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전하는 주님의 숨결 /혜천 (김기상) -
두터운 지각(地殼)을 깨고
힘겹게 머리를 내미는
새싹들을 보면서
신비에 싸인 당신의 섭리를 확인합니다.
죽은 줄로만 여겼던
바짝 마른 앙상한 가지에서
뾰족이 돋아나는 새 움을 보면서
당신이 점지하신 생명에 대해서
가없는 경외감(敬畏感)을 갖습니다.
겨울 가뭄에
꽤나 양이 준 실개천 물이
힘자라는 한껏
낮은 곳 빈 곳부터 채우며
흐르는 것을 보면서
인류를 향한 당신의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배웁니다.
겨우내
저마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온 내공(內攻)의 침묵을 깨고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솟구치는
대자연의 열림을 보면서
당신의 편재(遍在)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