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大陸歌-대륙에서 부르는 노래

[스크랩] 대륙가-불퇴전

주님의 착한 종 2008. 6. 7. 09:41

"케에스키!…씨양노무시키들.."

 

얼빠진 사람모양, 제 분을 못이겨 의자에 앉았다 일어섰다, 팔짱를 끼고 창밖을 넘어 저 멀리 흘러가는 뭉게구름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하고, 기진맥진해 있은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다. 억장이 무너져서 말문을 닫았다. 일주일동안 밥 한톨도 목구멍으로 넘기지를 못했다.

거울을 보니,며칠을 안 깍아 덥수룩한 수염에 눈은 쾡하고 광대뼈가 유난히 툭 튀어나와있다 사람모양이 드라큐라 형상으로 변하는데에 단 며칠도 그리 짧지 않다는 것을 태어나서 처음 알았다.

 

로칼신용장제도가 없고, 수표도 본지발행수표만 추심이 되고 외지업체것은 은행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중국의 결제시스템의 무서움을 뼈져리게 느꼈다. 중국사업에서 대금결제만 완벽하게 보증할수만 있다면 사업의 반은 성공한 것이다 라고 평소에도 남들에게 조언을 하던 자칭 중국통이라고 개발세발 떠들었던 나로서는 본인 스스로도 앞가림을 못한것에 자존심이 상해 얼굴을 못드는 것은 둘째치고 이제 앞날이 막막했다. 4년동안 숱한 경험을 하면서 모은 지식이 한순간에 무색해져 버리고 말았다.

 

2개월전 동방그룹 루난시 지사와 계약맻을 때도 제일 큰 문제가 대금결제였다. 우리의 조건은 30%계약금에 화물발송전 잔액결제였고, 동방지사는 계약금없이 화물도착후 대금지불이었다. 우리는 물건 뜯길까 겁나고, 동방은 계약금 뜯길까 겁나는 것이다. 나는 생각했다. 화물은 생산후 동방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곳에 팔수는 있다. 만약 화물을 우리가 운송해가서 그들로 하여금 검사를 하게 한후, 은행에서 대금송금을 보고 영수증 받은후 화물을 인계를 하면 문제가 없을것이다. 이 조건을 동방쪽에서도 쾌히 승락을 하였던것이다. 그렇게 하면 안전할것이라 했는데,김부장이 동방직원과 같이 은행에가서 송금신청과 영수증을 받아왔는데도 그것이 가짜였던것이다. 거래은행을 통해 꺼꾸로 확인결과 영수증 발행은행에서는 송금된 내역이 아예없는 것이 아닌가. 아니다 뭔가 은행에서 업무미스가 있었을것이라.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김부장이 회계직원과 같이 은행에 직접가서 확인한 것이 아닌가.

 

동방지사에서는 갑자기 전화를 받지 않는다. 다음날 바로 김부장과 이부장은 루난시로 다시 돌아갔다. 우선 루난시 공안국에 사고신고를 하고 공안을 대동해서 동방지사에 가니 그들의 사무실이 깨끗하다. 밤사이에 날랐던것이다.10여명의 직원들도 사라졌다. 확인결과 영업집조(사업자등록증)도 가짜고 지사장의 신분증도 가짜다. 동방본사에 확인하니 불행히도 루난시에는 지사가 없단다. 은행에 가니 은행직원도 동방을 모른다고 한다. 동방직원이 김부장과 같이 은행에 가서, 준비된 위조영수증으로 페인트모션을 쓴 것이다. 열흘간의 확인결과 사기친 녀석은 북경사람인 왕조해로 드러났다. 아마 공안에서 그놈을 잡을려면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아니 영 못잡을수도 있다. 좀 넓은 나라인가.

 

중국에서는 사기친놈을 욕하기 보다는 사기당한놈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사기를 친 사람은 사기당한사람보다 머리가 더 똑똑해서 해 먹은것이고, 당한놈은 그보다 지식이나 지혜가 모자란다고 무시한다. 심정적으로 일말의 동정도 주지 않는다..‘병~, 칠칠지 못해서 돈을 뜯긴게지’. 사실 중국인의 사기술은 단순하다. 자본주의 사회구조에서는 복잡한만큼 합법적 사기를 포함해서 별의별 사기술이 발달되어있지만, 중국은 아직 그리 발달하여 있지는 않다. 기껏해야 돈 떼먹고 도망가는 것, 혹은 서류위조 정도다. 나머지는 상대의 무지에서 비롯된것으로 이는 사기라고 볼수 없고 단순 위계에 속한다. 동방지사도 서류위조만 없었다면, 단순한 민사사건으로 공안이 그렇게 나서서 지명수배하지도 않는다. 단순히 돈 떼먹고 도망간 것은 당사자끼리 알아서 법원에 제소하던지 말던지 하라고 만다.

 

열흘동안 루난시에서 호텔에 묵으면서 사건해결을 위해 사방팔방 뛰다가 방금 도착한 김부장도 몰골이 말이 아니다. 그는 본인이 죽을 죄를 지은듯 말없이 앉아있다나는 잘 알고있다. 루난시 공안국으로 제남시 공안총국으로 왔다갔다 혼을 빼놓고 다녔으리라. 그성격에 정신없이 뛰어다니다가 대로에서 교통사고 안 당한것만도 다행이다.

 

"김부장 2년전에 우리 천사장 찾으러 하얼빈에 갔었지?그때 묵은 호텔이름이 뭐제?"

"민족호텔이었습니다."

"그때 그 옆 골목에 조선족 식당이 하나있었지,이름이 뭐더라.."

"잊었습니다."

"식당방에서 자네와 나 둘이서 노래를 불렀지.."

"예!"

"저녁7부터 새벽1까지 자네와 나 돌아가면서 연속해서 불렀지.아마.."

"한 백곡정도는 불렀을겁니다."

"자네도 조선노래는 모르는게 없더구먼, 그때 내가 자네에게 한말 기억나나?"

"불퇴전(不退戰)이라고 하였지요."

출처 : 칭다오 한국인 도우미 마을
글쓴이 : 스프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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