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제4화 – 변검 속에 감춰진 중국인의 두 얼굴

주님의 착한 종 2009. 2. 3. 17:25

4 변검 속에 감춰진 중국인의 두 얼굴

 

난 그리 경극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예술업에 종사하였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중국 예술 특유의 과장된 몸짓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된 것일까.

중국 문화를 이해하는데 가장 큰 척도인 문화-예술적으로 동화되지

못하는 나를 보고 한심스런 생각도 든다.

 

난 중국인들과 생활하면서 문득 경극의 가면인 변검이 떠오르곤 한다.

한 순간 일본인 보다 더 나긋하고 친절한 그들의 일상과 상술을 보면서

그들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얼마 전 읽은 김애리작가의 “북경생활백서”란 책에서 작가의 친구

이야기이지만, 친구가 세든 집주인과의 얽힌 사연을 적은 대목은

참으로 공감이 간 부분이었다.

 

아파트에 세를 들 적에 집주인은 한없이 부드럽고 고국의 어머니 같이

이모 같이 많은 배려로 세든 한국인을 감싸 안고 돌봐주었다.

그러나 계약을 끝내고 집을 빼려 하자 일순간 돌변하는 집주인의 모습.

세든 기간 동안 아파트의 손실된 부분을 찾아 일일이 배상을 청구하며

보증금을 내주지 않고 배상금으로 집어삼키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아파트에 세 들어 산 한국인은 인격적 개체가 아닌 단순한 돈벌이의

대상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그런 상황을 하나도 준비하지 않고 당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선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정말 중국인의 내면의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인이 집 보증금을 띄어먹게 되는 문제는 중국을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연고를 둔 보따리 상인들도 일반적으로 겪는 중국에서의

통과 의례 중 하나이다.

어쨌든 중국에서 집이나 사무실을 계약할 때 보증금은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돌려받을 확률이 적다는 것 또한 인지하자.

 

한국인도 마찬가지만, 중국인 자신의 거래 대상이 될 만한 한국인을

만나면 한없이 친절해 진다.

중국인과 같이 곡물가게를 하는 후배의 곡물상을 찾았다

마침 식사 중이라 후배가 젓가락을 하나 더 탁자 위에 얹는다.

한국인 후배는 추운 날씨에 따듯한 국사발 하나라도 먹고 가라고

권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곡물상 중국인도 거든다.

숙취에 찌든 난 곰탕 국을 들며 이마에 식은 땀을 흘렸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려 하자. 중국인 여자 곡물상은 내 이마의

땀을 닦아 주며 지금 밖으로 나가면 땀 수분에 감기에 걸리기 쉬우니

한사코 쉬었다 가라고 한다.

솔직히 자신들의 곡물상을 이용해 달라는 상인으로서의 당연한

속내임에는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그들과 거래를 트고 상호 실수로 손실 보았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손해를 한사코 지려 하지 않는다.

오랜 거래처라도 서로 손실을 반분하려는 그들의 배려를 바라는 것은

한낮 개꿈에 지나지 않을 정도이다.

자신들의 단돈 1위안에 위해서라도 기존의 거래처를 끊을 수 있는

것이 중국 서민 장사꾼들의 내가 겪은 속성이다.

중국 서민 상인들, 한국인을 상대할 때 그들은 현재만 존재할 뿐

과거와 미래는 없다.

중국인 상인을 한국인을 상대 할 때 변검 속에 감춰진 칼날 같은

비수는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들은 우리를 상대로 언제든 변검 속에 감춰진 비수를 꺼내 들 것이다.

 

아랫 글은 2006년 청도에서 겪었던 일이다.

참고로 다시 첨가하여 올려본다.

 

친구를 마중하러 간 나는 초행길이고 친구도 편안하게 청도 여행의

첫발을 내 딛고자 차를 픽업하여 공항을 이동하였다.

차도 깨끗하고 좋았고 기사아저씨도 조선족 분이라 의사소통에

별 어려움 없어 좋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공항에서 목적지까지 가는데 상당히 시간이 늦어졌다.

빠른 길을 찾고자 유료도로를 택하여 시내로 들어왔다.

당연히 통행료 몫은 개인적으로 내가 부담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근데 신도로에서도 적체현상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공항을 전문적으로 픽업하시는 분이라. 30분에 공항에서 새로운 분을

픽업하여야 한다고 한다.

다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라. 나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경험한지라

도중에 내려주고 빨리 공항 돌아가라고 했다.

괜찮다고 하는 운전사의 눈에는 다급한 모양이 보였다.

부득이 안되겠는지. 우리 일행은 중간에서 하차하게 되었다.

도중하차는 개인적으로 내가 먼저 제안하였지만,

목적지까지 못 데려다 준 미안함은 뒤로 하더라도 목적지까지의

택시요금은 지불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중국에서 남을 배려한다는 건 힘든 것 같다.

남을 배려한다고  톨 게이트비로 30위안을 더 쓰고 택시를 바꿔 타고

돌아서는 난 상당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단지 택시요금 15위안(한국 돈으로 2000)인데 말이다. 

이것이 중국인데 어쩌란 말인가. 

 

-출처 : 생생소호무역 천리장성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