 낡은 집이 화려한 양옥집으로
변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는 그의 아내를 깨우며 말했다.
"여보! 이것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
어제 저 집은 초가집이었는데,
오늘 아름다운 새 집이 되어 버렸소.
빨리 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시오!"
가난한 사람은
어제 저녁 손님이 묵은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부자는 즉시 후회하며 말했다.
"만약 이럴 줄 알았다면,
반드시 그 사람을 우리 집에서 묵게 했을텐테."
아내는 남편을 재촉하며 말했다.
"빨리 혹 따라 잡을 수 있을지 모르니
말을 타고 가 보시오."
부자는
재빨리 천사를 좇아가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제 제가 열쇠를 찾으러 들어간 사이
당신이 가 버렸더군요.
접대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나는 당신이 오래 머물기를 환영합니다."
천사가 응하자 부자는 곧 천사에게
세 가지 것을 자기에게도 약속해 달라고 청했다.
천사가 대답했다.
"할 수는 있지만 당신에게 좋지 않으니
원치 않는 것이 나을텐데요.
하지만 당신이 꼭 원한다면 그렇게 해 주겠소."
부자는 말을 타고 집에 돌아가면서
무엇을 원할 것인지 곰곰히 생각했다.
바로 그때 말고삐가 헐거워졌는지 말이 심하게 뛰는
바람에 생각이 산만해졌다.
결국 그는 참지 못해 말했다.
"차라리 죽어버려라,
네 목을 끊어 버리는 게 좋겠다."
그러자 즉시 말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고
그의 첫 번째 소원이 성취되었다.
부자의 욕심이 어찌 말안장을 버려 두겠는가?
그는 말안장을 등에 메고 걸어서 갔다.
한낮의 태양이 몹시 뜨거워지자
그는 성질을 내기 시작했다.
더구나 안장은 그의 등뼈를 내리 누르고
그는 아직 그가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여러 번 그가 원하는 것을 생각했지만
즉시 너무 작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그는 아내가 만족해 할 만한 것을 생각하다가
문득 집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쐬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니 갑자기 화가 났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큰소리로 말했다.
"이런 맛 좀 봐라.
이 안장에 앉아서 영원히 못내려 왔으면 좋겠다."
그러자 말안장이 어디론가 날라 가 버렸다.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가 말안장에 앉아 울면서
살려 달라고 소리쳤다.
부자는 하는 수 없이
세 번째 소원을 아내를 위해 써 버렸다.
욕심 사나운 부자는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쓸데없이 힘만 들이고 놀라기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