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난 중국에서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여섯번째

주님의 착한 종 2007. 11. 27. 18:20

 

나는 과연 중국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생각하였는가.... 여섯 번째

 

글쓴이: 중여동 메네시아

 

요즘 들어서 가정과 직장에서

아내의 빈자리가 한없이 커 보이기만 합니다.

최근의 공인들의 무조건 파업하자는 사태도... 관리직 대량 해고도

따지고 보면... 아내만 그 자리에 지키고 있었다면 미연에 어느 정도

방지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한편으로는 아내가 2년 넘게 한 직장을 다니면서 나 모르게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겠구나.. 라는 생각도 가져 봅니다..

 

여섯 번째... 아내의 카리스마 ... 시작합니다.. 

 

처음 아내가 직장에 나왔을 때..

직원으로서 일을 하는 것 보다 총경리의 부인이라는 것에 사실 더 부담을

느낄 줄 알고 내심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중국식 사고방식은 그렇지 않나 봅니다.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고..

직원들의 농담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직원들과 모나지 않게 융화되는 것을 보고 역시 중국사람이란

것을 실감했습니다.. 

 

살을 섞고, 한 침대에서 같이 자고, 같은 화장실을 쓴다는 것의 장점은

아마 서로 눈빛만 봐도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나

봅니다..

제가 아내와 같이 출근 하면서..

차 안에서 회사의 방향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면

제가 원했던 방향으로 아니 그 기대 이상으로 일을 처리해 주었으니

말입니다..

 

2년 넘게 아내와 같이 일하면서

역시 중국 사람은 중국사람이 중국식으로 다루면서 중국인이 가지지

못한 장점을 스스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한국인 관리자의 역할이라는

아내의 말이 참 맘에 들더군요.. 

 

제 아내가 제 직장에서 맡은 일은 구매와 생산관리와 무역업무였습니다.

바이어의 오더가 들어오면 생산계획을 세우고 이에 따른 필요한

/부자재를 구입해서 생산을 하여 약속한 출고일에 선적을 시키고

이에 따른 서류와 심사를 꼼꼼히 챙겨 마무리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얼마 전에 정리한 생산과장과 참 지독한

앙숙이었습니다..

 

작년 가을이었을 겁니다...

1년 수출 오더를 마무리 하는 시점이라...

이것저것 생산도 밀리고..

잔량 오더를 마무리해야 되는 시점이라

서로가 신경이 예민해 있었나 봅니다..

 

아내의 가장 좋은 습관 하나가..

제게 배웠다 하면서 항상 실물을 확인해 본다는 겁니다..

실물을 보고 확인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업체든, 고객에게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내 : 석과장..!~ IGNACIO N825S 반제품이 6,000개가

차이가 나지!~ 분명히 작업일지와 생산일보에는 47,000개가 나온

것으로 되어 있는데... 어떻게 된 거야!~ 

 

석과장 : 그럴 리가!~ 연마라인에 들어가 있겠지... 

 

아내 : 내 눈이 장님인가!~ 내가 확인도 안하고 말을 하는지 알아!~  

 

석과장 : 어딘가에 있겠지.. 아니면 제품박스에 더 담았겠지...!~ 

 

아내 : 말 장난하지 말아라... 30분 이내로 정확한 실물 숫자와 실물이

차이가 나면 원인이 무엇인지 나한테 말해!~

 

석과장 : (머뭇머뭇 거리더니) 불량이 났어... 야간 프레스 작업하면서

성형이 잘못되었다..

 

아내 : 불량 제품은 어디에 있는데...!~ 스크랩장에 보이지도 않고..

그리고 불량이 났으면 김부장에게 보고를 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래야 뭔 대책을 세워줄 것 아냐!~ 

그리고 불량난 것.. 너 눈으로 확인해 보았어..!~

그냥 조반장 말만 듣고 그러는 것 아냐!~

 

결국 제가 아내에게 보고를 받고 사건을 조사해 보니 ..

제품이 도난을 당했더군요...

스텐레스라 공인들이 탐을 내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열 사람이 한 도둑 못 잡는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아주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정작 보고를 해야 할 생산과장은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으면서 보복이 두려워 말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범인을 색출하여 공안에 넘기고..

