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찍 사무실에 나와서 컴에 실려있는 오래된 제 일기장을
들쳐 보았습니다,
정확히 2004년 3월 17일 날짜가 적혀있기에 뭔가.. 읽어 보았더니
흐흐흐.. 웃음이 납니다.
이리 옮겨 볼게요.
몇 년 전, 오늘 되게 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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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책을 읽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충남금산 인삼무슨무슨조합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저희 조합에서 농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하여
인삼 엑기스를 이용한 건강식품을 개발하여 특허를 받았습니다.
텔레비젼 광고를 하면 어마어마한 광고비가 지출되니
차라리 그 광고비 만큼 소비자들에게 돌려드린다는 의미에서
전국에 있는 전화번호를 무작위로 100분만 뽑아 100만원 상당의
건강식품을 홍보 좀 해주시라고 무료로 보내드리려 합니다.
지금 무작위 전화에서 선생님께서 뽑히셨습니다.
주소만 불러 주시면 무료로 보내드립니다."
들어보니 구구절절 틀린 말이 없었습니다.
유난히 '무료'를 강조하는데 마음이 혹! 하여
주소를 불러주려다가.... 말았습니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거든요.
이런 일에는 제 마님이 유난히 영특해서
절대로 속아 넘어가지 않습니다.
거의 주소를 다 불러주고 거래가 성사되려는 찰나에
아내가 들어와 거래가 깨진 경험이 있습니다.
"아이고! 이 어리버리한 양반아, 그거 다 사기야!
물건과 함께 지로용지가 한줌 따라 온다고..
.머리도 안까진 양반이 뭔 '무료'를 그렇게 좋아 한대요..
(속으로.. 아그...저걸 내가 데리고 살아 말어)"
그 생각이 나기에 바로 말했지요.
"여보세요? 그거요. 우리 마누라가 사기라고 절대로 주소 불러주지
말라 했어요"
그러자 저쪽에서 말없이 수화기 놓는 소리
"딸깍" !
카아~~! 나 오늘 되게 잘했다...
마누라가 봤어야 하는데...
골목대장은 그저
40대 중반 이후부터 서서히 마누라가 무서워지다가
50에 완전히 잡혀버리는 그저 그런 남자라네요...
지금은 기처가.. (마누라를 보면 기절하는.. ㅎㅎ)
모르지요, 내년 쯤엔 경처가 (마누라를 보면 경끼 들리는.. )가 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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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덧붙여 보면
골목대장은 이제야 사랑에 접어든 겁니다.
젊었을 때에는 그저 사랑을 순간적인 표현으로 나타냅니다.
입으로... 몸짓으로 사랑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40대 중반 이 후 부터 마누라가 무서워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사랑을 깨닫게 되는 것 입니다.
그리고 50대에 완전히 잡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에 접어드는 것 입니다.
어디가 아프지 않을까?
먼저 죽으면 어쩌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되는 마음은
애틋한 사랑으로 넘어가는 단계입니다.
여지껏 가져왔던 사랑에 대한 개념.
촌스럽고 유치한 그 것에서 벗어나
진정 아름답고 화려한 사랑의 꽃이 피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가장 아름답고 진정한 사랑은 변덕스러운 젊은 날의 사랑이 아니라
두 손 맞잡고 어기적 걸어가는 노부부의 모습에서 보게 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오늘 마님은 무엇을 하실 건지..
전화해봐야 하겠습니다.
저... 이렇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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