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창업/창업실패,성공담

금토일 일한다.

주님의 착한 종 2007. 12. 4. 14:12

 

주5일 근무제 시대의 새 바람 ‘주말창업’
샐러리맨 평소 관심분야 부업형태 사업화
전문가들 “본업과 연관된 사업 선택 유리”

 

밀레니엄 힐튼호텔 식음료팀 이승우 캡틴(35·중간관리자)은 직업이 3개다.

본업인 호텔리어와 한국관광대학 호텔경영학과 강사,

여기에 창업컨설턴트가 그의 공식 직업이다.

전형적인 ‘쓰리 잡스’ 소유자인 셈이다.

그가 이렇게 공식 직업을 3개나 소유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보이지 않는 노력도 노력이지만,

회사의 적지 않은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그의 ‘3가지 직업’은

일반 직장인들로서는 부러울 따름이다.

 

“사실 일반 직장인이 3가지 일을 드러내놓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투잡, 또는 쓰리잡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배려가 선행되어야 하겠지요.

여기에 본업과 연관된 직종이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본업과 동떨어진 업종은 자신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승우 캡틴은 투잡스나 쓰리잡스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시너지 효과지만

이런 과정에서 자기계발에 긍정적인 면이 높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사례는 우리 사회에서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상당수 투잡스 직장인들은 드러내놓지 못하고 일(부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까운 직장 동료에게 조차도 비밀로 부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본업이나 제대로 하지”라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경영기법도 새로운 변화 맞아

서울 마포구에서 와인바를 경영하는 김경숙씨(가명·여·35)가 대표적인

사례다. 김씨는 최근까지 서울 유명 백화점 명품관에서 외국 브랜도

매니저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퇴근 후에는 지인과 와인바를 동업으로

경영했다.

하지만 그녀는 투잡스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투잡스를 하는 그녀에 대한 회사측의 보이지 않는 압력 때문이었다.

또 벤처기업에 근무하던 강영미씨(가명·28·여)는 투잡스를 시도했다가

직장에서도 쫓겨나고 인터넷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다가 손해만 보고

문닫은 사례다. 특이한 의류를 모아 쇼핑몰에 입점하려고 했으나

공신력이 부족해 입점이 어려워지면서 독자 사이트를 만들었는데

운영에 따른 부담이 커 본업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하게 됐다.

결국 회사에서 자주 개인적인 일을 하다가 들키고 부업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권고사직을 당했다.

 

이렇듯 사회 저변에 ‘본업이나 제대로 해라’라는 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최근 주5일제가 본격화하면서 평일 대신 ‘금토일’을 활용한 ‘주말창업’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회사 눈치 보며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주말을 좀더 적극

활용하겠다는 생각이 맞아 떨어지면서 직장인 사이에 주말창업 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정병태 e창업컨설팅연구소 소장은 “최근 주5일 근무제라는 새로운

문화로 인해 색다른 형태의 소비와 경영 조류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임시기업, 주말기업, 투잡스, 재택근무, 아르바이트 등 자투리창업이

늘어나고 있고 경영기법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투리창업에 대해

“자신의 주된 직업을 유지하면서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분야를

사업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소호형태의 창업접근으로서 네트워크,

IT, 컴퓨터, 경험, 자격증, 기술, 취미 등 자신이 가진 핵심역량과

다양한 재능 및 환경을 이용하여 시간과 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부업의 형태로 사업이 전개된 것”이라고 내다봤다.

 

창업 컨설팅기업 ‘창업피아’ 이홍구 대표는 “투잡스 또는 주말창업 열풍은

창업시장의 새로운 트렌드일 뿐 아니라 전체 경제활동 구조를 변화시키는

큰 물줄기가 되고 있다”면서

“맞벌이만으로는 여유 있는 생활이 어렵고 노후대비도 버거워 또 다른

직업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 때문에 이 같은 열풍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투리창업 열풍이 휘몰아치면서 출판가에는 때아닌 자투리창업 관련

서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서적으로는 ‘나의 10년 주말창업으로 준비한다’(이한성)를 비롯해

‘주말창업’( 후지이 고이치), ‘나홀로 주말기업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

(정병태), ‘우리 카페나 할까’(김의식 등) 등 수십여 종에 달한다.

 

또 주말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어 교육학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주말에만 출강하는 투잡스 강사도 등장하고 있다.

주말창업이나 투잡스는 대체로 인터넷을 활용한 사업과 자판기 등

기계를 설치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형 업종과 주말이나 야간시간을

이용해 업무를 할 수 있는 각종 용역형 업종으로 나뉜다.