이 일을 역시 보복이 두려워 묵인한 사람들 모두 감봉처리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위영순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 내 회사에서 일이 벌어졌는데.. 내가 좀 나를 도와 주어야겠다..

 

위영순 : 뭔데 이리 난리야!~ 제품이라도 도난 당했나!~

 

: !~ 네가 제품 좀 찾아주어야겠다..

그리고 !~ 우리 공인애들 꼬드껴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품에 관련된 외부인들 네가 손 좀 봐주어야겠다...

 

위영순 : 알았어!~ 이틀만 시간 좀 줘...

 

결국 도난 당한 제품을 대부분 회수하고... 그 일에 관련된 외부인들..

퇴사한 공인넘들은 물씬 두들겨 맞은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비단 이런 일뿐만 아니라 공장이다 보니..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나지만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전 아내의 일에 개입을 하지 않지만 후에

처리 결과는 반드시 보고받습니다. 

아내가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는 방법입니다...

 

관리직 사원에게는 월요일 아침 그 주간에 처리할 주간 업무 현황을

문서로 보고받고 그에 따른 업무 우선 순위를 부여해 줍니다.

그리고 나서 금요일 저녁 일의 처리 결과 보고문을 받습니다. 

일을 시킬 때는 항상 우선 순위를 정해두고 일을 시키지만 결코

두 가지의 일을 동시에 시키지는 않습니다.

중국 사람들 자체가 일을 동시에 진행할 만큼 그리 똑똑하고 판단력이

정학한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일을 지시하면서 처리 방법, 책임권한, 마무리 기한을 분명히

해 둡니다.. 후에 일이 잘못 되었을 때 그들에게 변명거리를 제공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생산관리 쪽에서는 매일 생산회의를 하면서..

꼭 필요한 자리에만 저나 사장님을 부릅니다..

본인 능력 밖이라면서 이러이러한 지시를 대신 내려 달라고 합니다.

매일 아침.. 일일 생산 실적을 집계하면서 정상적인 실적, 수량이 아니다

싶으면.. 그 원인을 밝혀내어 설비에 문제가 있으면 공무과 직원들을

부르고, 금형에 문제가 있으면 개발부 직원들을 추궁합니다..

 

또한 원/부자재에 이상이 있어 생산 차질이 이루어졌다고 판단되면

거래업체에게 항의를 해서 반드시 배상을 받아냅니다..

그리고 외주업체, 거래업체들과 관련 직원들이 짜고 장난을 못 치도록.

회사에 입출고되는 물품들의 질량과 수량을 꼼꼼히 챙깁니다.

 

이 모든 일을 처리하면서 항시 문서, 서명을 반드시 받아 놓고

모든 사항을 아무리 세세한 것이라도 저나 사장님에게 보고하면서.. 

직원들과 공인들이 그 일로 인해 크게 곤란함을 겪지 않도록 빠져나갈

공간을 마련해 줍니다..

사장님의 말씀대로 일을 처리하고 지시하는 것을 보면 29살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아주 당돌하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지난 봄에 아내가 출산을 했을 때...

위영순이가 병원으로 찾아 왔습니다... 

 

위영순 : 형수!~ 아들 낳은 것 축하합니다!~ 

근데.. 평소에 진짜 궁금한 것인데... 형수는 중국사람이면서..

김부장하고 결혼할 생각을 했지..! 형수 정도면 빵빵한 중국사람도

많았을 텐데...

 

아내 : 외국사람하고 결혼하면 폼 나잖아!~ 

나의 까칠함은 중국남자가 절대로 못 받아들이잖아..!~

이제 아들도 낳아주었으니.. 저 사람은 내 손 안에 있지..!~

 

이제 다음 주면 아내가 회사에 다시 복귀를 합니다..

직원들이 저승사자라고 부르며 자기들끼리 대책회의를 할 만큼..

그들에게는 두려움의 존재이고, 비록 8개월의 공백이 있었지만

다시 한번 요즘의 곤란한 상황을 타개해 줄 아내의 활약에 기대를

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다음편.. 2005년 잔인한 가을...

공인들의 무모한 도전 편에서 뵙겠습니다...