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창업/땀 흘리기

4. 기타 디마케팅

주님의 착한 종 2008. 1. 9. 11:55

4. 기타 디마케팅

 

외견적 디마케팅

디마케팅인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인

경우가 있다.

바로 외견상 디마케팅이 이에 해당하는데, 업체가 고객이 더 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처럼 가장하지만 실제로는 더 오기를 바라는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다.

 

엄격한 품질 관리와 맛을 강조하는 유명 제과점일수록 오후 늦은 시각이

되면 판매할 빵이 부족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리 늦지도 않은 시각인데 벌써 어떤 빵은 동이 나 구경조차 할 수

없다면 고객들은 그 제품이 굉장히 인기가 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인기 있는 빵은 고객이 알아서 서둘러 사가게 되고,

동시에 신선한 빵을 만들어 공급하는 업체라는 좋은 이미지까지 구축할

수 있다.

이들 업체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보다 조금 적게 공급함으로써 겉으로는

마케팅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와

반대인 것이다.

 

지금도 약국에서 팔리고 있는 박카스는 요즈음 기준에서 보면 촌스러운

병 모양을 하고 있다.

40여 년의 제법 오래 역사를 지닌 이 제품의 디자인을 새롭게 바꿀 법도

하지만 업체는 옛날의 용기를 고수한다.

바로 외견상 디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사람들이 박카스 하면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면서

동시에 그만큼 오래된 음료임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인 것이다.

몇 해 전 다소 뭉툭한 모양의 바나나 우유의 용기를 날씬하고 세련된

모양으로 새롭게 바꾼 빙그레의 시도가 실패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소비자들이 새 용기에 담긴 바나나 우유를 평소에 익숙하게 여기고

자주 먹던 제품과 전혀 다른 상품으로 인지함에 따라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런 제품들의 포장에 있어서 외견상 디마케팅은 필수적인 전략이다.

 

삼청동에는 서울에서 둘째로 잘하는 집이라는 음식점이 있다.

그러나 이 집의 팥죽은 첫째로 잘하는 집이라 해도 될 만큼 맛이 있다.

하지만 이 음식점은 제대로 된 큰 간판도 없고, 장소가 넓은 것도

아니다. 가게 안도 1970년대 초반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낡고

허술하기 짝이 없다. 윙윙 선풍기가 돌아가고 의자도 삐끄덕 거린다.

이 가게의 이런 특징들은 모두 외견적 디마케팅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눈에 잘 띄지 않고, 오래되고 낡은 인테리어는 그 자체가

가게의 차별 포인트가 된다. 독특함 때문에 오래 기억되고, 입소문을

타게 되는 것이다. 오래된 단골들에게는 추억거리를 제공하고, 새로

방문하는 고객에게는 깊은 인상과 함께 그렇게 오래될 정도로 장사를

계속할 수 있다면 음식 맛이 좋을 것이라는 신뢰감을 준다.

 

이런 외견상 디마케팅이 얻고자 하는 효과는 우선 남들처럼 하지 않는

데서 오는 차별화이다. 분명 이런 전략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나 명심할 것은 이 디마케팅 전략은 무엇보다도 제품이나 서비스에

자신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외견상 디마케팅은 손님들이 자신들의 가치를 알아줄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