 

창업컨설팅기업 ‘주말창업’ 이한성 대표는 “투잡스에 적합한 업종은

자신이 하고 있는 업종과 관련된 사업이 적당하다”면서

“특히 주말창업은 주말에 집중적으로 업무가 몰리는 이삿짐용역업과

주말농장가이드, 이벤트사업, 세차업 등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금·토·일’ 3일간 집중된 사업 좋아

실제로 회사원 곽상석씨(가명·33)는 주말이면 이삿짐센터 직원으로

변신한다.

맞벌이부부였던 그는 둘째 아이 출산으로 부인이 회사를 그만두면서

줄어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생각해낸 게 이삿짐센터.

곽씨는 친구가 운영하는 이삿짐센터에 2000여 만 원을 투자해 공동으로

경영하고 있다. 이삿짐 일이 적은 평일에는 동업자가 운영하고 일손이

부족한 주말에는 곽씨가 직원으로 나서는 형태다.

 

곽씨는 하루 종일 앉아서 근무하는 직종인 탓에 주말이면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했지만 이삿짐센터에 출근하면서 운동을 접었다.

“평소 운동 부족으로 주말이면 어김없이 등산을 갔지만 이제는 이삿짐을

옮기다 보니 든든한 체력과 부수입이 생겼습니다.

‘꿩 먹고 알 먹는 일’이 주말창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지만 젊었을 때 돈을 벌어둬야 노후에 고생을

덜하죠.(곽상석씨)

 

본업 또는 취미활동을 투잡스로 연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대기업 사내방송국에 근무하는 박성수씨(가명·31)는 주말을 이용해

예식장 비디오 촬영과 편집물 제작 대행업을 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틈틈이 주말을 이용해 결혼 비디오 촬영 등을 해왔던

그는 최근 따로 ‘1인 주말기업’을 설립했다.

평일엔 방송국 직원이지만 주말이면 어엿한 사장님(?)이 되는 것이다.

 

아예 뜻이 맞는 지인들끼리 동업형태로 자투리창업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보험회사와 학원 수학강사, 와인수입업까지 섭렵한 김의식씨(36)

건축설계사인 임태병씨(36), 음반회사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 김영혁씨

(32), 대기업 사원인 장민호씨(30)가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이들 4명을 각자 25%씩 지분 참여 형태로 퓨전카페 ‘비하인드’를 창업해

1주일에 2일씩 돌아가며 오후에 출근한다.

2003년 홍대 앞 뒷골목에 자리잡은 ‘비하인드’는 독특한 이들의 경영방식

으로 ‘홍대앞 명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모두가 투잡스, 주말창업에서 성공하고 만족한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직장인들은 의욕만 앞서다 보니 부업이 본업에 적잖은

악영향을 끼쳐, 본의 아니게 직장을 잃거나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

 

이삿짐용역업과 세차업 등 권할 만

잡링크 한연숙 대표는 “주5일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일부 직장인들이

앞다퉈 주말창업 전선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하지만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투잡스를 가질 경우 본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신중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휴식과 재충전을 가질 시간도 필요하다는

게 한 대표의 생각이다. 본업과 부업을 갖는다는 일이 쉽지 않은 만큼

충분한 정보습득과 합리적인 시간분배 등 철저한 사전준비를 하지 않을

경우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생계 때문에 부득이 투잡스에 매달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투잡스로

인해 초래되는 자신의 체력과 업무의 연관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후유증을 앓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자투리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가볍게 시작해야 한다

고 조언한다. 자투리창업은 일단 작은 규모로 쉽게 출발해야 하며,

취미 삼아 하는 마음가짐으로 되도록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는 얘기다.

따라서 자신의 방이나 옥상, 지하실, 창고, 베란다, 차고 등의 모퉁이

공간이나 여유공간을 활용하여 부담 없이 사업을 시작해야 자투리

창업에서 성공을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가능한 적은 비용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즉 소자본으로 출발해야 하고 남의 돈을 빌려서 시작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것.

자투리창업에 큰돈을 투자하면 거기에 전념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게

될 것이고, 그러면 이미 자투리창업의 한계를 벗어나 실패할 확률이

커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성공한 기업이라도 처음에는 손쉬운 자투리창업 형태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며 자투리창업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현재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머물고 있는 회사를 무작정 박차고 나와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다니면서 시작하는 형태로, 기존 회사에서 성실한 일꾼이 될 때

자투리창업도 가능하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병태 e창업컨설팅연구소 소장은

“자투리 창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은 비용으로 적성에 맞는 형태의

직종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갖지 않고

무턱대고 시작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0여 년 전 일본 전역을 강타한 자투리창업 열풍이 최근 우리나라에도

휘몰아치고 있다. 주말을 재충전의 시간으로 할애할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만들지는 직장인들은 지금 고민하고 있다.

<김재홍 기자 atom@kyunghyang.com>

 

 

출처 :직장인 커뮤니티 2jobs 원문보기 글쓴이 : 베르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